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 하베르츠(25, 아스날)의 응원을 받은 토트넘 홋스퍼가 맨체스터 시티를 잡아낼 수 있을까.
영국 '풋볼 런던'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은 직후 카이 하베르츠가 토트넘 홋스퍼를 향해 확실한 메시지를 던졌다"라고 전했다.
아스날은 13일 오전 0시 30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1-0 승리. 승점 3점을 챙긴 아스날은 86점(27승 5무 5패)으로 한 경기 덜 치른 맨체스터 시티(승점 85점)를 제치고 선두를 탈환했다.
아스날은 이번 시즌 20년 만에 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아스날의 마지막 리그 우승은 아르센 벵거 감독과 티에리 앙리 등 전설적인 인물들과 함께했던 2003-2004시즌이다.
현재 리그 1위에 올라선 아스날이지만, 리그 우승 확률은 2위 맨시티가 더 크다. 한 경기 덜 치르고도 승점이 1점밖에 차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아스날은 리그 종료까지 딱 1경기 남겨두고 있다. 상대는 에버튼이다. 맨시티는 오는 15일 토트넘을 상대한 뒤 최종전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만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토트넘이 웨스트햄보다는 앞서기 때문에 맨시티의 우승을 막아설 팀으론 토트넘이 조금 더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맨시티는 토트넘 원정 경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 맞대결도 토트넘의 홈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역사적인 리그 우승을 앞두고 아스날의 공격수 카이 하베르츠는 토트넘을 응원했다. 아스날 선수가 토트넘을 응원하는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다. 두 팀은 같은 북런던을 연고로 하는 라이벌이기 때문이다.
토트넘과 아스날은 영국에서도 손꼽히는 라이벌 관계다. 두 팀은 약 100년 전부터 라이벌리를 형성하며 앙숙이 됐다. 토트넘 주장 솔 캠벨이 아스날로 이적해 무패 우승을 일궈내며 뜨거운 라이벌리에 기름을 끼얹기도 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토트넘과 맨시티의 경기에서 토트넘이 이기길 바랄 수밖에 없는 아스날이다.
맨유를 꺾은 직후 '스카이 스포츠'와 스탠딩 인터뷰를 진행한 하베르츠는 "이 순간 나는 토트넘의 가장 큰 팬이다. 우리(아스날) 모두가 그렇다. 그러니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라며 토트넘에 맨시티를 이겨줄 것을 부탁했다.
아스날의 리그 우승이 썩 내키지 않을 토트넘이지만, 그렇다고 맨시티전에 허투로 임할 수 없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자력 진출을 위해선 4위로 올라서야 하기 때문이다.
번리전을 치르기 전까지 토트넘이 잔여 경기에서 2승 1무 이상을 기록하고 현재 4위 아스톤 빌라가 2연패를 기록하면 4위 자리 주인이 바뀔 가능성도 열려있었다. 그리고 토트넘은 번리를 꺾었다. 아스톤 빌라의 잔여 경기에 관련 없이 일단 승점 3점을 추가로 챙기고 봐야 하는 토트넘이다.
리그 최강 맨시티를 상대하는 토트넘이지만, 위안 삼을 것이 있다면 손흥민이 지난 맞대결에서 득점을 맛봤다는 점, 또 맨시티가 근 몇 시즌 동안 토트넘 원정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편 아스톤 빌라는 14일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리그 27라운드 리버풀과 맞대결에서 3-3으로 비겼다. 비록 4위 자리를 확정 짓진 못했지만, 한 경기 덜 치른 5위 토트넘(승점 63)과 격차를 5점까지 벌리며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남은 두 경기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모두 잡아낸 뒤 빌라가 크리스탈 팰리스에 발목 잡히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만약 토트넘이 승점 6점을 추가하고 빌라가 승점 68점에 머무르면 역전할 수 있다. 빌라가 팰리스와 비기면 승점 69점으로 동률이 된다. 그러나 득실 차에서 토트넘이 +12, 빌라가 +20으로 아주 불리하다.
'라이벌' 하베르츠의 메시지를 들은 토트넘이 맨시티를 잡아내고 '윈-윈'을 실현할 수 있을까. 토트넘과 아스날은 속이 탄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