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가자!". 한 자릿수를 넘지 못하는 일일극, 연속극 시장의 침체기를 두고 '용감무쌍 용수정'이 호기로운 출사표를 던졌다. 득남 6개월 만에 컴백하는 배우 엄현경에 대한 관심을 등에 업고 곡소리가 절로 나오는 일일드라마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MBC는 오늘(3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서 새 일일드라마 '용감무쌍 용수정'(약칭 '용수정')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작품의 주연 배우 엄현경, 서준영, 임주은, 권화운, 이승연, 지수원, 양정아가 참석했다. 이들은 작품을 연출한 이민수 PD와 함께 MBC 서인 아나운서의 진행 아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용감무쌍 용수정'은 현대판 거상 임상옥을 꿈꾸는 거침없는 상여자 용수정(엄현경 분)과 그녀에게 운명을 맡긴 악바리 짠돌이 여의주(서준영 분)가 함께 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제작진은 화끈하고 통쾌한 로맨스 복수극을 표방하며 기존 연속극과는 다른 매력을 자신하고 있다.
특히 작품의 기대주는 타이틀 롤이자 여자 주인공 용수정 역의 엄현경. 전작이었던 또 다른 MBC 일일드라마 '두 번째 남편'에 함께 출연한 동료 연기자 차서원과 결혼해 아들을 낳은 그는 출산 후 불과 6개월 만에 '용수정'으로 시청자들 앞에 다시 서게 됐다. 출산 전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변함 없는 엄현경의 모습에 이날 행사를 진행한 서인 아나운서는 "출산한 게 루머라는 말까지 돌더라"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이에 엄현경은 "제가 원래 다이어트를 잘 안 했는데 정말 혹독하게 했다"라고 혀를 내두르며 복귀를 위해 애써 준비한 점을 밝혔다.
그러나 '엄현경의 복귀작'이라는 이슈 외에 '용수정'을 향한 환경이 마냥 쉽지 만은 않은 현실이다. 최근 드라마 제작 환경을 두고 배우 이장우, 오윤아, 한예슬까지 앓는 소리를 낼 정도인 탓이다. 더욱이 TV부터 OTT, SNS 숏폼까지 볼거리가 넘쳐나는 콘텐츠 시장에서 유독 전형적인 답습을 벗어나지 못하는 일일드라마와 연속극을 두고 시청자들의 쓴소리까지 쏟아지고 있는 상황. 그 여파로 과거엔 수월했던 10% 대 성적조차 일일드라마에겐 높은 벽이 됐다. TV 드라마 시장이 전반적인 불황을 겪고 있다고는 하나, 당장 MBC 금토드라마인 '수사반장 1958'도 첫 방송부터 10.1%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유독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에 '용수정' 제작발표회에서도 드라마의 불황 그 중에서도 연속극 침체기에 대한 배우들과 제작진의 생각을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베테랑 연기자인 지수원은 이와 관련 "환경이 여의치 못하고 풍성하지 못하다 보니 한계가 다들 있다"라고 인정했다. 다만 그는 "그 와중에도 배우들이 본인의 역량을 오버해서라도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으로 일일극의 한계점을 극복해나간다"라고 힘주어 말하며 "보시는 분들이 '너무 뻔하다'라는 선입견을 버리시고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시면 배우 한 사람 한 사람의 한계치를 넘어서 많은 매력을 믹스하려고 하니 좋은 마음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당부했다.
'용수정'을 연출하는 이민수 감독의 각오는 더욱 남달랐다. 그는 "일일극의 기본적인 구조는 기존 작품들과 비슷할 수 있지만 일단 캐릭터가 기존에 볼 수 없던 캐릭터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더불어 "적당히 밝은 모습을 보여주다가 복수의 화신으로 거듭나는 모습이 아니라 '상여자'라는 말이 어울리는 주인공일 것"이라며 "할 말 다 하고 욕도 하고 내숭 없이 시원시원한 캐릭터다. 그런 용수정이 뒤틀린 인물들을 만나서 시련을 이겨내는 모습이 거침없고 매력 있다. 그 과정에서 기존 일일극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도 그는 "'용수정'에는 복수극의 외피도 있지만 용수정과 여의주의 로맨스가 드라마의 주된 매력"이라고 힘주어 말한 뒤 "저희 드라마는 칙칙하지 않다. 악인도 나오고, 선인도 나오고 고구마 먹이는 상황은 최대한 피하려고 하고 있다. 어떻게든 최대한 웃기려고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제일 싫은 말이 '연속극이니까 그래'라는 말이다. 머리에 쥐가 나도록 싫다"라며 "슬픔 속에 희망 같은 역설적인 가치를 충분히 느낄 수 있게끔 하려 한다. 사람 울리는 드라마가 정말 귀한데, 울다 웃다 정신 못차리는 드라마를 만들려고 애쓰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각오와 자신감을 담아 간담회 말미 배우들은 5글자로 작품을 소개해달라는 서인 아나운서의 말에 화답했다. 지수원은 "일일의 승리", 이승연은 "부활 신호탄"이라고 앞장 서서 외친 것이다. 여기에 엄현경은 "10% 가자!"라고, 임주은 역시 "하와이 가자!"라며 높은 시청률로 포상휴가까지 내다본다는 자신감 섞인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들의 포부가 '용수정'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까. 제목처럼 용감무쌍한 포부가 꽃피길 기대한다. '용감무쌍 용수정'은 오는 6일 저녁 7시 5분에 첫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민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