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터 전설, 손나우지뉴, 가족 그리고 '마이 캡틴'까지. 토트넘 홋스퍼 동료들이 주장 손흥민(32)을 높이 칭송했다.
토트넘은 5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소셜 미디어를 통해 "쏘니(손흥민의 애칭)를 설명하는 한 단어"라며 짧은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 속에서 출근하는 토트넘 선수들은 손흥민을 한 단어로 묘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가장 먼저 나온 단어는 '전설(Legend)'이었다. 왼쪽 풀백 데스티니 우도기는 큰 고민 없이 "전설"이라고 말하고 지나갔다. 다음으로 나타난 페드로 포로는 아예 "신(God)"이라고 답하며 손흥민을 숭배했다.
히샬리송은 손흥민을 브라질 레전드인 호나우지뉴에 빗대며 "손나우지뉴(Sonaldinho)"라고 표현했다. 그 뒤를 이어 노래를 부르며 등장한 손흥민은 따로 질문을 받지 않고 지나갔다.
이후로도 손흥민을 향한 극찬이 이어졌다.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는 "위대한 사람(Great)"이라고 말했고, 지난 1월에 합류한 '신입생' 라두 드라구신은 "영감을 주는 사람(Inspiring)"이라고 대답했다.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역시 전설이었다. 우도기뿐만 아니라 벤 데이비스, 미키 반 더 벤, 이브 비수마도 전설이라는 답을 내놨다. 데얀 쿨루셉스키도 "클럽 레전드"라고 말하고 지나갔다.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은 손흥민을 "가족"이라고 불렀고, 굴리엘모 비카리오는 "큰 리더"라고 말했다. 손흥민을 가장 잘 따르는 파페 사르는 "놀라운"이라는 단어로 그를 표현했다. 이외에도 "나의 캡틴", "겸손한", "규율을 잘 지키고 열심히 하는" 등의 대답이 나왔다.
나중에서야 영상을 본 손흥민도 동료들의 칭찬에 화답했다. 그는 해당 게시글을 공유하며 "소년들이 보내준 사랑(Love From The Boys)"이라는 문구와 함께 하트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토트넘 동료들의 말대로 손흥민은 전설 그 자체다. 그는 2015년 8월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합류했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은 젊고 빠르다. 여러 다른 공격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 정말 기대된다"라며 환영했다.
손흥민은 첫 시즌에는 40경기 8골로 적응 기간을 가졌지만, 이후로 매년 성장하면서 프리미어리그(PL) 대표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그는 2016-2017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날아올랐다. 2016년 9월 아시아 선수 최초로 PL 이달의 선수상을 거머쥐었고, 시즌 21골을 몰아치며 맹활약했다. 2017년 11월엔 PL 20번째 득점을 터트리며 박지성을 넘어 아시아 최다 득점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토트넘도 손흥민과 함께 역사를 썼다. 2018-2019시즌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비록 결말은 아쉬운 준우승이었지만, 박수받아 마땅한 여정이었다. 토트넘은 "안타깝게도 리버풀과 결승전은 0-2 패배로 끝났다. 경기장에 앉아 눈물을 글썽이는 손흥민의 모습은 모두를 울렸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토트넘은 주제 무리뉴 감독과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거치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2019년 12월 번리를 상대로 70m 단독 질주 후 득점을 터트리며 FIFA 푸스카스상과 PL 이달의 골, 시즌 최고의 골을 휩쓸었다.
손흥민은 2021-2022시즌 PL 득점왕까지 수상했다. 그는 마지막 경기였던 노리치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리그 23골을 달성했고, 극적으로 모하메드 살라를 따라잡으며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아시아 선수가 PL 최고 골잡이로 자리매김하는 역사적인 장면이었다.
부침도 있었다. 손흥민은 2022-2023시즌 골대에서 멀어지는 전술과 안와골절상, 스포츠 탈장 등으로 고생했다. PL 100번째 골을 터트리며 리그 10골을 넣긴 했지만, 손흥민이기에 아쉬운 성적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역시 손흥민이었다. 그는 올 시즌 27경기에서 15골 8도움을 기록하며 클래스를 입증했다. 주장 완장까지 차게 된 손흥민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밑에서 완벽한 리더로 활약 중이다. 지난 1882년 토트넘이 창단한 이래 비유럽 국적으로 주장을 맡은 선수는 손흥민 단 한 명뿐이다.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 역사에 또 다른 발자취를 남겼다. 그는 지난달 31일 루턴 타운전에서 역전골을 터트리며 토트넘 통산 160골 고지를 밟았다. 손흥민이 구단 역대 최다 득점 5위에 이름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그는 지난 3일 웨스트햄전에 출전하면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400경기를 소화한 역대 14번째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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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