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링 홀란(24)이 없어도, 케빈 더 브라위너(33)가 없어도 강했다. 맨체스터 시티가 필 포든(24)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안방에서 대승을 거뒀다.
맨시티는 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1라운드에서 아스톤 빌라를 4-1로 제압했다.
이로써 맨시티는 15경기 무패 행진(11승 4무)을 달리며 승점 67점(20승 7무 3패)으로 3위 자리를 지켰다. 같은 날 루턴 타운을 2-0으로 꺾은 선두 아스날(승점 68)을 1점 차로 바짝 추격하며 치열한 우승 경쟁을 이어갔다. 2위는 한 경기 덜 치른 리버풀(승점 67)이다.
맨시티는 3-2-4-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훌리안 알바레스, 잭 그릴리쉬-베르나르두 실바-필 포든-제레미 도쿠, 로드리-리코 루이스, 요슈코 그바르디올-후벵 디아스-마누엘 아칸지, 슈테판 오르테가가 선발로 나섰다. 홀란과 더 브라위너는 벤치에 앉았다.
빌라는 4-2-3-1 포메이션을 택했다. 존 두란, 니콜로 자니올로-모건 로저스-무사 디아비, 더글라스 루이스-팀 이로에그부남, 뤼카 뒤뉴-클레망 랑글레-디에구 카를로스-에즈리 콘사, 로빈 올센이 먼저 출전했다.
맨시티는 전반 11분 로드리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우측면에서 공을 잡은 도쿠가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로드리가 뛰어들며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오프사이드 여부를 두고 비디오 판독(VAR)이 있었지만, 그대로 득점 인정됐다.
빌라가 빠르게 균형을 맞췄다. 전반 20분 역습 공격에서 두란이 로저스와 원투패스를 주고받으며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그런 뒤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맨시티가 다시 리드를 잡았다. 전반 추가시간 1분 포든이 멋진 왼발 프리킥으로 득점을 터트렸다. 수비벽을 살짝 넘기며 골키퍼의 허를 찌르는 슈팅이었다. 전반 종료 직전 나온 알바레스의 헤더는 골키퍼 손끝에 걸렸다. 전반은 맨시티가 2-1로 앞선 채 끝났다.
빌라가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10분 루이스가 박스 안에서 결정적 기회를 잡았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터진 랑글레의 헤더 슈팅도 오르테가를 넘어서지 못했다.
포든이 멀티골을 뽑아냈다. 후반 17분 로드리가 박스 근처에서 옆으로 공을 내줬다. 포든은 이를 감각적인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골키퍼 올센이 반응조차 하지 못한 타이밍이었다.
포든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그는 후반 24분 박스 근처에서 상대 패스를 끊어낸 뒤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이번에도 골키퍼가 꼼짝할 수 없는 슈팅이었다.
맨시티는 여유롭게 교체 카드를 활용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후반 30분 로드리, 실바를 불러들이고 마테우스 누네스, 마테오 코바치치를 투입했다. 5분 뒤엔 포든과 도쿠까지 빼주고 세르히오 고메스, 오스카르 보브를 넣었다. 경기는 그대로 맨시티의 4-1 대승으로 마무리됐다.
맨시티는 홀란과 더 브라위너를 아끼면서 승리와 체력 안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당장 이틀 뒤인 6일에 크리스탈 팰리스전을 치러야 하고, 10일에는 레알 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서 맞붙는 만큼 반가운 일이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이틀 뒤에 또 경기가 있다. 상위권에 있는 모든 팀들은 대규모 선수단을 갖고 있다. 당연히 우리도 그렇다"라며 "우리는 지치지 않은 다리가 필요했다. 불과 3일 전에 아스날과 경기했다. 일정상 휴식이 필요했다"라며 홀란과 더 브라위너를 벤치에 둔 이유를 밝혔다.
맨시티는 2년 연속 트레블과 역사상 첫 PL 4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FA컵에선 4강에서 첼시와 맞대결을 앞두고 있고, 리그에서는 리버풀과 아스날을 맹렬히 추격 중이다.
한편 맨시티가 빌라를 3골 차로 격파하면서 토트넘도 웃었다. 토트넘(승점 57)은 한 경기 더 치른 4위 빌라(승점 59)를 2점 차로 추격하게 됐다. 다음 라운드에서 노팅엄 포레스트를 꺾는다면 4위 탈환의 꿈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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