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비밀은 없어’에서 프리한 백수가 된 고경표가 예능 고수 강한나, 주종혁과 함께 연애 예능에 도전장을 내민다. 12년 차 예능 작가 강한나의 촉대로 ‘예능 신대륙’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모아진다.
JTBC 수목드라마 ‘비밀은 없어’(극본 최경선, 연출 장지연)의 송기백(고경표)과 온우주(강한나)는 인생 스위치가 꺼져 캄캄한 어둠 속을 거닐고 있었다. 기백은 남들 듣기 좋은 말만 해주고, 온갖 궂은 일은 다 도맡아 하며 ‘아나운서 우량주’ 이미지를 착실히 쌓아 올렸는데, 어느 날의 감전 사고는 이를 하루 아침에 무너뜨렸다. 뉴스 데스크도 제 발로 나오면서 백수가 됐고, 주재원 나갔던 선배의 느닷없는 복귀로 얹혀 살던 으리으리한 럭셔리 아파트에선 쫓겨났다. 이젠 제 몸 하나 누우면 끝인 본가 창고방에서 생활하며 눈칫밥을 먹는 신세. 제 의지와 상관없이 튀어나오는 본심 때문에 경력을 살린 재취업도 어려워 K-장남인 그의 어깨는 한없이 무거워졌다.
12년차 예능 작가 우주를 향한 주변의 평판은 “감 떨어졌다”였고, 그런 우주의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 하는 연예인은 아무도 없었다. 같은 팀원들조차 그녀의 능력을 의심하니 눈 딱 감고 유일하게 출연 의사를 밝혔던 김정헌(주종혁)을 찾아갔다. 남들에겐 시청률 보증 수표인 국민 MC지만, 그녀에겐 헤어지고 8년만에 만난 구남친이라는 사실은 벼랑 끝에 몰려 정헌까지 찾아가게 된 그녀가 어떤 마음이었을 지 짐작하게 만든다. 어떻게 해서든 버텨보려고 발악하고 있는 우주였지만 갈수록 초라해지는 자신의 모습에 하루도 빠짐없이 창피하느라 바빴다.
그런 이들에게도 상황을 180도 전환시킬 스위치는 있었다. 기발한 구성안을 골몰하던 우주가 요즘 대세 연애 예능이라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 이를 실행에 옮긴 우주는 오늘(15일) 예능 아마추어 기백, 국민 MC이자 구남친 정헌과 함께 예능 촬영에 나선다. 과연 이번엔 또 어떤 통통 튀는 전개들이 시청자들을 맞이할지 본방송을 향한 기대가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그 촬영 현장을 스틸컷을 통해 먼저 만나봤다.
예능이 익숙지 않은 기백은 한눈에 봐도 긴장감으로 가득한 상태. 게다가 통제불능 혓바닥 때문에 입만 열었다 하면 주위를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진다)’ 만드는 게 주특기가 되어버린 그가 로맨틱한 분위기 만들기가 중요한 연애 예능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반면 메인 작가인 우주에게선 어떤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척척 해결하며 팀을 잘 이끌어 갈 것 같은 든든함이 느껴진다. 예능 경험이 많은 정헌 또한 이 바닥의 생리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여유로움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이들은 예능 아마추어인 기백을 위해 저마다의 특훈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첫날부터 버라이어티한 도파민으로 가득할 촬영 현장을 빨리 만나보고 싶어진다.
그러면서도 세 사람이 서로 어떤 관계를 쌓아 올리게 될지 역시 주목해야 한다. 지난 방송의 엔딩에서 예능 촬영장에서 만나 서로를 든든하게 바라본 기백과 우주. 이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감정을 감지하고 묘한 표정을 지었던 이가 있었으니 바로 정헌이었다. 동병상련으로 마음의 거리를 부쩍 좁히고 있는 기백과 우주, 우주에게 미련이 가득한 구남친 정헌, 사연이 있어 보이는 어색한 고등학교 동창 기백과 정헌이라는 관계가 이 예능을 통해 어떻게 변모하게 될지, 각자 저마다의 이유로 예능 촬영장에 와 있는 세 사람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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