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버지’ 파울루 벤투(55) 전 한국대표팀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유튜브채널 ‘FC온라인’은 24일 파울루 벤투 전 감독과 화상인터뷰 내용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당시 벤투 감독 옆에서 통역으로 보좌를 맡았던 전 대한축구협회 직원 이윤규 씨가 출연해 뒷이야기를 전했다.
한국대표팀에서 물러난 벤투는 UAE대표팀을 만나 지휘하고 있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UAE는 1승1무1패로 16강에 올랐지만 타지키스탄에게 승부차기에서 패해 탈락했다. 벤투는 “한국대표팀을 맡았던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다”며 한국에서 생활을 추억했다.
진행자가 클린스만이 맡은 한국의 아시안컵을 봤냐고 물었다. 벤투는 “항상 한국경기를 본다. 4강에서 요르단에게 패한 것은 축구에서 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를 딛고 일어서야 한다”며 여전한 애정을 보였다.
벤투의 후임 클린스만은 한국거주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는 K리그 현장을 보지 않고 선수들을 뽑아 논란을 야기했다. 벤투는 달랐다. 항상 발로 뛰며 현장을 누볐다.
일산에 살았던 이유를 묻자 벤투는 “나는 한국대표팀 감독이기에 그 나라의 문화와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했다. 감독이 상근직은 아니지만 매일 파주훈련장에 가야 했다. 그래서 파주 근처에 머무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일산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벤투 감독 시절 한국은 극적으로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우루과이와도 중원에서 맞불을 놓았다. 그랬던 한국이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완전히 망가졌다. 벤투 감독이 한국대표팀 재계약이 안된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벤투는 “‘계속 한국팀을 맡았다면 어땠을까?’라는 가정은 다른 감독을 존중하기에 가정해서 말할 수는 없다. 모든 스태프와 선수들을 사랑한다. 그 질문에는 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경질된 클린스만 감독까지 보호했다.
벤투와 달리 클린스만은 최근 독일방송에 출연해 “손흥민과 이강인이 말다툼을 했고 팀이 분열됐다. 원팀이 아니라고 느꼈다”면서 한국대표팀 뒷담화를 했다. 벤투와 비교되는 대목.
한국의 아시안컵에 대해 벤투는 “질문을 피하는 편이 아니지만 한국의 퍼포먼스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겠다. 이제 나는 더 이상 한국감독이 아니다”라며 끝까지 클린스만을 보호했다.
‘벤버지’란 별명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그는 “들어봤다. 뿌듯한 감정을 느꼈다. 우리가 가족을 뜻하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들고자 했던 팀의 모습이 가족이었다. 그 순간을 함께 했다는 게 행복하고 잊지 못할 것”이라고 답해 감동을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벤투는 “팬들에게 항상 응원한다고 전하고 싶다. 한국의 2026년 월드컵 진출을 기원한다. 한국의 새 감독 선임문제도 축구협회가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 새 감독에게 말하자면 한국선수들을 가르치고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이 즐거울 것이라 확신한다”고 조언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