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23, 오사카)이 일본프로농구 최종전에서 부상투혼을 발휘했다.
이현중이 속한 오사카 에베사는 5일 일본 오사카 오오키니 아레나에서 개최된 ‘2023-24시즌 일본프로농구 B리그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시마네 스사노오 매직을 74-67로 이겼다. 오사카는 최종 25승 35패, 서부지구 7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현중은 장기인 3점슛 6/10을 포함해 20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폭발시키며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이현중은 블록슛과 스틸도 하나씩 기록하며 수비에서도 한층 돋보였다.
B리그는 세 개의 지구별 상위 2팀에 최고승률 와일드카드 2팀까지 총 8팀이 플레이오프에 간다. 하위팀 오사카는 초대받지 못했다.
오사카는 이미 3월에 일찌감치 플레이오프를 못 가는 상황이었다. 다만 오사카는 다음 시즌 희망을 위해 파격적으로 이현중을 시즌 후반 아시아쿼터선수로 영입했다. 오사카는 3월 20일 이현중이 뛴 경기부터 9승 7패로 상승곡선을 그리며 다음 시즌의 희망을 봤다.
오사카는 지난 30월 20일 이현중과 잔여시즌 단기계약을 맺었다. 짧은 시간에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이현중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이현중은 오사카의 주전 포워드로 선발출전했다. 이현중에 대한 팀원들의 믿음은 대단했다. 경기시작과 동시에 이현중이 코너로 빠지자 바로 패스가 왔다. 이현중의 팀의 첫 득점을 3점슛으로 장식했다.
이현중은 시마네 15번 하쿠바마 유우와 매치됐다. 이현중보다 신장이 12cm 작았다. 이현중은 매치업 상대의 3점슛을 체크하면서 나머지 선수들의 골밑 도움수비까지 갔다. 이현중이 상대 호주국가대표 닉 케이(32, 206cm)의 블록슛까지 성공했다. 이현중의 수비에 막힌 시마네가 24초 공격제한시간까지 걸렸다. 이현중이 공수에서 돋보였다.
B리그는 아무리 에이스라도 혹사시키지 않고 충분한 휴식시간을 준다. 이현중은 1쿼터 중후반부터 벤치로 향했다. 식스맨 대결에서도 오사카가 압도했다. 오사카는 2쿼터 초반 28-12까지 달아났다.
이현중은 2쿼터 중반 다시 나왔다. 이현중이 리바운드 경합 과정에서 밀려났지만 파울은 선언되지 않았다. 이현중은 속공에도 가담해 쉬운 레이업슛을 추가했다.
돌발상황이 터졌다. 이현중은 지난 4월 20일 경기서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백보드에 부딪쳐 이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오른손 엄지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나온 그는 경기 중 상대선수와 충돌 후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이현중은 2쿼터 후반 스스로 교체사인을 내고 벤치로 향했다. 오사카는 전반전 41-32로 리드했다.
부상에도 불구 이현중은 후반전 출전을 강행했다. 다친 것이 신경쓰이는지 계속 만지는 모습이었다. 부상도 이현중의 정신력을 막지 못했다. 그는 상대 수비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연속 3점슛을 꽂았다. 오사카가 3쿼터 중반 55-42로 달아났다.
경기내내 이현중은 아픈 손을 의식하지 않고 루즈볼에 몸을 날렸다. 관중석에서 이현중의 한글이름을 적은 피켓을 들고 응원하는 일본팬도 보였다.
3쿼터 중반 시마네가 5점차로 추격한 상황에서 이현중이 3점슛을 꽂으면서 추가파울까지 얻었다. 오사카가 62-54로 다시 달아나는 결정적 플레이였다. 이현중은 종료 40초전에도 상대의 추격을 뿌리치는 클러치 블록슛을 성공했다.
이날 이현중은 3점슛 6개를 성공시키며 20점을 폭발시켰다. 다시 한 번 NBA에 도전하기 전 거친 일본프로농구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이제 이현중은 국내서 짧은 휴식을 취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NBA 서머리그를 통해 NBA에 재도전할 계획이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