자신이 한 말에 부끄럽지 않은 태도다.
레알 마드리드와 독일 국가 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간) "나는 이번 7월에 열리는 유로 2024를 끝으로 은퇴한다"라고 은퇴를 선언했다.
크로스는 현대 축구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로 평가받는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와 리그 우승 3회(2007-2008, 2012-2013, 2013-2014)를 포함해 총 10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뒤엔 챔피언스리그 4회(2015-2016, 2016-2017, 2017-2018, 2021-2022) 등 총 21개의 트로피를 추가했다.
여기에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우승하면서 세계 축구 최고의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시즌도 크로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붙박이 주전이었다. 뮌헨을 떠나 레알로 이적한 그는 입단과 동시에 루카 모드리치, 카세미루와 함께 '크카모'라는 별명의 막강한 중원을 형성해서 레알의 전무후무한 챔피언스리그 3연패에 기여했다.
실제로 레알을 떠난 카세미루와 이번 시즌 완연한 기량 노쇠화를 보인 모드리치와 달리 크로스는 이번 시즌도 46경기서 1골 9도움으로 축구 도사의 모습을 뽐냈다. UCL 결승전을 앞두고 있는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10년 동안 463경기에 출전, 28골 98도움을 올렸다.
독일 대표팀서도 최고의 기량을 보여줬다. 유로 2020 이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던 그는 최근 대표팀의 요청으로 복귀해서 3월 A매치 2경기에서 2도움을 올리면서 펄펄 날았다.
크로스의 기량을 여전히 높이 평가한 레알 마드리드는 먼저 크로스에게 재계약을 제안해지만, 크로스는 계약 연장이 아니라 정상서 물러나는 것을 택했다. 자연스럽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2023-2024결승전 도르트문트와 경기가 레알 유니폼을 입은 크로스를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경기다.
크로스는 자신의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2014년 7월 17일 레알 마드리드에서 날 소개하던 날, 내 인생이 바뀐 날이다. 축구선수로서 내 인생, 한 인간으로서의 인생이 바뀐 날이다"라고 썼다.
그는 "세계 최고 클럽에서 새로운 장을 맞이했다. 그로부터 10년, 이번 시즌이 끝나면 이 장도 막을 내린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던 시간들이다.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크로스는 "날 열린 마음으로 맞이해주고 믿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특히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날 사랑해준 레알 팬 여러분들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자 한다. 유로가 끝나는 이번 여름, 내 축구 선수 경력도 끝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제나 말해왔듯이 레알 마드리드는 내 마지막 구단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올바른 타이밍을 찾을 수 있었고 은퇴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 행복하고 자랑스럽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고의 정상서 은퇴를 선언한 크로스를 보고 축구계에서는 찬사가 이어졌다. 실제로 그는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나 사우디 아라비아 슈퍼리그서 뛰는 것은 돈만 보고 가는 행동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유망주 가브리엘 베이가가 사우디에 입단하자 크로스는 “부끄러운 일이다. 축구의 야망이 사우디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지만, 그곳에서는 모든 것들이 돈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결국 사우디 이적은 축구가 아닌 돈을 보고 내리는 결정이다”고 지적했다.
이런 크로스는 결국 자신이 최고 기량을 자랑하고 있는 정상서 은퇴를 선언하면서 자신의 말을 그대로 지킨 것이다. 과연 크로스가 UCL 트로피를 차지하고 독일 대표팀으로 유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완벽한 은퇴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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