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정복 황선대원군 재현' 황선홍호, 로테이션-한일전 승리... 육탄방어도 빛났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4.04.23 13: 18

차출불가-부상자가 늘어난 가운데 황선홍 감독의 선택은 로테이션이었다. 또 수비적인 전술이었지만 가장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아시아를 정복했던 포항시절 '황선대원군'의 지략이 빛난 결과였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B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후반 30분에 터진 김민우(뒤셀도르프)의 헤딩 결승 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3전 전승으로 승점 9점을기 기록하며 일본(2승 1패 승점 6)을 제치고 조 1위로 8강에 올랐다.

한국은 오는 26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황선홍호를 향한 시선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았다. 일본,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까다로운 팀들과 한 조에 묶여 조별리그 통과도 장담할 수 없다는 시선도 있었다. 황선홍 감독이 원하는 전력도 꾸리지 못했다.
올림픽 대표팀에 소집 가능한 선수 중 유럽에서 활약하는 이강인(PSG), 고영준(파르티잔), 배준호(스토크시티), 오현규, 양현준(이상 셀틱), 김지수(브렌트포드)의 차출은 소속팀 반대로 무산됐다. 여기에 수비수 조위제(부산)와 미드필더 오재혁(성남) 등 일부 주전급 K리거들도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한일전이지만 정면 승부보다는 로테이션을 가동해서 더 높은 곳을 겨냥했다. 이미 일본은 UAE전 무려 7명의 선수를 바꾸고도 2-0으로 이긴 상황서 추가적으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경기를 앞두고 황선홍 감독은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선택한 명단을 제시했다. 3-4-3으로 나선 황선홍호는 홍윤상-정상빈-홍시후, 중원에 이태석-최강민-김동진-장시영, 스리백은 조현택-이재원-이강희가 나섰다. 선발 골키퍼는 백종범.
한일전 선발 명단에서 1,2차전에서 선발로 나선 선수는 3경기 모두 나선 조현택, 이강희와 홍시후가 전부다. 다른 선수들은 모두 팀내에서 후순위로 평가받는 선수들이다. 3골을 몰아 넣었던 이영준이나 엄지성, 강성진 모두 벤치에 대기했다. 
밀리고 밀렸지만 한국은 한 방을 선보였다. 황선홍 감독의 교체 전술이 제대로 적중했다. 후반 30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태석이 올린 크로스에 맞춰 김민우가 헤더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한국 선수들의 우월한 피지컬이 제대로 나온 경기였다. 
또 쉽지 않은 상황에서 황선홍 감독은 안정적인 수비에서 답을 찾았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강인,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조영욱(서울) 등 화려한 공격진을 앞세워 우승했던 것과 다른 접근법이다. 당시 대표팀은 7경기 연속 멀티 골을 기록하는 등 화끈한 공격 축구를 펼쳤다.
이번 대회에서 황선홍 감독은 중국, UAE를 상대로 포백을 내세우면서 공 점유율을 높이며 수비를 안정화했다. 여기에 골키퍼 김정훈(전북)의 선방 쇼로 한국은 무실점을 이어갔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일본전에서는 파이브백에 가까운 스리백 전술을 들고 나서 수비에 집중했다. 주전 수비수 변준수(광주)와 서명관(부천)이 각각 경고 누적과 부상으로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놓은 대안이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특히 선수들의 육탄방어는 그동안 모습과 완전 달라진 모습이었다. 특히 후반에는 미드필더 김민우(뒤셀도르프), 측면 수비수 황재원(대구)이 중앙 수비수 역할을 맡아 무실점에 기여했다. 이재원(천안) 등 미드필더들과 공격수들도 수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몸을 날리면서 무실점 수비를 펼치며 한일전 승리를 거두며 조 1위를 차지했다.
황선홍 감독은 포항 감독 시절 외국인 선수 없이 조직력을 통해 K리그 뿐만 아니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부족한 상황에서 다시 빛난 성과였다. / 10bird@osen.co.kr
[사진] KF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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