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비하 논란에 휩싸인 ‘피식대학’ 측이 1주일여 만에 입을 열었다. 논란이 불거진 지 많은 시간이 지나서야 사과, 안 하느니만 못한 ‘사과’가 됐다. 뒤늦은 대응에 오히려 많은 이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8일 ‘피식대학’ 이용주, 정재형, 김민수는 “여러분께서 질책해 주시는 부분들에 대해 반성의 자세로 모든 댓글을 삭제 없이 읽어 보았습니다. 신속한 사과가 중요함을 잘 알고 있었으나, 이번 일과 관련된 당사자 분들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직접 드리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고, 또한 충분한 반성이 동반되지 않은 사과문을 통해 저희의 진심이 부족하게 전달되는 것이 걱정되어 숙고 끝에 오늘 사과문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희의 미숙함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고 1주일여 만에 사과문을 공개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메이드 인 경상도'는 이용주의 지역 정체성을 소재로 한 코미디 콘텐츠”라고 설명하며 “문제가 되었던 영양군 편은 지역의 명소가 많음에도 한적한 지역이라는 컨셉을 강조하여 촬영 했고 이에 따라 콘텐츠적인 재미를 가져오기 위해 무리한 표현들을 사용했습니다. 특히 해당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경솔한 표현을 사용했다”라고 했다.
‘중국 같다‘, ‘특색이 없다’, ‘똥 물 이네’, ‘할머니 맛’ 등 문제가 된 비하 발언에 대해서는 “코미디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형태로 시청자 분들께 여과 없이 전달되었고 이 부분 변명의 여지 없이 모든 부분에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 드린다”고 사과했다.
또한 이용주, 정재형, 김민수가 영상에서 상호명 직접 언급한 제과점과 백반식당을 찾아가 사과했다며 “두 사장님 모두 지금은 피해가 없다고 말씀하셨지만 추후 발생할 피해가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최선을 다해 돕도록 하겠습니다”고 약속했다.
영양군민, 영양에서 근무하고 계신 공직자와 한국전력공사 직원들에게도 “마음의 상처를 드렸고 여지없이 죄송합니다. 영양군과 영양군의 특산품에 대해서도 경솔한 발언을 해 불쾌한 감정을 들게 했습니다. 영양군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시는 영양군 주민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며 “저희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영양군청에 연락을 드렸습니다. 당장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추후 어떤 형태로든 저희의 잘못을 바로잡을 방법을 찾도록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저희의 콘텐츠로 불쾌함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사과 드립니다. 코미디 채널로서 저희를 바라봐 주시고 재미있게 시청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많은 분께 불쾌함과 실망감을 전달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저희 피식대학은 코미디언입니다. 금번의 일을 계기로 코미디언의 사회적 역할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고 거듭 사과했다.
특히 “메이드인 경상도 영양군편은 본 사과문 게재와 함께 비공개 처리 하도록 하겠습니다”며 논란이 된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앞서 지난 11일 정재형, 김민수, 이용주는 경상도 지역 곳곳을 여행하고 돌아다니며 소개하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했다. 하지만 영양군에 대한 홍보는 없고, 무례한 발언들만 쏟아져 황당함을 자아냈다. 결국 논란으로 이어졌고 이들을 향한 비난이 쏟아졌지만, ‘피식대학’ 측은 무려 일주일 가까이 사과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피식쇼’ 현우진 편을 그대로 올렸고, 개인 SNS 등을 꾸준히 하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거기다 문제가 된 영상을 삭제하거나 비공개 전환하지 않았고, 해당 영상은 30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피식대학’ 측은 조회수가 나올 대로 나온 뒤에야 뒤늦게 사과하고 영상을 삭제가 아닌 수익과 연결되는 비공개로 처리하는 행태를 보여 누리꾼들은 ‘진정성 없는 사과’라며 비판하고 있다. 결국 ‘피식대학’ 구독자들은 구독 취소 버튼을 눌렀고, 약 3만명의 구독자가 ‘피식대학’을 떠났다. 안일한 태도를 취한 ‘피식대학’은 그야말로 ‘현실 나락쇼’를 보여주고 있다. /kangsj@osen.co.kr
[사진]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