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과 ‘무빙’이 대상을 받으며 ‘60회 백상예술대상’이 막을 내렸다. ‘환갑’이라고 할 수 있는 60회를 맞이한 만큼 수많은 스타들이 자리를 빛냈고, 그만큼 그들의 이야기도 귀를 쫑긋하게 했다.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영화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과 디즈니+ ‘무빙’이 각각 영화 부문, TV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백상예술대상’은 1965년부터 한국 대중문화 예술의 발전과 예술인의 사기진작을 위해 제정한 시상식으로, 지난 1년간 TV·영화·연극 분야에서 활약한 대중문화 예술계 종사자들이 총출동했다.
‘서울의 봄’과 ‘무빙’은 대상을 포함해 3관왕을 수상했다. ‘서울의 봄’은 대상, 남자 최우수 연기상(황정민), 작품상 등을 수상했고, ‘무빙’은 대상, 각본상(강풀), 남자 신인 연기상(이정하) 등을 수상했다. ‘파묘’는 여자 최우수 연기상(김고은), 감독상(장재현), 예술상(김병인), 남자 신인 연기상(이도현)을 수상하며 4관왕에 올랐고, 넷플릭스 ‘마스크걸’은 남자 조연상(안재홍)과 여자 조연상(염혜란)을 싹쓸이했다.
60회를 맞이해 배우 이순재가 무대에 등장해 특별한 연기를 펼치기도 해 감동과 여운을 남기기도 한 ‘백상예술대상’.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여운을 남긴 수상 소감은 어떤 게 있을까.
▲ 이정하, 세상 떠난 매형, 임신한 누나에게 전하는 메시지
“너무 큰 무대에서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상까지 주셔서 너무 신기하고 떨리고 감사하다. '무빙' 찍을 때 많이 무서웠다. 번지점프도 못하는데 와이어를 타고 하늘을 올라가면 정말 두렵고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감독님이 '할 수 있다'고 외쳐주셔서 잘 해낼 수 있었다. 이 상을 바치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한 신혼부부가 있었다. 얼마 전에 안타까운 사고로 남편 분이 임신한 아내를 두고 세상을 떠났다. 형님이 내일 생일이다. 이 상을 바침으로써 많이 힘들어하는 누나가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 이도현, ♥임지연에게 전하는 고마움
“필승! 공군에서 복무 중인 상병 이동현이자 과거 배우였던 이도현이다. 오늘 아침에 군대에서 나왔는데, 수상 소감 준비하라고 했는데 안 한게 후회가 된다. '파묘'라는 작품에 저를 선택해주신 감독님 진심으로 너무 감사하다. 함께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모두 현장에서 잘 챙겨주셨다. '파묘'를 찍을 때 다른 작품과 찍고 있을 때라서 스케줄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었고 피해를 줄 수도 있었는데 다 배려해주시고 오히려 가서 또 열심히 해라, 건강 잘 챙기라고 해주신 부분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 '파묘'의 봉길 역을 할 때 어려웠다. 감독님이 미웠다. 대사도 너무 어려웠지만 세상에 쉬운 연기는 없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제 기준에서는 좋은 기회여서 잘하고 싶었다. 다음에 더 잘하겠다. 다음에도 써달라.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동생, 그리고 지연아 너무 고맙다. 70회 백상에서는 최우수 연기상에 도전하는 이도현이 되게끔 노력하겠다. 오늘 이후로는 군인 이동현으로 복무하고 내년에 배우 이도현으로 찾아 뵙겠다.”
▲ 안재홍, 은퇴는 없다 “아이시떼루”
“‘마스크걸’이라는 뜨겁고 멋진 작품 속에서 주오남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마음껏 연기하게 기회를 준 감독님에게 가장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이 작품 촬영하면서 정말 각각의 예술가 분들이 모여서 자신의 손길과 숨결이 닿는 순간에 유일한 뭔가가 탄생하는구나라는 경험을 하게 해주셨다. 스태프 분들에게도 감사하고 존경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 길을 가는데 있어서 여러분들 덕분에 조금의 용감함과 편안함을 얻게 됐다. 앞으로도 저만의 길을 잘 걸어 나가겠다. 마지막으로 정말 ‘마스크걸’ 사랑해 주신 시청자 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아이시떼루.”
▲ 나영석 PD, “연출을 불성실하게 하고..”
“제가 받을 일이 없는 분야에 수상 후보로 지목된 것만으로도 이상하긴 하지만 재밌어서 나와있었는데 상까지 주시니까 수상 소감도 생각 못해서 죄송스럽다. 연출을 불성실하게 하고 유튜브 통해서 구독자들과 콘텐츠 만든 것 때문에 상을 주신 것 같다. 구독자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 매체와 시청자를 이어주는 사람이라 상을 주신 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도 부족하지만 그런 역할 열심히 해보겠다.”
▲ 이순재 “대본 못 외우면 은퇴해야..배우로서 연기는 생명력”
“대본을 외우지 않고 어떻게 연기하냐. 배우의 생명은 암기력이 따라가느냐다. 스스로 판단했을 때 ‘미안합니다 다시 합시다’를 여러 번 하면 그만 둬야 한다. 대본을 완벽하게 외워야 제대로 된 연기를 할 수 있다. 거기에 혼을 담아야 하는데 대사를 못 외우면 혼이 담기겠냐. 대사 못 외울 자신 없으면 배우 관둬야 한다. 그건 원칙이다.”
“배우로서 연기는 생명력이다. 몸살을 앓다가도 큐사인이 떨어지면 일어난다. 그게 배우의 생명력이다. 그런데 연기가 쉽진 않다. 평생을 해오는데 안되는 게 있다. 그래서 고민하고 노력하고 공부한다. 항상 새로운 작품, 역할에 대한 도전도 해야 한다 새롭게 마들기 위해 공부하고 고민하는 게 배우다. 그래야 새로운 역할이 창조된다. 연기를 아주 쉽게 생각했던 배우, 이만하면 됐다하는 배우들이 수많이 없어졌다. 새로운 작업에 대한 도전이다. 그렇게 노력한 사람들이 지금 남아있는 거다. 연기에 완성이 없다는 게 이거다. 완성을 향해서 고민하고 노력하고 도전해야 한다는 게 배우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 이하늬 “출산 후 와이어, 누가 봐도 미친 짓..잘 커준 딸에게 고마워”
“‘밤에 피는 꽃’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감사하다. 사실 제 배우 인생에서 전환점이 되는 작품이었다. 아이를 낳고 6개월이 지나서 와이어를 타고 지붕을 날아다니면서 칼을 휘둘러야 했다. 누가 봐도 미친 짓이었는데 대본을 보고 사랑에 빠져서 멈출 수 없었다. 너무나 힘들어서 다시는 내 인생에 액션 활극은 없다고 했는데 상을 받아서 심히 고민스럽다. 꿈을 찾아서 간다는 게 이기적으로 느껴졌다. 내가 이기적인 사람인게 아닌가 싶었는데 북돋아 준 남편에게 고맙다. 엄마 없이도 잘 커준 딸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너를 통해서 너무나 다른 세상을 맛보고 있고 너무나 치열하게 살 수 있게 됐다. 너무나 고맙고 사랑한다.”
▲ 김고은 “작년 한해가 제 개인적으로는 힘들고 고통스러웠는데”
“감독님께 제일 먼저 감사드린다”며 “‘파묘’를 생각하면 현장이 즐거웠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작년 한해가 제 개인적으로는 힘들고 고통스러웠는데 다행스럽게도 일적으로는 행복한 현장을 만나서 일하러 가는 게 힐링이고 즐거웠다. 늘 감사한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지만 ‘파묘’ 현장을 통해서 현장에서 연기하고 있음에 새삼스럽게 더 감사함을 느꼈다. 묘벤져스 너무 감사하고, 더 열심히 하는 배우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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