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이 보여준 놀랍도록 정직한 스포츠맨십에 미키 반 더 벤(23, 이상 토트넘)이 잠시 화가 났다.
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영국 '더보이홋스퍼'는 21일(한국시간) 반 더 벤이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경기 중 손흥민이 보여준 놀라운 스프츠맨십에 화가 났다고 당시 상황을 전해 관심을 모았다.
손흥민은 지난 20일(한국시간) 영국 셰필드의 브라몰 레인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 최종전에 선발 출전, 3-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손흥민은 전반 14분 터진 데얀 쿨루셉스키의 선제골의 마지막 패스를 내줬다. 이로써 손흥민은 시즌 10번째 도움을 기록, 17골과 함께 자신의 통산 3번째 10-10 클럽(17골 10도움)을 달성했다.
3번째 10-10 클럽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쉽지 않은 금자탑이다. 손흥민은 웨인 루니, 모하메드 살라(이상 5회), 에릭 칸토나, 프랭크 램파드(이상 4회), 디디에 드록바(3회)와 함께 6번째 이 기록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경기 중 묘한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토트넘이 3-0으로 앞선 후반 31분 코너킥을 얻은 상황. 갑자기 손흥민이 쓰러지며 다리를 잡은 채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자 경기 주심인 앤디 매들리 심판은 손흥민과 부딪힌 상대 미드필더 안드레 브룩스(21)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계 화면 상으로 볼 때 브룩스가 손흥민을 강하게 가격한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나온 다이렉트 퇴장 판정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이 나섰다. 손흥민은 주심에게 직접 다가가 브룩스의 행위가 퇴장감이 아니라고 말했다. 결국 비디오 판독(VAR)을 진행한 매들리 주심은 레드카드를 취소했다. 손흥민은 주심에게 판정을 바로 잡은 데 대해 엄지를 들어보였고 주심 역시 손흥민에게 엄지로 화답했다.
흥미로운 장면은 손흥민이 주심에게 가기 전 동료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이었다. 손흥민이 상대 선수에게 퇴장 상황이 아니라는 말을 하면서 주심에게 가려고 하자 반 더 벤이 강하게 불만스런 표정을 지어보였다.
반 더 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손흥민을 살짝 뒤로 밀쳤다. 그러자 브레넌 존슨과 에메르송 로얄이 반 더 벤을 진정시키고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모습이었다.
이 매체는 "손흥민이 한 일은 정말 놀라웠다. 그는 즉시 심판에게 레드카드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면서 "셰필드 선수가 사소한 일 때문에 퇴장을 당해서는 안된다고 열정적으로 주장하면서 그의 정직성과 페어플레이에 대한 헌신은 분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토트넘 수비수 반 더 벤은 진실을 말하려고 하는 주장의 결정에 눈에 띄게 화가 났다"면서 "그 결정이 아마 팀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즌 최종전이었고 이미 3골 차가 나면서 승부가 토트넘 쪽으로 기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반 더 벤은 이날 경기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는 모습이었다. 손흥민 역시 페어플레이 정신을 발휘해 정당하게 이기고 싶은 자신의 인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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