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의 묫바람이 끝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항일 메시지를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판권까지 계약해 열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파묘'(감독 장재현)의 국내 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OSEN과의 통화에서 "'파묘'의 일본 개봉이 준비 중이다. 현지 배급사 가도카와 케이플러스(KADOKAWA K+)라는 곳에서 배급권을 계약했다. 아직 구체적인 현지 개봉일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실제 가도카와 케이플러스 측은 지난달 공식 SNS를 통해 "'파묘'가 일본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힌 것이다. '파묘'가 한국에서만 '천만영화'가 된 것을 넘어 1163만 명(16일 기준)을 기록 중인 상황. 당시 '파묘'가 국내에서 3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을 고려하면 일찌감치 '파묘'의 일본 배급이 결정된 셈이다.
주목할 점은 '파묘'가 항일 메시지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영화는 당초 '검은 사제들', '사바하'를 연출한 장재현 감독의 또 다른 오컬트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기대에 부응하듯 작품의 전반부는 보는 이들을 오싹하게 만드는 미스터리한 공포감을 선사한다. 그러나 후반부에서는 공포감의 원흉이 일제강점기 일본 음양사가 남긴 '험한 것'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며 민족주의를 고취시킨다.
이에 '파묘'의 일본 개봉 추진 소식이 그것도 현지 배급사에 의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영화 팬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물론 당장 개봉일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쇼박스 관계자 역시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조심스럽게 밝혔고, 일본 카도가와 케이플러스 측 또한 개봉 시기와 관련해서는 확정적으로 발표한 바 없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일 메시지를 담고 이를 토대로 오컬트와 복합장르의 매력을 살려 호평받은 한국 영화 '파묘'가 일본 개봉을 준비 중이라는 점이 국내 팬들응 고양시키고 있다.
앞서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영화 '오펜하이머(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역시 일본 개봉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영화 '오펜하이머'는 과학자 오펜하이머의 생애 그 중에서도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 트리니티를 중점적으로 다룬 작품이다. 이에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상황을 배경으로 했고, 자연히 한국과 북미 등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을 때에도 일본 개봉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나 결국 '오펜하이머'는 일본에서 개봉됐고 현지 관객들에게도 작품성을 인정받아 호평받았다.
과거 강력한 항일 메시지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한국 드라마 '각시탈' 역시 일본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바. '각시탈'에서 타이틀 롤을 맡았던 배우 주원 역시 일본에서 팬덤을 몰고 다니기도 했다. 이에 '파묘'의 일본 현지 개봉 역시 항일 메시지를 떠나 '한 편의 영화'로 봐야한다는 인식도 존재하는 터다. 과연 '파묘'의 묫바람이 일본에도 통할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 monamie@osen.co.kr
[사진] 쇼박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