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지막 무기는 최준용이다."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는 5일 오후 6시 수원KT아레나에서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5차전을 치른다.
다시 홈에서 치르는 5차전,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KT다. 1차전에서 73-90으로 패배한 KT는 2차전 101-97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 부산 원정 2경기에서 모두 패배하며 1-3으로 끌려가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도 패배한다면 우승은 그대로 KCC의 차지가 된다. 구단 역사상 첫 우승을 위해선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KCC가 이번 경기까지 잡아낸다면 13년 만에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한다. 정규시즌 5위 팀으로는 첫 우승이 된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을 살펴보면 3승 1패를 기록했을 시 우승 확률은 100%(10/10회)였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역사는 KCC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우승까지 단 1승만 남겨둔 전창진 KCC 감독. 그는 "정신력이 가장 중요하다. 벌써 10번 넘게 부딪친 만큼 서로 장단점은 다 파악하고 있다. 공격과 수비적인 부분도 잠깐 했지만, 정신적인 부분을 가장 많이 얘기했다"라며 "욕심 부리지 말고 이타적으로, 천천히 경기를 풀어가는 게 중요하다. 빨리 한다고 해서 점수를 벌리고 이길 수 있는 게 아니다. 하나하나 집중해야만 이길 수 있다. 여유가 있긴 하지만, 오늘 마무리하려면 그런 마음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KCC는 지난 4차전에서 문성곤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는 전략을 택했다. 전창진 감독은 "문성곤을 버리는 게 아니다"라며 웃은 뒤 "상대가 에이스가 두 명이나 있다 보니 쉽지 않다. 그래서 변형적으로 할 뿐이다. 문성곤을 완전히 버린다고 얘기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수비의 변화라는 건 5대5 싸움에서 불리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가져가는 것이다. 불리한 게 없으면 정상적으로 5대5를 할 것이다. 문성곤이 1차전에서 3개를 넣으면서 점수 차가 벌어졌다. 그런데 3, 4쿼터에도 그렇게 했다. 어차피 허훈이나 패리스 배스 득점은 아무리 막으려 해도 똑같다. 확률적으로 수비하다 보니 그런 장면이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펜스에 큰 변화는 없을까. 전창진 감독은 "매번 허훈에 대한 수비는 약속을 하고 나간다. 미들라인으로 뚫리는 상황을 안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3점에 대한 자신감이 높기 때문에 체크가 필요하다. 3점 수비는 책임져 달라고 했다. 배스를 상대로는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오늘은 이승현이 먼저 나간다. 4차전에서 최준용이 아주 잘 막아줬는데 이승현-존슨-최준용이 단계적으로 막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4차전에서 맹활약했던 최준용이 선발로 나서지 않는다. 전창진 감독은 "감독으로서 개인적인 철칙이 있다. 지금까지 감독을 하면서 항상 무기를 나중에 쓰는 쪽을 택했다. 마지막에 이호현이 경기를 잘 풀면서 컨디션이 올라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선발 투입했다. 물론 혼자 허훈을 막긴 어렵겠지만,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해달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최준용은 전창진 감독의 비장의 무기가 될 전망이다. 그는 "내 마지막 칼은 최준용이다. 준용이가 없어도 잘한다면 나중에 힘이 배가 된다. 요즘은 선수들이 선발에 예민하다. 하지만 준용이랑 잘 얘기했다. 잘 따르겠다고 했다. 물론 욕심도 있겠지만, 팀을 위해 양보한 부분이 있다. 마지막 칼을 남겨뒀다가 힘을 보태려 한다. 준용이가 들어가면 교창이나 웅이가 쉴 수 있는 시간도 만들어 줄 수 있다. 그렇게 투입하려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전창진 감독은 "내게는 준용이가 가장 큰 무기다. 그렇게 판단했다. 컨디션이 올라왔으니 더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줄 거라 믿는다. 제일 중요한 건 이타적이어야 한다. 그러면 농구도 재밌게 하고 득점도 잘 나온다. 개인 욕심을 내면 방향이 흐트러질 수 있다. 그 부분만 잘 조절하면 될 것 같다. 벤치에서도 체크하고 있다"라며 "우리가 지금 공을 안 가지고 있을 때 플레이가 조금 약하다. 그것까지 갖추면 정말 무서운 팀이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나온 MVP 질문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전창진 감독은 "지금 말씀드리긴 어렵다. 오늘 우리가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어쨌든 MVP는 우승팀에서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시리즈가 끝나면 자신 있게 내 의견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