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KT 소닉붐이 허훈(29)의 감기 투혼을 앞세워 반격을 꿈꾼다.
수원 KT 소닉붐과 부산 KCC 이지스는 5일 오후 6시 수원KT아레나에서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5차전을 치른다.
다시 홈에서 치르는 5차전,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KT다. 1차전에서 73-90으로 패배한 KT는 2차전 101-97로 균형을 맞췄다. 이후 부산 원정 2경기에서 모두 패배하며 1-3으로 끌려가고 있다. 이번 경기에서도 패배한다면 우승은 그대로 KCC의 차지가 된다. 구단 역사상 첫 우승을 위해선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KCC가 이번 경기까지 잡아낸다면 13년 만에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한다. 정규시즌 5위 팀으로는 첫 우승이 된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을 살펴보면 3승 1패를 기록했을 시 우승 확률은 100%(10/10회)였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역사는 KCC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위기에 몰린 송영진 KT 감독은 "확실히 1승 2패와 1승 3패는 다르다. 허훈이 오늘 아침에도 훈련을 못했다. 증상이 안 좋아졌다. 선발로 나가긴 하지만, 컨디션을 봐야 한다"라며 "선수들 마음가짐은 다 똑같다. 우리 팬들 앞에서 축포를 터트리는 걸 최대한 막으려 하고 있다. 그러면서 불씨를 살리면 또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희망을 드러냈다.
에이스 허훈의 체력이 문제다. 그는 2, 3, 4차전에서 모두 풀타임을 뛰었다. 송영진 감독은 "이번 챔프전은 훈이에게 맡겼다. 힘들 땐 사인을 보내라고 했다. 훈이가 안 풀렸을 때 내가 임의로 뺄 수는 있겠지만, 지금 잘해주고 있다. 본인 페이스에 맞춰주려 하고 있다. 아마 오늘은 사인이 좀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패리스 배스와 허훈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이 과감하게 슛을 쏘지 못하고 있는 KT다. 송영진 감독은 "시즌 내내 그런 부분이 있었다. 배스와 훈이에게도 너희들에게 다 몰리니까 줄 때는 확실히 줘야 한다고 얘기했다. 찬스 나온 선수들에게도 자신 있게 쏘라고 했다.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는 던져봐야 안다. 안 들어가더라도 리바운드 잡고 수비하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자신 있게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강조했다.
결국엔 배스와 허훈이 아닌, 또 다른 선수가 터져줘야 한다. 송영진 감독은 "첫 번째는 문성곤, 문정현이다. 그 친구들이 터져줘야 한다. 지금 3, 4차전까지 한희원이 찬스는 만드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좀 들어가주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은사였던 전창진 감독을 챔프전에서 적으로 상대하고 있는 송영진 감독이다. 그는 "1차전에서 확 와닿았다. 내가 여러 방면으로 준비가 미흡했다. 전략에 당황하기도 했다. 확실히 배울 점이 있다. 이번 챔프전 끝까지 도전해보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KT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결국 승리하고 올라왔다. 송영진 감독은 "어제 미팅할 때도 우린 위기에 강하니까 다시 한번 해보자고 얘기했다. 여기서 폭죽을 터트리게 할 순 없다. 무조건 부산 가자고 했다. 힘들지만, 많이 힘을 내줄 것이다"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이날도 허훈의 역할이 중요하다. 송영진 감독은 "훈이는 확실히 에너지가 있다. 경기 외적으로도 에너지가 좋다. 분위기 탈 때는 선수들이 다 같이 할 수 있도록 힘을 내는 친구다. 훈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많이 얘기했다. 오늘도 긍정적인 효과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며 "아마 감기도 정신력으로 극복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목소리도 잘 안 나오는 것 같은데 뛰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