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에 프로에 입문한 이정민(34, 한화큐셀)이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사냥에 성공했다. 개인통산 11승째이지만 그 동안 메이저 대회 타이틀은 없었다.
이정민은 28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6,554야드)에서 막을 내린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3억 원, 우승상금 2억 3,400만 원)에서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68-69-62-66)의 성적으로 붉은색 우승 재킷을 입었다.
‘크리스에프앤씨 제46회 KLPGA 챔피언십’은 2024시즌 KLPGA투어 여섯 번째 대회이자 시즌 첫 메이저 대회다.
이정민은 ‘메이저 대회’에도 불구하고 나흘간 엄청난 버디 사냥을 했다. 특히 3, 4라운드 이틀간은 16타를 줄이는 기염을 통했다. -16은 웬만한 대회 우승 스코어이지만, 이정민은 단 이틀만에 해냈다.
최종합계 23언더파는 'KLPGA 챔피언십' 최저타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7년 대회에서 장수연이 올린 19언더파 269타(72홀)였다.
나흘간의 라운드 중 이정민의 진가를 제대로 보인 건 3라운드였다. 이정민은 3라운드에서 홀인원 1개와 8개의 버디를 뽑아냈다. 보기는 한 개도 없었다.
28일의 최종라운드에서도 전반까지는 3라운드의 흐름이 이어졌다. 전반 9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쓸어담았다. 전반을 마쳤을 때 승부는 사실상 결정됐다. 후반에는 보기 1개, 버디 1개를 적어냈다.
이정민이 비현실적인 스코어를 기록할 수 있었던 절대 반지는 역시 장기인, 송곳 같은 아이언이었다. 티샷은 다소 흔들렸고, 퍼트는 여전히 “연구중”이라고 이정민 스스로도 말했지만, 핀을 향해 날리는 아이언샷 만은 더 이상 손볼 곳 없을 정도로 완벽했다. 핀 주위 1~2미터 내외에 착착 갖다 붙이는 샷 앞에 퍼트 고민은 그리 커 보이지 않았다.
이정민은 우승 후 중계진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성적을 목표로 두고 골프에 임하지 않았다. 하고 싶어하는 플레이와 원하는 퍼포먼스가 나올 때까지 나 자신을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목표를 잡고 있다. 티샷이 좀더 안정됐으면 좋겠고, 퍼트는 어느 날 갑자기 잘 되지는 않겠지만 한 단계씩 좋아지고 있으므로 꾸준히 연구하고 연습하겠다”고 말했다.
메이저 대회 우승 소감으로는 “메이저 대회 건, 일반 대회 건 30개 대회 중 하나일 뿐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우승을 하고 보니까 메이저라는 타이틀이 좋긴 좋다”고 말했다.
올해 퍼트가 좋아졌다는 칭찬에 대해서는 “연습을 많이 했다. 대회 때 미스 나는 패턴을 찾아 냈고,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연습했다. 코치와 동료 프로들, 특히 전지훈련 때 많은 도움을 준 백규정 프로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3라운드까지 16언더파를 적어내 단독 2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던 방신실은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3위로 내려갔다. 공동 3위에는 마지막날 8타를 줄인 김민별, 7타를 줄인 박지영이 함께 했다.
최종라운드에서도 3라운드 때의 이정민 같은 선수가 있었는데, 바로 전예성이었다. 전예성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12개를 뽑아내, 무려 17계단을 뛰어오른 단독 2위로 대회를 마쳤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