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 로날드 아라우호(25)의 한순간 실수가 바르셀로나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시켰다. 바르셀로나 팀 동료도 아라우호에 대한 수비에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아라우호는 17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에스타디 올림픽 류이스 콤파니스에서 열린 파리생제르맹(PSG)과 2023-2024 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에 선발 센터백으로 출장했다.
아라우호는 지난 4일 PSG 원정에서 가진 1차전에서 킬리안 음바페 등 상대 공격수를 효과적으로 막아내 3-2 승리의 주역 중 한 명으로 인정 받았다.
하지만 이날 아라우호는 바르셀로나가 1-0으로 앞선 전반 29분 레드 카드를 받고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상대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막는 과정에서 접촉이 있었고 주심은 단독 골 기회를 일부러 막아섰다고 판단해 아라우호에게 옐로 카드 대신 퇴장을 명령했다.
결국 수적 열세를 보인 바르셀로나는 전반 40분 우스만 뎀벨레에게 동점골을 내줬고 후반 9분과 16분 각각 비티냐에게 역전골, 음바페에게 멀티골을 내줘 PSG에 1-4로 패하고 말았다. 바르셀로나는 1, 2차전 합계 4-6이 돼 챔피언스리그 4강을 앞두고 탈락했다.
바르셀로나에는 아쉬운 한 판이었다. 아라우호의 퇴장 장면은 전반 12분 만에 하피냐의 선제골로 바르셀로나가 합계 4-2로 PSG를 2골 차로 앞선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영국 '메트로'에 따르면 일카이 귄도안(34)이 아라우호의 수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귄도안은 "말하기 어렵지만 이런 결정적인 순간에는 공을 향해 뛸지 확실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귄도안은 아라우호가 바르콜라는 막아 서는 장면에 대해 "그가 공을 건드렸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나는 실점하거나 일 대 일을 허용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볼을 잡았는지 아닌지 모르지만 골키퍼에게 막을 수 있는 기회를 주거나 실점을 했어도 됐다"면서 "한 명을 잃는 것은 경기를 죽이는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웠다.
실제 바르콜라에게 실점을 내줬다 하더라도 바르셀로나가 여유를 가질 수 있었던 경기였다. 1-1이 돼 동점을 허용하는 장면이었지만 1, 2차전 합계에서는 바르셀로나가 여전히 4-3으로 PSG를 앞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라우호는 1차전에서 최고의 경기력으로 승리의 공신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구단 역사상 챔피언스리그 단일 경기 최단 시간 퇴장을 당해 팀 탈락 원흉으로 남게 됐다.
사비 감독은 후반 들어 역전골을 허용하자 울분을 터뜨렸다. 광고판을 발로 강하게 걷어 차는 등 주심에게 격한 항의를 하다가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BBC에 따르면 사비 감독은 "경기 후에 주심에게 찾아가서 오늘 판정은 재앙이었다고 말해줬다. 심판에 대한 언급을 좋아하지 않지만 우리 시즌에 큰 영향을 줬기 때문에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혀 이날 판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아라우호 퇴장은 경기를 결정짓는 요인이었기 때문에 아주 화가 난다. 11명일 때 우리는 주도권을 잡고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고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또 "이런 경기에서 레드 카드를 꺼내는 건 지나치다. 퇴장 이후에는 완전히 다른 경기였다"면서 "불필요한 퇴장 판정으로 한 시즌 동안의 노력이 망가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