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 실점→101분 또 실점' 맨유 텐 하흐 "수준 높고 환상적인 경기였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4.05 09: 03

"높은 수준의 환상적인 축구 경기였다."
100분 그리고 101분 실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충격적인 역전패를 맛봤다.
맨유는 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1라운드에서 첼시에 3-4로 무릎 꿇었다. 리그 기준 맨유가 첼시에 패한 건 지난 2017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친 맨유는 승점 48점(15승 3무 12패)으로 6위에 머물렀다. 5위 토트넘 홋스퍼(승점 57)과 격차를 줄이지 못하며 4위 싸움에서 한 발짝 더 멀어졌다. 반면 극적인 승리를 따낸 첼시는 승점 43점(12승 7무 10패)을 기록하며 10위로 점프했다.
맨유는 4-2-3-1 포메이션을 택했다. 라스무스 호일룬,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브루노 페르난데스-안토니, 코비 마이누-카세미루, 디오구 달로트-라파엘 바란-해리 매과이어-아론 완비사카, 안드레 오나나가 먼저 출격했다
첼시도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니콜라 잭슨, 미하일로 무드리크-코너 갤러거-콜 파머, 엔소 페르난데스-모이세스 카이세도, 마르크 쿠쿠렐라-브누아 바디아실-악셀 디사시-말로 귀스토, 조르제 페트로비치가 선발 명단을 꾸렸다.
무려 7골이 터지는 난타전이었다. 첼시가 전반 4분 만에 갤러거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고, 전반 19분 파머의 페널티킥 추가골로 2-0까지 달아났다. 안토니가 어설픈 수비로 박스 안에서 반칙을 저지른 게 뼈아팠다.
맨유도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전반 34분 가르나초가 카이세도의 패스 실수를 놓치지 않고 추격골을 넣었고, 전반 38분 브루노가 헤더 동점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맨유는 역전까지 일궈냈다. 후반 23분 가르나초가 머리로 안토니의 환상적인 아웃프런트 크로스를 마무리하며 3-2 역전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첼시의 빌드업 실수를 골로 연결하며 비수를 꽂았다.
그러나 최후의 승자는 맨유가 아닌 첼시였다. 맨유는 후반 추가시간 7분 달로트가 노니 마두에케를 뒤에서 밀어 넘어뜨리며 페널티킥을 헌납했고, 다시 한번 파머에게 실점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맨유는 후반 추가시간 11분 파머에게 역전골까지 얻어맞으며 무너지고 말았다.
사실 수치만 보면 대패해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 맨유는 이날 무려 28개의 슈팅을 허용하며 경기 내내 흔들렸다. 후반 갤러거의 슈팅이 골대에 맞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더 일찍 무너질 수도 있었다. 공격진들이 제한된 기회 안에서 3골이나 넣으며 분전했지만, 팀 전체적으로 수비가 너무나 허술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은 충격적인 패배에도 크게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중립팬들에게는 놀라운 경기였다. 높은 수준의 환상적인 축구 경기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텐 하흐 감독은 "맨유가 경기를 지배했지만, 개인적인 실수로 경기를 마쳤다. 우리는 실수로부터 배워야 한다. 맨유 선수라면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어야 한다"라며 "난 우리 팀 플레이를 즐겼다. 환상적이었다. 우리가 공을 지배했고, 상대를 지배했다"라고 덧붙였다.
맨유는 직전 경기 브렌트포드전에서도 후반 추가시간 9분 실점하며 1-1로 비겼다. 텐 하흐 감독은 "5일 동안 승점 5점을 놓쳤다.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축구를 위해 경쟁하려면 높은 수준이 필요하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맨유는 이번 패배로 4위 싸움이 더욱 힘들어졌다. 텐 하흐 감독은 "(4위 희망이 사라졌는지) 모르겠다. 순위를 다시 봐야 한다. 승점은 갈수록 귀중해질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 있는 건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우리가 이겼어야 할 경기를 내줬다. 팀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텐 하흐 감독은 맨유가 승리할 자격이 있는 팀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형편없게 시작했고, 공을 그냥 멀리 걷어찼다. 수비도 형편없었다"라면서도 "하지만 봤듯이 우리는 경기를 지배했고, 훌륭히 경기했다. 우리는 경기에서 이길 자격이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텐 하흐 감독은 "그러나 우리는 이기지 못했다. 경기를 더 잘 관리해야 한다. 선수 한 명을 (패배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지만, 이건 팀 성적이다"라며 "팀으로서 대처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 소유권을 잃었다. 집중력 부족이다. 마지막 페널티킥은 첼시가 운이 좋았다. 의심스럽지만, 우리는 더 잘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부상으로 교체된 바란과 조니 에반스의 몸 상태도 걱정이다. 텐 하흐 감독은 "지금으로선 말할 수 없다"라며 "카세미루도 경기장을 빠져나와야 했다. 그런 순간엔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리더십과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보여주기 위해선 카세미루 같은 선수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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