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이제는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까지 토마스 투헬 감독의 잔류를 외치고 나섰다.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의 다음 시즌 거취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야기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14일(이하 한국시간) "투헬이 정말 남을까? 이제 바이에른 뮌헨 스타들이 행동에 나섰다"라며 "선수들은 투헬의 잔류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시즌을 무관으로 마쳤다. 레버쿠젠에 밀려 분데스리가 12연패 도전이 좌절됐고,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에서는 3부리그 팀에 덜미를 잡히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이 마지막 희망이었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의 벽을 넘지 못하고 4강 탈락했다. 1차전 홈에서 2-2로 비긴 뒤 2차전 원정에서 선제골까지 넣었지만, 후반 막판 연속 실점하며 1-2로 무릎 꿇고 말았다. 결국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2011-2012시즌 이후 12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하게 됐다.
투헬 감독과 작별도 일찌감치 결정됐다. 그는 2025년 6월까지 팀을 이끌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바이에른 뮌헨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투헬 감독과 동행을 마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좀처럼 다음 사령탑을 찾지 못했다. 1순위로 점 찍었던 사비 알론소 감독은 레버쿠젠 잔류를 선언했고,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도 독일 대표팀과 재계약을 맺어버렸다.
상황이 꼬이자 독일 현지에서는 투헬 감독이 마음을 바꿔 바이에른 뮌헨에 남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헤르베르트 하이너 회장은 이미 투헬 감독과 합의를 마쳤다며 잔류 가능성을 배제했고, 투헬 감독도 "우린 2월 말에 결정을 내렸고, 합의했다"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의 감독 구하기는 생각보다도 훨씬 어려웠다. 랄프 랑닉 오스트리아 대표팀 감독과 올리버 글라스너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에게 접근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최근에는 한지 플릭 감독 리턴을 추진했으나 이 역시 난관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플랜 E'까지 실패할 위기. 스카이 스포츠는 "바이에른 뮌헨은 플릭 감독을 다시 데려오는 방안을 추구했고, 이미 논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현재 상황으로 보면 그는 바이에른 뮌헨 감독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다시 투헬 감독의 잔류설이 떠오르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단도 투헬 감독과 동행을 이어가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 스포츠는 투헬 감독은 볼프스부르크와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 공식적으로 작별 인사를 하지 않았다. 그래도 사직서가 제출될까? 이제 선수단이 나선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바이에른 뮌헨 보드진은 여전히 새 시즌을 이끌 감독을 찾고 있다. 투헬 감독이 클럽에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본지 정보에 따르면 주장단 마누엘 노이어와 토마스 뮐러는 투헬 감독과 추가 동행을 지지하기 위해 보드진에 적극적으로 어필했다"라고 설명했다.
케리 하우 기자에 따르면 투헬 사단은 선수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는 "라커룸 분위기가 항상 좋았던 건 아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투헬 감독과 코칭 스태프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졸트 뢰브, 아르노 미셸, 앤서니 배리로 구성된 코치진은 선수단 대부분에게 매우 인기 있다"라고 알렸다.
투헬 감독과 함께하고 싶어 하는 선수들은 주장단만이 아니다. 스카이 스포츠는 "노이어와 뮐러 외에도 리로이 자네, 해리 케인, 에릭 다이어, 자말 무시알라와 같은 선수들도 투헬 감독과 계속 함께 일하길 원한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투헬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에 남는다면 김민재의 입지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김민재는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15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핵심 수비수로 뛰었지만, 최근에는 에릭 다이어-마테이스 더 리흐트 듀오에 밀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에 남아 주전 자리를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려면 바이에른 뮌헨의 차기 감독이 누가 되는지가 너무나 중요하다. 김민재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공격적인 수비 스타일을 가진 만큼 감독의 전술에 따라 활약이 크게 엇갈릴 수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좋아하는 편이란 사실이다. 그는 지난해 여름에도 직접 김민재에게 연락하며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고, 이후로도 꾸준히 칭찬을 보냈다. 레알 마드리드와 1차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인 힐난을 늘어놓긴 했지만, 한 순간의 분노로 보는 게 맞다.
실제로 투헬 감독은 볼프스부르크전 이후 김민재를 향해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김민재와 함께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다. 안타깝게도 레알 마드리드와 1차전에서 몇 가지 실수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그는 완전히 믿음직스러웠다"라고 말했다.
또한 투헬 감독은 "김민재는 최고의 멘탈리티를 가진 탑 플레이어다. 바이에른 뮌헨으로서는 엄청난 행운"이라고 극찬을 남겼다. 김민재가 프리시즌을 거치며 투헬 감독의 주문을 잘 이행한다면 다시 중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이적시장 보강이다. 투헬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했으나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와 이상과 현실 간 괴리 때문에 수비 라인을 낮추면서 다이어를 기용하기 시작했다. 만약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원하는 스쿼드를 구축한다면 김민재의 적극성을 잘 활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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