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 남규홍 PD가 재방송료 가로채기 의혹, 작가명단에 딸의 이름을 올리는 등 ‘갑질’, ‘아빠찬스’ 등의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방송작가들이 이에 대해 규탄하고 나섰다.
1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는 “갑질과 막말... 천박한 노동 인식 드러낸 ‘나는 SOLO’ 남규홍 PD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문을 냈다.
앞서 ‘나는 솔로’ 남규홍 PD가 지난 2월 21일 방송부터 자신의 딸 및 연출진 등이 작가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한 매체는 남규홍 PD가 작가들에게 지급되는 재방송료를 노리거나, 딸이 ‘아빠 찬스’를 쓴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더불어 남규홍 PD를 비롯한 PD들까지 '작가'에 이름을 올린 것이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남규홍 PD는 이에 대해 한 언론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걔(딸)가 자막을 다 쓴다. 무슨 문제가 있나”, “작가 영역과 PD 영역을 정확하게 구분해서 넣어주자고 한 것”이라는 답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는 “이른바 ‘아빠 찬스’와 ‘셀프 입봉’으로 딸과 자기 자신을 방송작가로 둔갑시켜 저작권료를 가로채려 한 파렴치함에 분노한다. 이번 사태를 한낱 ‘교통 위반’에 비유하며 ‘벌금만 내면 그만일 뿐’이라는 발언에 이르러서는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프로그램을 제작할 기본 자질과 윤리의식이 과연 있는가 하는 의구심마저 갖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9일에는 이를 제보한 사람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인터뷰에 따르면 한국방송작가협회에 가입되지 않은 저연차 작가들이 협회에 가입하지 않아도 재방송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뒤 남규홍 PD에게 협회 양식에 맞는 용역 계약서를 요구했지만 남규홍 PD가 준 계약서에는 협회가 요구하는 저작권 관련 부분이 수정돼 있었다.
남규홍 PD는 OSEN에 “7~8년차 작가들은 방송협회 작가 회원이 아니기 때문에 재방료를 받을 수 없다. 그런데 이제 어떻게 보면 일을 하고 있다는 걸로는 또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해서 용역 계약서가 아닌 방송작가협회가 만든 계약서, 거기서 통용되는 계약서를 다시 가지고 왔는데 검토할 사항이 많았다”고 말했다.
남규홍 PD 설명으로는 제보를 한 이가 가져온 계약서는 일반 예능·교양 작가들의 계약서가 아닌 드라마 작가 계약서였다. 그는 “드라마 작가들이 제작사들과 할 때 쓰는 계약서가 있는데 ‘나는 솔로’ 프로그램 특성에 해당되지 않는 게 많았다. 그 요구를 하면 방송사와 제작사에서 검토를 해야 하는데 법률적인 검토가 있기에 시간이 걸린다. 그렇게 해서 시간이 걸린 것일 뿐 절차를 위반하거나 강요한 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는 “우리는 작가들의 권리와 노동 인권을 무시하는 그의 갑질과 막말을 강력 규탄한다”며 “한국방송작가협회는 작가들의 저작권을 신탁받는 곳이지 협회 가입 여부가 저작권 인정의 척도인 건 아니다. 실제 ‘한국방송작가협회’의 ‘저작물 신탁계약 약관’ 제9조 (비회원 신탁관리)에는 ‘비회원 작가와 저작권사용료 지급을 위하여 신탁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오히려 작가 저작권 보호의 핵심은 계약서에 있는데 2017년 12월 28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작가협회와 협의해 발표한 ‘방송작가 집필 표준계약서’는 원고에 대한 저작권, 2차적 사용 및 전용 시의 권리관계를 ‘저작권법’ 등에 따라 명확히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규홍 PD는 ‘저작권은 작가협회 회원들에게만 있다’, ‘작가들이 한 게 뭐 있다고 재방송료를 받느냐’ 등의 거짓말과 억지 논리로 표준계약서에 있는 저작권 관련 조항을 삭제한 불공정 계약서를 작가들에게 일방적으로 내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방송작가유니온은 22대 국회가 꾸려지고 상임위가 구성되는 즉시 문체위 차원에서 방송작가들의 저작권과 노동인권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 있게 싸울 것이다. 공정하고 합리적 계약서 작성은 방송작가를 비롯한 미디어 비정규직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끝으로 남규홍 PD에게 조언한다. 방송은 수많은 스태프들의 땀과 열정이 어우러진 협업의 결과물이지 ‘너만 SOLO’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번 사태로 상처받은 피해 작가들과 실망한 시청자들께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고 사태 수습에 나서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남규홍 PD는 OSEN에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묻는 질문에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에 부는 바람을 어떻게 다 잡겠냐. 바람이 한바탕 불고 가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지만, 방송작가들이 남규홍 PD를 규탄하는 성명문을 낸 만큼 당분간 ‘나는 솔로’ 남규홍 PD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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