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경규의 새 웹예능 ‘존중냉장고’가 진돗개 입마개 강요 등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수의사 설채현도 불편함을 표했다.
14일 설채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입마개를 안 해도 되는 개가 입마개를 안 한 것과 동의도 받지 않고 촬영해 다수가 보는 영상에서 평가하는 것 중 무엇이 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없는 건지 나는 모르겠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은 지난 10일 이경규의 유튜브 채널 '르크크 이경규'에 공개된 콘텐츠 '반려견 산책 시 존중을 잘하는 사람을 찾아서 | 존중냉장고 : 존잘상을 찾아서' 내용에 대한 지적으로 보인다.
'존중 냉장고'는 1990년대 큰 반향을 일으킨 공익 예능의 원조 '양심 냉장고'를 재해석한 콘텐츠로, 각 회차별 기준이 되는 '존중 리스트'를 정하고, 모두 실천한 사람을 찾아 '존,잘,상(존중 잘하는 대상)'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해당 영상에서 MC 이경규는 가수 김요한, 나나와 함께 반려견 산책을 잘 시키는 견주를 찾아 나섰다. ‘펫티켓’을 잘 지키는 견주에게 냉장고를 선물한다는 것. 이때 등장한 ‘펫티켓 존잘 리스트’는 매너워터, 인식표, 입마개였다.
이경규는 “진돗개는 입마개 안 해도 괜찮다. 다른 분들이 봤을 때 위협적인데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단 말이다. 그걸 위해 하는 경우 있다. 그분은 존중의 대상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산책하는 진돗개와 견주들을 지켜보며 MC들은 “입마개를 안했어요”라고 말하거나, 자막에서도 “답답하다 진짜”, “이번에도 입마개 없음”이라고 덧붙이며 부정적인 묘사를 이어갔다.
결국 해당 영상이 공개된 후, 댓글 창에는 ‘진돗개 혐오조장’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특히 영상에 나온 강아지 보호자라는 A 씨는 댓글을 통해 “지인이 제 강아지가 이 유튜브에 나왔다고 해서 들어왔는데 정말 제 강아지가 있다”라며 “산책 중 촬영에 대해 고지받은 적이 없는 저로서 너무 당황스러운 상황인데 왜 당사자 동의 없이 몰래 촬영해서 올리시는 거죠?”라고 유튜브 촬영을 동의받지 못했음을 알렸다.
논란이 커지자 '존중냉장고' 제작진은 "이번 영상은 반려견 입마개 착용과 관련한 내용으로 진돗개 견주만을 좁혀 보여드려 많은 반려인 분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저희 제작진은 시청자분들의 다양한 관점과 정서를 고려하여 더욱 신중히 공감받는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하겠다"라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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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세나개' 제공 /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