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4월 6일. 당대 최고의 미드 ‘앰비션’ 강찬용을 상대로 경기 초반 솔로킬이 전설의 시작이 됐다. 초창기 T1의 전신 SK텔레콤의 왕조를 포함해 지난해 롤드컵 최초 4회 우승까지 무려 11년을 쉼없이 달려왔다.
한 팀에서만 11년을 뛰면서 각종 기록을 스스로 갈아치웠다. 롤드컵 4회, MSI 2회 최다 우승, LCK에서는 최초 11회 우승 등 여기에 최다 킬, 최다 어시스트에 우승 타이틀까지 한 명의 선수가 할 수 있다고 믿기지 않을만큼 대단한 업적이다.
정상의 자리에서도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경쟁한 LOL 황제 ‘페이커’ 이상혁이 데뷔 11주년을 맞는다. 이상혁은 11년간 달려온 공로를 팬들의 응원에서 얻은 힘이라고 감사인사를 하면서 자신 또한 “팬들의 사랑을 보답하기 위해 프로로써 즐거움과 영감을 드릴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OSEN은 지난 달 23일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르고 다가오는 6일 데뷔 11주년을 앞두고 있는 LOL 황제 ‘페이커’ 이상혁을 만나 지난 11년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르고 만난 이상혁은 다소 피곤해보였지만, 인터뷰가 시작되자 얼굴에 미소를 지으면서 이번 2024 LCK 스프링 정규시즌을 종료한 소회부터 말문을 열었다. 이상혁은 현장에서 자신의 데뷔 11주년을 축하해준 팬 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스프링 정규시즌 막바지 경기력이 개인적으로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아, 고민이 있었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승리했지만, 아직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승리하기도 했고, 많은 팬 분들이 데뷔 11주년을 축하해주셔서 기분 좋다.”
디도스로 인해 정규 시즌을 온라인 녹화중계로 치렀던 LCK. T1 역시 디도스 사이버 테러의 피해자로 최근 팀 연습과 개인 연습에 지장을 받고 있는 상황에 직면했다. 정상적인 연습이 힘들정도로 들어오는 사이버 테러에 자연스럽게 팀 경기력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네트워크 이슈로 인해 연습에 방해가 되는 점이 조금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많이 해결된 상태다. 이제는 플레이오프에 맞춰 열심히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거에만 집중을 해야 할 것 같다.”
11년간 시련의 시간이 있었지만, 그는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심지어 생각하지 못햇던 부상으로 인해 대회를 나서지 못했을 때에도 그의 몸과 마음은 언제나 현장에 있었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물러나는 법이 없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의 의미를 그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발전하려는 열정적인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그 열정이 자신을 11년간 뛸 수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11년이라는 시간은 사람이 완전히 다르게 바뀔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도 생각한다. 그래서 사실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 열정도 있었지만, 스스로 발전하려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오랜기간 선수를 할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 많은 분들도 저를 보면서, 또 저를 보는 많은 분들이 좋은 영감과 열정을 가지고 무언가를 성취하셨으면 하는 희망이 있다.
위기의 순간이 몇 번 있었다. 그 때마다 시간이 해결해줬던 것 같다. 큰 위기라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에는 아무것도 아닌 경우도 있었다. 또 득이 되는 경우나 배움이 된 적도 많았다. 지금도 위태로운 순간이 오면 최대한 마음가짐을 좋게 생각하고 상황을 돌아본다.”
가장 기뻤던 순간을 묻자 주저없이 “승리 했을 때나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뻤던 순간”이라고 돌아본 그는 “스스로 목표로 잡았던 것을 이루는 순간이 기뻤다”고 강조했다.
이상혁은 “이번 스프링 시즌 목표로 할 수 있는 것을 다하면 우승은 따라올 거라고 말씀 드린적이 있다. 우승을 한다면 좋겠지만,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노력하느냐가 중요하다. 플레이오프까지 열흘 정도 시간이 있으니 잘 연습하고 정진하겠다”고 플레이오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상혁은 “지난 11년간 프로생활을 하면서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고 그 힘을 받아왔다. 정말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많은 분들께 즐거움과 영감을 드릴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 응원에 감사드린다”는 감사 인사로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