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스틸러'를 통해 전현무가 금요일 '나 혼자 산다', 토요일 '전지적 참견 시점'에 이어 일요일 '송스틸러'까지 MBC의 주말 밤을 책임진다.
MBC는 3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신사옥 골든마우스홀에서 신규 예능 '송스틸러'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프로그램의 2MC를 맡은 방송인 전현무와 듀오그룹 다비치 멤버 이해리가 참석했다. 이들은 프로그램을 연출한 장하린 PD와 함께 김수지 MBC 아나운서의 진행 아래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송스틸러'는 갖고 싶은 남의 곡을 대놓고 훔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신개념 음악 프로그램이다. 지난 설 파일럿에서 정규 편성으로 화려하게 돌아온다. 이 가운데 파일럿부터 '무비치'로 불릴 정도로 활약한 전현무와 다비치 이해리가 2MC를 맡아 활약한다.
정규 시즌에서는 리스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베스트 송스틸러'를 가린다. 볼빨간사춘기, 이무진, 하이키의 리이나와 휘서, 이홍기, 정인, 환희 등이 송 스틸러로 출연한다. 여기에 전현무의 절친한 동생이자 가수 환희의 사촌동생인 배우 이장우가 '송스틸러' 정규 첫 방송에서 깜짝 등장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더하고 있다.
장하린 PD는 프로그램에 대해 "'송스틸러'는 갖고 싶은 남의 곡을 대놓고 훔칠 수 있는 기회를 드리는 음악 예능 쇼다. 같은 노래도 누가 어떻게 부르느냐에 따라 가사가 새롭게 들리기도 하고, 익숙한 노래도 새롭게 들리지 않나. 경연에 목적이 있다기 보다는 다양한 가수 분들이 서로의 노래를 재해석하고 좋은 무대를 멋지게 남기고자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주말 저녁에 가족 분들이 같이 보시면서 힐링하시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소개했다.
특히 장하린 PD는 파일럿과 정규에서의 차별화 포인트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감사하게도 정규가 됐는데 파일럿 때 저희가 한 것 중에 1대 1, 듀엣 나눠서 진행한 걸 한 줄기로 맥락을 가져가고 싶어서 듀엣으로 훔칠 수도 있고 혼자서 훔칠 수도 있고 어떤 노래를 훔칠까에 대해 곡 위주로 구성을 가져가려 했다. 누가 내 노래를 훔칠 지 모르는 상태에서 준비를 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원래는 페어로 짝을 지어서 준비를 했는데 이제는 녹화 현장 당일에 '누가 뺐지?'를 포인트로 넣어서 궁금하실 수 있도록 했다. 또 정규에서는 실제로 스틸에 성공을 하거나 바꿔서 부르는 노래들이 다른 가수의 이름으로 음원이 나올 수 있도록 했다. 더 몰입하기 좋은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메인 MC로 활약하는 전현무는 "일요일 밤에 MBC를 대표할 음악 예능 진행을 맡았다. 너무나 필요한 콘텐츠인 것 같다. 공중파 음악 예능으로. 방송 전부터 기대가 된다. 룰 자체가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너무 복잡하면 보시는 데에 피곤할 텐데 일요일 밤에 월요일을 준비하면서 직장인 분들이 우리 귀에 익숙한 노래들을 '저 가수가 부르면 어떨까?' 상상하셨을 법한 걸 저희가 실제로 이뤄드렸다. 진행한다는 생각 안 하고 즐기면서 하고 있다"라고 출연 소감을 밝혔다.
함께 호흡하는 이해리는 "첫 MC라서 조무라기"라며 긴장감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오빠(전현무)랑 PD님을 따라서 폐 끼치지 않고 열심히 해보겠다. 저도 많이 기대가 된다. 레어템이 많이 기대가 된다.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덧붙였다.
처음으로 MC에 도전하는 이해리. 전현무에게 도움도 받았을까. 그는 "전혀 전현무의 조언은 없었다"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오빠가 생각보다 다정하다. '조언이야'라고 말해주시는 건 없지만 방송 때도 긴장 풀게 많이 챙겨주신다. 앞으로도 업혀갈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그는 전현무와의 호흡에 대해 "제가 호흡을 신경 쓸 여유가 전혀 없다. 앞으로도 제가 맞춰가려고 한다"라고 말해 한번 더 웃음을 더했다.
전현무는 "파일럿 때는 제가 당황스러운 정도로 긴장을 하더라. 그런데 확실히 프로인 게 파일럿은 결정된 게 아니라 긴장한 모습이 많이 나왔다면 정규가 되자마자 프로의 모습으로 정말 MC를 늘 하던 분처럼 긴장감 없이 보여주더라"라고 이해리의 긴장감을 풀어줬다.
또한 그는 "이해리 씨가 확실히 저희 프로그램에 너무 좋은 게 보컬리스트들이 나오다 보니 제가 공감하는 게 한계가 있다. 대한민국에서 노래 못하는 거로 유명한 저라. 그런데 확실히 보컬이 공감하는 게 있고 꼭 필요한 얘기를 해준다. 게스트들이 마음을 놓을 수 있게 해준다. 굉장히 필요한 MC다"라고 치켜세웠다.
무엇보다 전현무는 "저희가 진짜 오래 전부터 알기는 알았지만 사석에서 본 적도 없었는데 이해리 씨는 이번에 보니 20년 안 사람 갔다. 처음 봤는데 오래 전부터 본 느낌이고 오래 봐도 낯선 느낌인데 해리는 그냥 '알던 여자' 같다. 그 정도로 몇 번 말을 안 섞었는데도 마음이 편해져서 호흡은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송스틸러'는 같은 날 저녁 MBC 전통의 음악 프로그램 '복면가왕'과 방송된다는 점에서 기시감을 떠오르게 만들기도 한다. 더불어 동시간대에 SBS 장수 예능 '미운 우리 새끼(약칭 미우새)'가 방송돼 경쟁을 야기하는 상황.
이와 관련 전현무는 "공중파에서 꼭 필요한 음악 예능이라고 말했는데 요새 보실 게 워낙 많지 않나. TV에서는 훨씬 우월하게 할 수 있는 게 이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규모 있고, 고퀄리티 무대를 보여줄 수 있는 건 아직 TV라고 생각했다. 정말 필요한 콘텐츠다. '복면가왕'과 같은 날 방송된다는 부담이 없진 않지만 전혀 다른 내용이다. 가수들이 곡을 바꿔부르기 때문에 지겹다, 식상하다는 느낌은 안 드실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목표 시청률은 첫 방송이 5%다. 나도 모르게 '5%'가 떠올랐다. 2049 시청률이 더 중요하지 않나. 소소하게 1.7%로 시작하고 싶다. 1.7%로 찍어서 가구 5%로 야금야금 올라가겠다. 2~3회 올라갔다가 4회에서 무너지면 프로그램 망해보이기 때문에 야금야금 올라가고 싶다. 목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장하린 PD는 'AI 커버'가 최근 유행인 것과 관련해 "진심이 담긴 사람의 목소리를 담아 커버를 부른다는 게 차별화"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실제로 송스틸러 분들이 엄청 긴장해서 원곡자에 대한 '리스펙'을 담아 노래하신다. 기계로 하는 AI 커버보다 훨씬 더 긴장감 있고 인간미가 있다. 무대에서도 마이크 든 손이 떨리는 게 보일 때 신기하더라"라고 평했다.
전현무 역시 "가수들이 거의 다 떤다. 후배는 선배 앞이라 떨고, 선배는 후배 앞이라 더 떤다. 객석에 2만 명, 3만 명이 있어도 안 떠는 분들이 가수들끼리 있으니까 더 떨더라"라며 놀라워 헀다. 이해리 역시 "저도 상상을 해봤는데 가수 분들이 보는 앞에서 부른다는 게 더 떨릴 것 같더라"라고 거들었다.
그렇다면 이들이 보고 싶은 '송스틸러'는 누구일까. 이해리는 "곰곰히 생각을 해봤는데, 제가 가장 많이 듣는 노래의 주인공 분께서 나와주시면 어떨까 싶더라. 팬심을 담아. 소녀시대 태연 씨 노래 많이 듣는다. 한번 나와 주시면 좋을 것"이라며 "저희 노래든, 어느 가수의 노래라도 불러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현무는 "우리 프로그램 장점이 캐스팅 걱정할 게 업는 거다. 직종에 관계 없이 노래 잘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 기습 스틸러로 불러도 좋을 것 같고. 명절에는 트로트 한번 해야 한다. '나 혼자 산다'에 나온 '미스터트롯' 박지현 씨가 눈만 뜨면 남진 선생님 무대를 보더라. 트로트 끼리 뺏는 것도 좋다. 최근에 타사이긴 하지만 인순이 선배님이 걸그룹 노래를 뺏어서 화제가 된 것처럼. 아이돌 중에 트로트 좋아하는 분들 많고 장르가 다른 선후배들이 서로의 노래를 뺏는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같은 장르별로 선후배, 장르가 아예 다른 선후배들끼리 상상도 못한 조합을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장우 씨도 그렇게 오래 알았는데 노래를 그렇게 잘하는 줄 몰랐다. 애드리브를 할 때 키를 높이는데 '오바한다' 생각하면서 조마조마했는데도 다 올라가서 놀랐다. 환희 씨도 굉장히 놀래더라. '쟤가 저 정도였나?'라고. 그런 의외성 때문에 기습 스틸러로 모시고 싶은 분들이 많다. 폭넓게 모시고 싶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전현무는 '송스틸러'를 통해 금요일 '나 혼자 산다', 토요일 '전지적 참견 시점'에 이어 일요일 밤까지 MBC에서 시청자를 만나게 됐다. 이와 관련 그는 "책임감은 엄청 나다. 책임감 이전에 고마움이 엄청 크다. 아나운서 시험을 볼 때 두 번을 내쳤던 방송사에서 이렇게 멀리 돌아돌아온 사람을 좋은 시간대를 주시니까 더 책임감이 크다. 사실 MBC 주말 쪽이 강하지 않나. '나 혼자 산다'를 필두로 '전지적 참견 시점'까지 쭉 이어지면서 괜찮은데 금, 토는 찍었으니 일요일까지 방점을 찍어야겠더라. 제가 일요일에 MBC가 늘 없더라. 이번에 방점을 찍어서 또 기안84도 '태계일주4' 들어가니 저는 '송스틸러'로 무장을 해서 선의의 경쟁을 펼쳐보겠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전진수 MBC 예능 본부장님은 그런 얘기 딱히 안 하시는데, 제가 상 욕심 많은 건 알고 계신다. 프로그램 소개할 때도 뭐 하나라도 더 해야 받을 수 있지 않겠냐고 농담삼아 하는데 따로 이야기를 나누진 않는다. 상보다도 프로글매 하나가 정규로 론칭 돼서 쭉 가는 게 훨씬 더 제가 바라는 거다. 상이야 누가 받아도 뭔 상관 있곘냐마는 조금 부탁드린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나아가 전현무는 음악 예능이 유독 오랜 시간 사랑받는 것에 대해 "제가 '복면가왕'과 '싱어게인' 빼고는 거의 다 음악 프로그램 진행을 제가 했다. 우리나라가 정말 흥의 민족이다. 노래가 나오면 일단 틀어두신다. 그 정도로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이라 늘 관심과 화제성을 가지시는 것 같다. AI 싱어 타사 프로그램도 사실 제가 '히든싱어' 할 때 생각을 한 프로그램이긴 하다. '히든싱어'가 시즌7까지 했는데 더 부를 사람이 없더라. 모창하는 분들 구하기도 힘들고. 그런데 AI가 주는 신기함이 있고 엄청나고 소름이 돋을 거다. 저도 그런 경험을 타사에서 해본 적이 있는데 놀랍다. 그런데 '송스틸러'의 강점이라면 그런 신기함은 AI보다 떨어지는데 '진짜'들의 대결이다. 사람들의 대결이고. 그래서 원곡자가 이 노래를 뺏길까 봐 불안해 하는 심리까지 담긴다. AI가 또 다른 공포라면 '내 동료, 후배가 이렇게 불러?'라고 리얼 버라이어티처럼 심리가 담긴다. 조금 더 인간미 넘치는 면까지 담길 거라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해리는 보컬리스트로서 음악 예능의 인기에 대해 "음악 자체가 뗄 수 없는, 사람들이 항상 필요로 느끼고 있다. 그리고 꼭 본방을 시청을 안 하시더라도 짤로라도 꼭 무대는 보시는 것 같다. 그래서 더 화제가 되고. 또 저희 프로그램은 온 가족이 다같이 볼 수 있는 한 콘셉트에 치중하지 않는 여러 장르의 가수 분들이 나오시기 때문에 온 가족이 같이 볼 수 있는 음악 예능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거들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고정 프로그램만 21편을 소화했다고 알려진 전현무의 신규 프로그램도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전현무는 "사람이 할 수가 없다. 연예인도 물어보는데 생겼다 없어진 거 다 해서 21편이다"라고 해명했고 "많이 하긴 했다. 그렇다고 제가 국민MC가 아니라 그냥 국민일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제가 많이 쓰이는 이유는 그거 같다. 내가 제작진이어도 좋아할 것 같다. 말을 잘 듣는다. 불평불만이 없고 시키는 대로 한다. 생각이 다르면 다툼이 있을 수 있는데 저는 그래, 오케이 라는 식이다. 프로그램을 많이 해서 영혼을 빼고 자기주장이 덜하고 웬만하면 제작진에 맞춘다. 제가 운이 좋았다. 좋은 프로그램을 많이 했다. 제가 한 상당수가 6~7년 넘은 게 많다. 거기에 새 프로그램이 들어와서 그렇다. 영혼이 없고 제작진과 안 싸우고, 회식 안 하고 끝나면 제일 먼저 집에 간다"라고 말했다.
이에 장하린 PD는 "아니다, 열정이 있으시다. 저희가 얘기하면 선곡도 해주신다. 또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 시청자 분들께는 당연히 그런 친근함과 진행이야 국민MC 시니까, 해리 님과도 잘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거들었다.
이해리는 옆에서 지켜본 전현무에 대해 "그대로 말씀하셨다. 약간의 영혼없음까지. 오빠가 제작진 분들 말씀하시는 거에 다 '하면 된다'라고 하신다. 보기와 다르게, 열정적이고 다정한 면이 많다. 그래서 지금도 많이 찾아주시는 게 아닐까 싶다. 센스가 있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송스틸러'는 오는 5일 밤 9시 10분에 첫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이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