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28, 울버햄튼)의 이름이 펩 과르디올라(53) 맨체스터 시티 감독의 머리에 제대로 세겨졌다.
맨체스터 시티는 5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맞대결에서 5-1로 대승했다.
승점 3점을 챙긴 맨시티는 승점 82점(25승 7무 3패)을 기록, 1위 아스날(승점 83점)을 1점 차로 바짝 추격했다. 울버햄튼은 승점 46점(13승 7무 16패)으로 리그 11위에 머물렀다.
맨시티는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엘링 홀란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필 포든-케빈 더 브라위너-베르나르두 실바가 공격 2선에 섰다. 마테오 코바치치-로드리가 중원을 채웠고 요슈코 그바르디올-네이선 아케-마누엘 아칸지-카일 워커가 포백을 세웠다. 골문은 에데르송이 지켰다.
울버햄튼은 3-5-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마테우스 쿠냐-황희찬이 최전방에서 조합을 맞췄고 우고 부에노-부바카르 트라오레-마리오 르미나-주앙 고메스-라얀 아이트 누리가 중원에 섰다. 토티 고메스-막시밀리안 킬먼-넬송 세메두가 백스리를 구축했고 조세 사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선제골은 맨시티가 터뜨렸다. 전반 10분 울버햄튼 박스 안 경합 상황에서 아이트 누리와 그바르디올과 충돌했고 주심은 아이트 누리의 파울, 페널티 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홀란은 실수 없이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35분 맨시티가 격차를 벌렸다.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로드리는 적당한 위치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홀란이 껑충 뛰어 올라 헤더로 연결, 한 골 더 달아났다.
맨시티가 전반전 3-0 스코어를 만들었다. 전반전 홀란이 박스 안으로 공을 몰고 전진하는 과정에서 세메두가 파울을 범했고 주심은 다시 페널티 킥 판정을 내렸다. 홀란은 이번에도 득점에 성공,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전반전은 맨시티가 세 골 차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후반 8분 을버햄튼이 한 골 따라잡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장 리크네르 벨가르드가 올린 크로스를 처리하기 위해 에데르송이 튀어 나왔다. 에데르송은 손으로 공을 건드렸지만, 완벽히 처리하지 못했다. 에데르송이 앞으로 나온 상황, 공은 황희찬에게 흘렀고 황희찬은 그대로 슈팅해 한 골 추격했다.
여기까지였다. 맨시티가 곧바로 다시 한 골 달아났다. 후반 9분 한 번에 넘겨준 공을 잡아낸 홀란은 그대로 박스 안으로 진입했고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 4-1로 격차를 벌렸다.
맨시티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35분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공을 뺏어냈고 이 공은 훌리안 알바레스에게 향했다. 알바레스는 낮고 빠른 왼발 슈팅으로 팀의 5번째 골을 만들었다.
경기는 맨시티의 5-1 승리로 막을 내렸다.
경기 종료 후 맨시티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의 기자회견을 요약 전달했다.
과르디올라는 맹활약한 홀란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홀란은 키가 정말 크다. 폼이 돌아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제레미 도쿠, 필 포든, 훌리안 알바레스와는 다르다. 이 세 선수는 더 빠르게 폼을 올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홀란의 퍼포먼스와 멋진 골들을 볼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라고 덧붙였다.
과르디올라는 "이제 2주 남았다. 3경기와 승점 9점이라면 우린 챔피언이 된다. 그렇지만, 7점, 6점, 또는 3점만 얻는다면 우승은 아스날의 차지다. 5-1로 승리했지만, 그렇게 만족하지 못한다. 우린 간단한 공도 자주 놓쳤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황희찬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울버햄튼과 그들의 패턴 플레이를 칭찬하고 싶다. 황희찬과 쿠냐는 늘 위협적"이라고 전했다.
이번엔 황희찬의 이름을 기억한 과르디올라다.
때는 지난해 10월. 시즌 첫 번째 맞대결을 앞둔 과르디올라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맨시티는 울버햄튼을 상대로 항상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언급한 뒤, "울버햄튼은 뛰어난 선수들을 갖췄다"라며 3명의 선수를 지목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페드로 네투와 마테우스 쿠냐"는 정확하게 이름을 언급했지만, 황희찬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 "그 한국인(the Korean guy)"이라고 호칭했다.
당시 경기에서 황희찬은 과르디올라가 언급한 세 선수 중 유일하게 득점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득점이 결승 골로 이어지며 과르디올라의 체면을 구겼다.
이번 경기 만회골을 뽑아낸 황희찬은 이제 과르디올라 감독 머리에 제대로 각인됐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