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가 떨어진 자신감을 되찾고 다음 경기 ‘승리’에만 초점을 맞춘다. 이번만큼은 팬들을 웃게 만들겠단 각오다. '고참' 김태환부터 잠시 팀을 이끌고 있는 박원재 코치까지 의지가 상당하다.
전북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강원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6라운드 홈경기를 펼쳐 2-3로 패했다.
개막 후 ‘첫승’을 노린 전북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6경기를 치른 12위 전북은 3무 3패(승점 3)를 기록했다.
수비수 김태환과 미드필더 문선민의 발끝이 터졌지만 전북은 홈에서 승리를 내줬다.
김태환의 골은 전북이 0-1로 뒤지고 있던 전반 종료 직전 나왔다. 그는 부담감이 큰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전북은 윤석영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었고, 키커로 나선 김태환이 시원하게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전북은 김태환의 골을 지키지 못했다. 후반 2골을 허용했다. 경기 종료 직전 문선민의 만회골이 나왔지만, 동점골까진 터트리지 못했다.
선수들은 전날(6일) 감독이 자진 사임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 경기를 치렀다.
이젠 ‘전 전북 사령탑'이 된 단 페트레스쿠 감독은 “아시아 최고의 팀에서 최고의 선수, 팬과 함께 호흡할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전북은 더 높은 곳을 향해 가야 하는 팀이다.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죄송하고 항상 열정 넘치는 응원을 보내줘서 감사하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전북은 “강원전 경기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페트레스쿠 감독이 국내 코치진과 사전 교감을 통해 원만한 인계를 해왔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박원재 코치가 이끌었다.
박원재 코치는 경기 후 "수비에서 아쉬웠다. 선수 부상 문제로 아쉬운 것도 있었다"라고 운을 뗀 뒤 "후반전 문선민과 다른 선수를 투입하면서 변화를 줬는데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또 준비 미흡이 패배로 이어졌다"라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어 "측면에서 열심히 풀어나가려고 했는데 잘 안 됐다. 상대의 전방 압박 상황에서 볼을 빼앗아 (역으로) 전방으로 올라가야 했는데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지다 보니 템포도 느려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원재 코치는 "심리적으로 선수들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 그런 부분 잘 컨트롤해서 다음 경기에선 꼭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선수단 사기를 끌어올려야 하는 전북이다. 박원재 코치는 "자신 있게 해야 하는 부분에서 선수들이 머뭇거리는 장면들이 나오고 있다. 또 볼이 뒤로 가니 템포가 죽고 있다. 선수단 사기 진작에 힘을 보태겠다"라고 말했다.
김태환도 선수들이 자신감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앞에서 이끌 것을 다짐했다.
그는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페트레스쿠 감독님이) 사임하시고, 나부터 굉장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전북 와서 최대한 도움을 주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반성 많이 하고 있다”라고 말한 뒤 “속상하다. 성적을 내지 못하고, 또 감독님을 지키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 분위기를 넘기고자 선수들과 이야기 많이 하고 있다. 먼저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나부터 선수들을 다독이고 ‘원팀’이 될 수 있게 뛰겠다”라고 강조했다.
김태환이 이날 ‘부담감 상당한’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이유도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그는 페널티킥을 찬 배경에 대해 “혹시나 다른 선수들이 실축해서 기죽는 것보단 내가 실축해 질타를 받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실축한다면) 나를 향한 욕으로 인해 다른 선수들이 질타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키커로 나섰다”라고 들려줬다. 깊은 생각을 안고 페널티킥을 찬 김태환은 득점에 성공했다.
전북에 찬 바람이 불고 있지만, 어려운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단 마음만은 모두가 같은 뜻을 이루고 있다. 잘하기 위한 동기부여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전북은 오는 13일 광주FC 상대로는 승전고를 울리고자 한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