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첫 시즌 LCK 우승, 명장의 자격 증명한 ‘롤드컵 청부사’ 김정수 감독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24.04.15 07: 43

LCK 지도자들이 겪는 큰 애로 사항 중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바로 밴픽이다. 선수들의 희망대로 밴픽을 한 이후 결과에 대한 책임 소재를 물을 때 일선 지도자들은 곤란함을 겪는 경우가 비일비재할 정도다.
그렇다고 선수들의 의견을 무시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때로는 의견을 적극 수용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반대로 다른 카드를 제시하는 조율을 해야 한다. 전 소속팀 디알엑스에 부당해고를 당한 이후 강제 휴식이나 다름 없었던 2년 간의 공백을 겪었지만, ‘롤드컵 청부사’로 불리던 명장 김정수의 실력을 여전했다.
김정수 감독이 복귀한 첫 시즌 젠지의 LCK 사상 첫 4연속 우승 ‘포핏’을 이끌었다. 카직스 애니 등 조커 카드를 승부처 고비 때마다 꺼내드는 용병술로 김정균 감독이 이끄는 T1을 격파했다.

젠지는 14일 오후 서울 송파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T1과 결승전에서 ‘실버스크랩스’ 울리는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명승부 끝에 짜릿한 3-2 승리를 거뒀다. MVP는 선수 데뷔 이후 무관의 설움을 푼 ‘기인’ 김기인이 결승전 MVP에 선정됐다.
젠지는 2022년 서머부터 2023년 스프링과 서머, 2024년 스프링 시즌까지 무려 4시즌을 연달아 우승하면서 LCK 역사가 시작된 최초로 4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소위 ‘포핏’ 또는 ‘쿼드러플 크라운’을 달성한 젠지는 우승 상금 2억원을 챙겼다. 여기에 스프링 시즌 우승팀의 자격으로 오는 5월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2024 MSI 브래킷 스테이지부터 참가하게 된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김정수 감독은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해서 기분이 너무 좋고, 행복하다. MSI에 가서는 선수단과 최선을 다해 빨리 해외팀 메타를 파악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하겠다”라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전문가들이 보는 시선과 다른 티어 정리를 언급했던 김 감독에게 이날 등장한 카직스와 애니의 출전 배경을 묻자 김정숙 감독은 ‘캐니언’ 김건부와 ‘리헨즈’ 손시우의 자신감과 추천을 배경으로 설명했다.
“카직스는 신 짜오 상대로 캐니언 선수가 좋다고 해 스크림 때 몇 번 했었다. 캐니언 선수가 자신있어 해서 뽑았고, 그리고 애니는 룰루가 밴이 된 상황에서 이전에도 라인전도 괜찮다는 리헨즈 선수의 추천이 있었다.
티어 정리 같은 경우는 우리 팀의 밸류픽도 많이 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지 않는가. 경기를 끝나고 전문가들의 분석을 들은 후 우리 역시 그 분석을 토론해본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챔프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그런 식으로 준비를 해왔다.”
2, 3세트를 내리 패해 1-2로 역전 당한 순간 피드백을 묻자 김정수 감독은 신짜오 밴을 거론하면서 선수의 의견을 물었고, ‘캐니언’ 김건부의 자신감을 거듭 확인했던 과정을 일화로 소개하기도 했다.
“캐니언 선수에게 밴 하지 않으면 상대가 한다는 이야기를 해줬지만, 캐니언 선수가 ‘괜찮다’ ‘풀어도 된다’는 말을 했다. 캐니언 선수가 (결과로) 그거를 잘 증명한 것 같아서 좋다. 피드백도 이런 식으로 하면서 다음 세트들을 준비했다.”
김정수 감독은 “선수단과 길었던 스프링 시즌의 끝을 우승이라는 좋은 결실로 맺어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잘 따라와준 선수들과 코치들에게 고맙다는 말하고 싶다. 계속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다. 응원해 주신 팬 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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