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버지’ 파울루 벤투 전 한국대표팀 감독이 허심탄회한 인터뷰를 했다.
유튜브채널 ‘FC온라인’은 24일 재밌는 영상을 올렸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을 화상으로 연결해서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당시 벤투 감독 옆에서 통역으로 보좌를 맡았던 전 대한축구협회 직원 이윤규 씨가 출연해 뒷이야기를 전했다.
출연진들과 대담에서 벤투는 “한국대표팀을 맡았던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다”며 한국에서 생활을 추억했다.
지난 아시안컵을 봤냐고 묻자 “항상 한국경기를 본다. 4강에서 요르단에게 패한 것은 축구에서 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를 딛고 일어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벤투 감독 시절 카타르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던 한국은 아시안컵 4강에서 좌절했다. 벤투 감독이 재계약이 안된 이유가 무엇일까.
벤투는 “계속 한국팀을 맡았다면 어땠을까라는 가정은 다른 감독을 존중하기에 가정해서 말할 수는 없다. 모든 스태프와 선수들을 사랑한다. 그 질문에는 답하지 않을 것”이라며 클린스만 감독을 감쌌다.
한국거주 약속을 지키지 않은 클린스만과 달리 벤투는 쭉 일산에 거주했다. 벤투는 “나는 한국대표팀 감독이기에 그 나라의 문화와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했다. 감독이 상근직은 아니지만 매일 파주훈련장에 가야 했다. 그래서 파주 근처에 머무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일산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한국을 떠나며 흘린 눈물의 의미는 무엇일까. 벤투는 “그 순간 많은 사람에게 이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포르투갈 감독일 때 느낀 감정과 차이가 없었다. 평생 기억에 남을 순간이었고 감정을 추스르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역대최강 멤버로 아시안컵 4강에 그친 한국의 평가를 부탁했다. 개인기량 대 조직력의 비중에 대해 묻자 벤투는 “질문을 피하는 편이 아니지만 한국의 퍼포먼스에 대해서는 너무 평가하지 않겠다. 이제 나는 더 이상 감독이 아니다”라고 평가를 유보했다.
선수를 대표팀에 뽑는 기준도 물어봤다. 벤투는 “내가 선수를 뽑는 방식은 직접 경기장을 가기도 하고 자료도 본다. 우리 팀에 맞는 선수인지 성장할 수 있는 선수인지를 본다. 베스트11은 더 많이 고민된다. 선수와 준비된 전술이 맞는지 상대팀과 상성은 어떤지, 선수들 컨디션은 어떤지 다양한 부분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이강인 기용 여론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벤투는 “팬이든 감독이든 스태프든 이강인의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은 다 인정하고 반박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보다 많은 분석이 재능만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강인은 주로 공격만 생각했고 수비를 고려하지 않았다. 솔직히 당시에는 이강인을 월드컵 직전에 명단에 올렸다. 이강인의 선발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는 것은 솔직한 대답이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벤투는 “이강인을 올린 이유는 그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마요르카에서 활약으로 마인드가 변했다. 그 경험으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본인이 스스로 스타일을 바꿔야 한다고 인정했다. 다른 하나의 그의 클럽 감독 아기레였다. 이강인의 변화에 확신을 가졌다. 훈련장과 합숙에서 보여준 모습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내막을 공개했다.
‘벤버지’란 별명에 대해 그는 “들어봤다. 뿌듯한 감정을 느꼈다. 우리가 가족을 뜻하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들고자 했던 팀의 모습이 가족이었다. 그 순간을 함께 했다는 게 행복하고 잊지 못할 것”이라고 답해 감동을 선사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