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투지가 남달랐다.
FC 서울은 20일 오후 4시30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2024 하나은행 K리그1 8라운드 전북 현대와 홈 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전북은 리그 시작 후 6경기 무승(3무 3패) 이후 2연승으로 승점 9를 마크했다. 반면 서울은 2승 3무 3패(승점 9)로 상위격 도약에 실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시즌 전북은 다사다난한 시작을 겪고 있었다. 시즌 시작 직후 3무 3패로 부진하던 전북은 직전 광주 FC전(2-1 승)이 되어서야 간신히 첫 승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경질 당해서 박원재 감독 대행 체제로 정식 감독 대행 선임을 기다리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직전 광주전에서는 '젊은 피' 이재익과 송민규가 나란히 시즌 첫 골을 터트리면서 팀에게 너무나도 값진 첫 승을 안긴데 이어 서울 원정서도 살아난 경기력을 보이면서 첫 연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서울을 상대로 최근 21경기 연속 무패(16승 5무)를 기록하면서 절대 우위를 이어갔다. 마지막 서울전 패배가 2017년 7월 2일(1-2 패)이다.
반면 서울 입장에서는 지독한 전북 상대 악몽이 이어졌다. 심지어 이 경기는 서울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최악의 경기였다. 전반의 서울의 준비해 둔 전술이 완벽하게 들어갔다. 전반 6분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전반 10분 기성용이 코너킥서 정확하게 올린 크로스로 일류첸코가 헤더를 터트렸다.
이 골을 기점으로 전반은 서울이 압도했다. 하지만 지독하게 운이 없었다. 송민규의 선제골도 실책으로 비롯된 것이었는데 전반 38분에 터진 이영재의 동점골 역시 기성용이 제대로 공을 걷어내지 못한 것이 그대로 골문을 가른 것이었다.
특히 후반 4분에 터진 전병간의 결승골은 단순히 서울의 문제라고 보기도 어려웠다. 세트 피스 이후 이어진 혼전 상황에서 김진수가 빠르게 올린 것에 정확하게 맞춰 바이시클 킥을 시도한 것이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 김기동 감독이 경기 후 '1년에 한 번 나올만한 골'이라고 한숨을 내쉴 정도였다.
여러모로 운도 없었던 경기. 서울 팬들이나 선수, 관계자 입장에서는 참 원망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경기였다. 그래도 팔로세비치의 2번째 골 당시 최준이 보여준 모습은 남달랐다. 원래 투지와 활동량, 근성으로 유명한 그다운 명장면이 나왔다.
전반 30분 최준은 전북 진영 사이드라인으로 넘어가려는 공을 향해 질주했다. 누가 봐도 나갈 것 같은 공이었기에 마크맨 김진수가 따라 붙는 것을 포기했지만 최준은 포기하지 않고 달려들었다. 그는 바이시클로 공을 살려내면서 이를 조영욱이 잡아 팔로세비치에게 전해 골로 만들었다.
최준만의 정신력과 허슬플레이가 제대로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김기동 감독이 경기 전 '정신력 싸움'을 강조한 이유를 잘 보여준 것이다. 이런 플레이에 대해서 김 감독은 "전반 끝나고도 선수들한테 투지를 강조했다 (최준의) 그런 모습 때문에 득점할 수 있다"라면서 "졌어도 포기하지 않은 모습은 긍정적"이라고 칭찬했다.
서울의 패배에서도 빛난 최준의 투지. 이번 영입 자원 중에서 가장 빠르게 적응하면서 서울을 이끌고 있는 서울의 투지가 김기동호의 명가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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