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는 '형' 허웅에게, 하지만 '시선'은 2G 연속 풀타임 맹활약 '동생' 허훈에게[오!쎈 부산]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4.05.02 05: 49

승리는 '형' 허웅(부산 KCC 이지스)이 챙겼지만 시선은 오히려 '동생' 허훈(수원 KT 소닉붐)에게 향했다. 흔들림 없이 2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코트를 누볐기 때문이다. 결국 KCC의 4차전 승리는 '체력 소모가 클' 허훈을 제대로 막느냐의 여부에 달렸다. 
허웅은 지난 1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KT 소닉붐과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3차전에 35분 18초 출전, 26점을 기록하며 팀의 92-89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반면 빛나는 개인 기량을 뽐낸 허훈은 잘하고도 이기지 못했다.
이날 승리로 KCC는 시리즈 전적 2승 1패, 우위를 점했다. 

[사진] 허웅과 허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앞서 원정 1차전에서 KCC는 17점 차 완승을 거뒀지만, 2차전에선 4점 차로 패했다. 홈으로 자리를 옮겨 치른 3차전에서 KCC는 다시 승리를 따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1승 1패 후 3차전 승리팀의 플레이오프 우승 확률은 69.2%(9/13회)다.
챔피언결정전에서 KCC가 우승한다면 13년 만에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한다. KT가 정상에 오르면 구단 역사상 최초다. 이번 시즌 두 팀의 정규리그 상대 전적은 3승 3패다. 
KT에선 허훈이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7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팀 패배를 막진 못했다. 
[사진] 허훈 / KBL
‘형’ 허웅은 ‘승리’를 챙겼지만, 허훈 역시 빛났던 경기다. 출중한 개인 기량을 뽐냈다. 경기 결과는 ‘패자’였지만 모두의 인정을 받았다. 
허훈은 2차전 때 40분 풀타임 소화한 데 이어 3차전에서도 40분을 소화했다. 1차전 땐 1쿼터 중반에 투입됐다.
앞서 2차전에서 허훈은 펄펄 날았다. 특히 고비에서 빛났다. 그는 끌려가던 3쿼터에서 60-60 균형을 맞추는 득점을 올렸고, 패리스 배스와 호흡을 자랑하며 맹활약을 이어갔다. 종료 직전엔 천금 같은 자유투 득점을 추가했다.
'적장' 전창진 KCC 감독이 극찬할 정도였다. 그는 경기 후 "허훈이 대단하더라. 그런 정신력이라니"라며 감탄했다.
2차전 상당한 체력 소모로 인해 3차전 풀타임은 어려울 것이란 시선이 있었지만 허훈은 보란 듯이 코트 위를 휘저었다. KT는 외국인 주포 배스가 수비에 막히며 20점에 그쳤지만 허훈이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계속 득점을 쌓으면서 KCC와 4쿼터까지 접전을 펼쳤다. 한 끗 차이로 패했다.
[사진] 허웅 / KBL
적으로 상대한 ‘동생’ 허훈의 플레이에 허웅은 혀를 내둘렀다. 그는 “친동생이지만 정말 존경한다. 열정, 투지, 기술 모두 인정한다. 에피스톨라가 가장 막기 힘든 선수는 허훈이라고 하더라. 괜히 ‘넘버원 포인트가드’ 별명이 생긴 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전창진 KCC 감독은 “허훈이 치고 들어갔을 때 헬프 수비가 잘 되지 않았다. 돌파에 의해 득점을 내주는 것을 잘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결국 KCC가 4차전 승리를 따내기 위해선 허훈을 막느냐 막지 못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jinju217@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