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진 수원 KT 감독이 떨리는 마음으로 생애 첫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한다.
수원 KT는 27일 오후 2시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부산 KCC와 맞붙는다. 7전 4선승제의 챔프전 시작을 알리는 경기다.
누가 우승해도 새로운 역사다. KT는 구단 역사상 첫 챔피언을 꿈꾼다. 현재 KT는 LG,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챔프전 우승이 없는 세 팀 중 하나다. 챔프전 진출 자체가 지난 2006-2007시즌 이후 17년 만이다.
KCC는 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5번 시드 우승에 도전한다. 정규리그 5위를 차지한 팀이 챔프전에 오른 것 자체가 처음 있는 일이다. KCC는 KT와 달리 플레이오프(PO) 우승을 5차례 기록했지만, 지난 2010-2011시즌 이후로는 명맥이 끊겼다.
이번 챔프전은 정규리그 3위 KT와 5위 KCC의 맞대결이다. KT는 6강 PO에서 현대모비스, 4강 PO서 LG를 누르고 올라왔다. LG와 5차전까지 치렀기에 체력적으로는 열세일 수 있지만, 막판 역전극을 쓰며 살아남은 만큼 사기는 하늘을 찌른다.
KCC도 만만치 않다. 정규리그에서는 '슈퍼팀'답지 못한 경기력으로 고전하기도 했지만, 시즌 막판부터 점점 살아나더니 PO에서 제대로 폭발했다. SK를 3-0으로 완파한 데 이어 정규리그 1위 DB까지 3-1로 격파했다. 최준용과 허웅, 라건아, 이승현, 송교창 등 국가대표 라인업이 불을 뿜었다.
슈퍼팀을 넘어서야 하는 송영진 감독. 사령탑 데뷔 시즌부터 챔프전 무대를 밟게 된 그는 경기 전 "아직도 많이 긴장된다. 평소보다 확실히 많이 떨린다. 선수들은 큰 부상이 아니었다. 체력이나 밸런스 부분이 조금 안 좋긴 하다. 그래도 시리즈 치르면서 끌어올릴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4강 PO와 비교했을 때 큰 변화가 있을까. 송영진 감독은 "크게는 없을 것 같다. 우리가 여러 가지 변형 수비를 했을 때도 잘 되는 방향으로 가려 하고 있다. 확실히 지금은 스위치 때도 하윤기가 활용돼야 하지 않나 싶다. 4강 때보다는 출전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초반 매치업도 하윤기가 라건아를 맡으면서 수비해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날이 갈수록 발전 중인 문정현의 활약도 눈길을 끈다. 송영진 감독은 "수비 면에서 2번부터 4번까지 다 소화해 줘야 하는 선수다. 형들을 보좌하면서 궂은 일을 하고, 적절할 때 한 방씩 꽂아주는 게 우리에게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기대를 걸었다.
KT의 승리를 위해선 에이스인 패리스 배스가 흥분하지 않고 활약해 줘야 한다. 그는 PO 무대에서 상대와 트래시 토킹을 펼치며 분위기를 잘 끌고 오기도 했다.
송영진 감독은 이야기가 나오자 "양날의 검이다. 정규시즌을 치르면서도 상황이 많았다. PO에서 두각이 많이 드러난 거다. 어제도 또 한 번 얘기했다. 최대한 냉정함을 찾으라고 했다. 그게 안 되면 벤치에서 진정하고 들어가는 수밖에 없다. 아마 본인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스가 이번에도 테크니컬 파울을 기록했다. 본인도 퇴장당하긴 싫은 것 같더라. 그 이후로는 자제하는 모습이다. 큰 경기인 점을 잘 알고 있게 때문에 쉽게 말리진 않을 것"이라며 "각성이 되면 좋다. 그러나 양날의 검이다. 정규시즌에서도 한 번은 각성되고 한 번은 말렸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전창진 KCC 감독은 배스와 허훈을 적극적으로 제어하기 보다는 다른 선수들을 막는 데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송영진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정규시즌에서는 가능했다. 우리도 그렇게 했다. 하지만 이번 PO에서는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다. 라건아 쪽에서 파생되는 공격을 막는 데 신경 써야 한다"라며 "가장 막아야 하는 선수는 라건아와 허웅 둘이다. 그리고 트랜지션"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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