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18일 오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독일 진스하임의 프리제로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분데스리가 34라운드 최종전에서 호펜하임에 2-4로 무릎 꿇었다. 이로써 바이에른 뮌헨은 승점 72(23승 3무 8패)에 머무르며 리그 3위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비기기만 했어도 슈투트가르트(승점 73)를 득실 차에서 제치고 2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지만, 경기 막판 무너지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승점 46(13승 7무 14패)인 호펜하임은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여기에 김민재의 시즌도 마무리됐다.
김민재는 함께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 13일 볼프스부르크전에서 후반전 수비 도중 상대 공격수에게 깔리며 발목을 삐었고, 최종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결국 볼프스부르크와 맞대결이 김민재의 바이에른 뮌헨 데뷔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됐다.
김민재가 빠진 바이에른 뮌헨은 토마스 투헬 감독의 고별전에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전반 4분 텔의 선제골과 전반 6분 데이비스의 추가골로 순식간에 2-0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이후로는 경기 내내 호펜하임에 슈팅을 얻어맞으며 끌려다녔다.
전반 8분 후방 빌드업 실수로 추격골을 내주긴 했지만, 노이어의 선방으로 여러 차례 위기를 넘겼다. 전반 33분엔 다이어가 황당한 걷어내기 실수로 상대에게 완벽한 어시스트를 제공할 뻔하기도 했다. 노이어가 막아주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계속 기회를 주자 호펜하임 공격수 안드레이 크라마리치가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바이에른 뮌헨을 무너뜨렸다. 마지막 실점은 후방 빌드업 도중 라이머가 공을 뺏기면서 헌납한 골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바이에른 뮌헨은 투헬 감독의 마지막 경기에서 2-0으로 앞서다가 2-4로 역전당하며 최악의 형태로 이별하게 됐다.
게다가 마지막 목표였던 리그 2위 수성마저 실패하고 말았다. 바이에른 뮌헨이 3위로 시즌을 마감한 건 2010-2011시즌 이후 처음이다. 안 그래도 2011-2012시즌 이후 12년 만에 무관으로 시즌을 마친 바이에른 뮌헨으로선 또 하나의 굴욕인 셈.
김민재로서도 아쉬움 가득한 데뷔 시즌이었다. 그는 지난해 여름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자마자 핵심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파트너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부상으로 번갈아 자리를 비울 때도 김민재만큼은 든든히 팀 후방을 지켰다. 시즌 중반까지는 15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주전 경쟁이 아니라 혹사를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
다만 올해 초부터 기류가 급변했다. 김민재는 2023 아시안컵을 다녀온 뒤로 벤치를 지키기 시작했다. 투헬 감독은 팀이 부진에 빠지자 플레이 스타일 자체를 소극적으로 바꿨고, 낮은 수비 라인에 적합한 다이어-더 리흐트 듀오에게 신뢰를 보냈다.
게다가 김민재도 이따금 찾아온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 그를 유럽 정상급 수비수로 만들어 준 공격적인 수비 스타일과 적극적인 예측 수비가 바이에른 뮌헨에선 오히려 독이 됐다. 특히 김민재는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두 차례나 저지르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독일 '빌트'는 김민재의 올 시즌을 평가하면서 평점 5점을 줬다. 이는 우파메카노와 데이비스, 세르주 그나브리, 에릭 막심 추포모팅 등과 함께 팀 내 최하점이다. 독일 현지에서 김민재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떤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단 김민재를 포함해서 뮌헨의 수비진 전체가 리빌딩 대상이다. 빌트는 "뮌헨은 수비진 대부분을 매각 대상으로 올렸다.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뿐만 아니러 더 리흐트도 적당한 제안이 오면 매각할 수 있다"라고 언급한 상태다.
유일한 예외는 놀랍게도 다이어. 물론 상대적으로 몸값이 싸서 이적료 회수가 힘든 상황인 것도 포함됐겠지만 그만큼 가성비가 좋은 영입이라는 것이다. 토트넘의 애물단지서 단 한 시즌만에 뮌헨의 지정 생존자가 된 상황이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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