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임수정이 번아웃으로 공백기를 보냈던 때를 언급했다.
28일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에는 ‘내향인 중에 가장 화려한 수정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임수정은 “화려하게 입고 와달라고 하셔서 역대급으로 입었다. 이런 의상을 입어본 적이 없다”며 스타일링을 자랑했다. 임수정은 “오늘도 운전해서 왔다. 스타일리스트를 태워서 현장에 왔다. 몸이 고되면 멋있게 보인다”고 말했고, 정재형은 “PD가 말하길 임수정과 소통하는 게 아날로그적이라고 하는데 멋있었다. 프랑스 여배우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임수정은 “혼자 이렇게 일을 하면서 이메일로 소통을 하게 됐다. 하다 보니까 메일이라는 게 아무래도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편지처럼 길어지더라. 그러면서 좋았다”고 말했다.
임수정은 “요즘 많이 안 바쁘다. 목적을 가지고 나와서 이야기하면 충분히 ‘할 일을 했다’는 느낌이 들면서 의무감을 다한 거 같은데 그렇지 않으면 아무래도 좀 더 제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고, 긴 시간을 지나서 정재형과 인연이 새롭게 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느껴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출연 계기를 설명했다.
임수정은 데뷔를 돌아보며 “그렇게 크지도 않은 키에 무슨 자신감으로 응모를 했다. 어릴 때부터 뭔가 배우, 예술인에 대한 동경이 있어서 어떻게 해서든 이 길을 가고 싶었나보다. 전문 모델의 체격은 아니지만 얼굴이 나쁘지 않지 않나 싶었다. 경쟁률이 높았는데 덜컥 됐다. 1년 정도 전속 모델하면서 배두나, 공효진, 김민희 등이 자연스럽게 배우로 데뷔하는 걸 나도 했다”며 “먼저 좋은 작품에 캐스팅이 되면서 신민아, 공효진, 배두나가 배우로서 커리어를 쌓는 걸 봤다. 나는 오디션에서 떨어지더라. 내가 맡을만한 캐릭터도 아니고, 지금보다도 더 내향적이어서 무슨 말만 하면 귀까지 빨개졌다. 연기도 그때는 못했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그때 결심했던 건 이 길이 내 길이 아닐 수 있는데 그래도 한 10년 정도는 도전해보자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임수정은 “2~3년 정도 오디션을 보고 ‘학교4’에 출연하면서 연기 데뷔를 했다. 이후 좋은 작품을 만났고, 내게 큰 ‘장화, 홍련’도 오디션을 보고 합격했다. 김지운 감독님에 제가 즐기고 가는 걸 보신 것 같다. 영화를 다 리드해야 되는 역할이라는 걸 알고 나서부터 멘붕이 와서 자존감이 사라졌다. 현장에서 NG 많이 내면 그날은 숙소에서 울었다. 그러면 염정아 언니가 다음날 귀신이 숙소에 있다고 하셨었다. 그 영화를 하고 난 뒤 신인여우상도 많이 받으면서 라이징 스타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임수정은 “그로부터 10년 동안은 연기 생각 밖에 안했다. 더 좋은 작품, 좋은 사람, 좋은 연기 보여야지 싶어서 개인적인 생활보다는 나를 몰아 붙였다. 그렇게 거의 30대 초반까지 많은 수는 아니지만 작품 수가 그래도 많이 했다”며 “‘장화, 홍련’ 다음으로 메가 히트한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만났다. 시청률이 너무 잘 나오고 어딜 가도 OST가 나오고 그랬다. 캐릭터 이름이 은채였는데 은채로 불렸었다. 일생일대 최고의 순간이 아니었나 싶었다. 큰 인기와 성공 다음에 사실 위축되어 있었다. 어린 나이에 감당이 안됐었던 것 같다. 20대 때 너무 큰 커리어를 쌓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것 같다. 자꾸만 이미지 안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커지면서 사람들을 많이 못 만나서 아쉬웠다. 집에 거의 숨어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임수정은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또 다른 최고의 순간을 딱 맞이하고 난 다음에 기분이 뚝 떨어지더라. 계속 좋아야 하는데 왜 그런지 참 신기하다. 그때부터 몇 년 동안 커리어, 필모그래피에 집중하는 것보다 개인에 더 집중했다. 힘들게 한 어떤 일도 없었고, 누구나 이제는 저랑도 일을 하고 싶어하는 상황이 됐고, 내가 뭔가 욕심을 내면 다 가질 수 있을 것만 같은 순간이었는데 그걸 다 놓고 있었다. 그러면서 ‘좀 자유롭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인간 임수정’, ‘여자 임수정’은 잘 모르겠더라. 로봇처럼 일만 했는데 그만큼 일에 빠져있었기도 했지만 지금보니까 번아웃이 온 것 같다. 촬영장만 다닐 줄 알았지 아무 것도 몰랐더라. 그래서 몇 년 동안 일을 좀 줄이고 개인적인 시간을 채우면서 그때 채식도 하고 운동도 하며 나를 수련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MBTI가 ‘INTP’라는 임수정은 완전 ‘T’라고 밝혔다. 임수정은 “많은 이들을 하면서 ‘이렇게 할 일이 많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맨날 좋은 서포트만 받다가 직접 해보니까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러면서 예전에 내 일을 봐줬던 분들에게 ‘그땐 내가 미안했다’, ‘고생했다’라고 허공에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수정은 “1년 넘는 시간 동안 소속사 없이 지내면서 좋은 서포팅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심플하게 지내면서 자유로워졌다”거 덧붙였다.
임수정은 자신의 꿈에 대해 “좋은, 재밌는, 멋있는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가는거다. 외국어로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그것도 해볼 수 있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한국의 좋은 작품이 사랑을 많이 받으니 그렇게 하는게 꿈이다”고 말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