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논란에도 기회를 얻으며 활동을 이어간 가수 김호중이 뺑소니, 운전자 바꿔치기, 음주운전 의혹 등에 휩싸이며 연예계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고 있다.
김호중의 매니저 A 씨는 사고 3시간여 뒤 김호중이 사고 당시 입고 있던 옷을 입고 경찰에 찾아와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출석 요구를 맡은 김호중은 사고 17시간 뒤인 다음날 오후 4시 30분께 경찰에 모습을 드러냈고, 경찰의 추궁에 자신이 직접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김호중의 소속사 대표이자 친척 형 이광득 대표는 “김호중은 지난 9일 친척이자 소속사 대표인 저와 함께 술자리 중이던 일행들에게 인사차 유흥주점을 방문했다. 당시 김호중은 고양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 얼마 후 김호중은 먼저 귀가했고 귀가 후 개인적인 일로 자차를 운전해 이동 중 미숙으로 사고가 났고 사고 당시 공황이 심하게 오면서 잘못된 판단을 한 듯하다”라고 밝혔다.
또한 현장에 먼저 도착한 다른 한 명의 매니저가 본인의 판단으로 메모리 카드를 먼저 제거했고, 소속사 대표는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 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광득 대표는 “대표로서, 친척 형으로서 김호중을 과잉보호하려다 생긴 일”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김호중이 매니저에게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며 경찰에 대신 출석해 달라고 한 녹취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호중은 또 논란으로 위기를 맞았다.
사실 김호중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호중은 팬들의 응원과 사랑 속에서 여러 차례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얻었다. 어린 시절 조직 폭력배와 어울리는 등 방황했던 때는 서수용 경북 김천예고 교사를 만나면서 훌륭한 테너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후 ‘스타킹’에 출연해 ‘고교생 파바로티’로 불리면서 기회를 얻었고, ‘미스터트롯’에 출연하며 4위에 올라 지금의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논란이 잦았다. 혐의 없음으로 끝난 전 소속사 매니저와 분쟁, 사회 복무 요원으로 복무하며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입영 당일 연기 및 특혜 논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불법 도박 의혹, 전 여자친구 폭행 논란 등이 ‘미스터트롯’으로 인기를 얻은 지 4년 만에 쏟아져 나왔다. 그때마다 소속사와 팬들은 김호중을 지켰고, 소속사의 보호와 팬들의 응원 속에 김호중은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다.
대한민국이라면 민감한 군 복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불법 도박, 전 여자친구 폭행 논란에도 끄떡없던 김호중이지만 뺑소니, 운전자 바꿔치기, 음주운전 의혹은 차원이 다르다. 특히 소속사 대표가 김호중이 사고를 내고 자리를 이탈한 정황을 밝히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인정했다. 또한 매니저가 ‘본인의 판단’으로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했다고 밝히면서 사건을 은폐하려 했던 조직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매니저가 먼저 나서고, 소속사 대표까지 김호중 지키기에 총력전이다. 팬들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김호중을 보호하고자 하지만 이번 사안은 무려 세 가지 의혹이 맞물렸고, 그 와중에도 김호중은 뒤로 빠져 이렇다 할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과 여론의 뭇매는 더 거세지고 있다.
그럼에도 김호중 측은 공연 등의 일정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여론은 싸늘해지고, 뭇매의 강도는 더 강해지는 이 상황에서 김호중이 활동을 제대로 이어갈 수 있을까. n번째 기회를 걷어차고 연예계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은 김호중이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