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이 승부를 결정 지을 수 있는 페널티킥(PK) 기회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심판은 반칙이 아니라고 선언해 논란이 됐다.
아스날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이로써 아스날의 4강행 여부는 오는 18일 오전 4시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날 경기는 아스날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11분 부카요 사카가 뮌헨 왼쪽 박스로 침투, 에릭 다이어를 앞에 두고 날린 왼발 슈팅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자 뮌헨이 동점골로 반격했다. 전반 17분 세르주 그나브리가 레온 고레츠카가 찔러 준 패스를 박스 안에서 넘어지면서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기세가 오른 뮌헨은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31분 르로이 자네가 윌리엄 살리바의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러자 키커로 나선 해리 케인이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아스날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후반 30분 동점골을 만들었다. 박스 안에서 제주스가 레안드로 트로사르에게 패스했고 트로사르는 가볍게 공을 골대 왼쪽 귀퉁이로 찔러 넣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양팀 모두 심판 판정을 두고 논란이 나왔다. 특히 아스날은 2-2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결정적인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으나 무산돼 불만이 컸다.
사카가 뮌헨 왼쪽 박스를 침투해 들어가면서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와 일 대 일로 맞서는 장면이 나왔다. 사카가 공을 왼쪽으로 치며 노이어를 제치는 듯 했다. 그러나 사카의 오른발이 노이어의 오른 무릎에 걸려 넘어졌다.
보기에 따라 사카가 일부러 노이어의 오른 무릎에 걸려 넘어지는 듯한 인상도 있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노이어의 오른발이 사카의 진로를 방해하려는 동작이 나오기도 했다.
주심으로 나선 글렌 니버그 심판은 반칙 없이 경기를 이어가게 했고 그대로 경기 종료 휘슬을 불었다. 문제는 박스 안에서 나온 장면임에도 비디오 판독(VAR)조차 하지 않으면서 논란을 부추겼다.
BBC는 사카와 노이어의 접촉에 대해 "홈 팬들은 페널티킥을 외쳤지만 글렌 니버그 주심은 모든 항의를 묵살했다. 곧이어 야유가 쏟아지는 가운데 경기 종료 휘슬을 불었다"면서 "주심은 VAR도 하지 않은 채 경기를 속개시켰다"고 의아해 했다.
또 TNT 스포츠 패널로 나온 리오 퍼디난드와 마틴 키언은 분통을 터뜨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설 퍼디난드는 "어떻게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았나. VAR과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저런 판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허탈해 했다.
전 아스날 수비수 키언은 "오늘 밤 유럽 최고의 심판 10명이 여기 있었다면 9명이 이 판정을 내렸을 것이다. 이 심판만 유일하게 페널티킥을 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노이어가 공을 향해 움직인 것만으로도 충분히 페널티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모두 페널티킥이라고 본 것은 아니었다. 전 아스날 센터백 출신 매튜 업슨은 영국 'BBC 라디오 5 라이브'와 인터뷰에서 "페널티킥을 주지 않은 것은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능적으로 페널티킥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리플레이를 보니 사카가 먼저 접촉을 시도한 것 같다. 노이어가 달려나가다가 멈췄고 사카는 거의 발로 찰 뻔했다"고 설명했다. 또 업슨은 "엄청난 압박 속에서도 심판은 정말 좋은 판정을 내렸다"고 심판을 칭찬했다.
전 맨체스터 시티 출신 마이클 브라운도 "이 상황에서는 페널티킥이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면서 "나는 사카가 하는 일과 선수로서 면모를 좋아하지만 이번에는 그가 판정을 조작하려고 노력했다. 그의 다리가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나왔고, 자연스러운 보폭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아스날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이 페널티킥 논란에 대해 "그들은 그 장면을 확인했고 그것이 페널티킥이 아니라고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니버그 주심은 뮌헨이 2-1로 앞선 후반 21분에도 논란이 된 판정을 내렸다. 아스날의 골킥 장면 때 휘슬이 불린 후 골키퍼 다비드 라야가 왼쪽에 있던 수비수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에게 짧은 골킥을 연결했다.
그런데 마갈량이스가 이 공을 손으로 잡아 다시 골킥을 시도했다. 관중석에서 들린 소리 때문에 주심의 휘슬을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핸드볼 반칙이었고 PK가 선언돼야 할 장면이었다. 뮌헨 선수들이 항의에 나섰으나 니버그 주심은 단순 실수로 넘겼다.
영국 BBC에 따르면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경기 후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심판은 오늘 약간 정신이 나간 이상한 상황에서 우리에게 당연히 줘야 했던 페널티킥을 줄 용기가 없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우리를 정말 화나게 하는 것은 심판의 설명이었다. 그는 우리 선수들에게 '아이의 실수이며 8강전에서는 이런 페널티킥을 주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