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온 더 블럭’ 배우 이순재가 연기에 대해 열정 그 자체를 보였다.
3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배우 이순재가 등장했다.
이순재는 유재석을 보며 반갑게 인사했다. 이순재는 “유재석 씨가 ‘유퀴즈’를 몇 년 했냐. 10년 한 거냐”라고 물었고, 유재석이 그 즈음 됐다고 말하자 이순재는 “유재석 씨는 입신의 경지에 도달했구나”라고 감탄해 유재석을 몸둘 바 모르게 만들었다.
이에 이순재는 “대단한 거다. 잘생긴 얼굴이 아니잖아"라며 가벼이 농담을 건넸고 유재석은 “어우, 정신이 확 깬다”라며 말을 받았다. 그러자 이순재는 “잘생기면 오래 못 간다”라고 말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순재는 “거제도에서 7개월 동안 드라마 촬영을 하다 왔다. 휴지 기간이다”, “재작년부터 작년까지, 연극 네 작품을 쭉 했다”라면서 “10kg이 빠졌다”라며 근황을 전했다.
고령의 '리어 왕'은 이순재가 갈아치운 기록이었다. 앤서니 홉킨스, 이안 맥컬리가 80세에 리어 왕을 맡은 게 기록이었으나 89세의 이순재가 맡아서 모든 회차를 전석 매진시켰다.
이순재는 “젊었을 때 햄릿을 못 했다. 햄릿은 영원한 로망이다. 맥베스를 하기에는 덩치가 있어야 하는 장군 역할이다. 그래서 노년에 셰익스피어 작품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게 리어왕이었다”라며 오로지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셰익스피어 극을 하고자 선택했노라 말했다. 대사만 무려 400마디, 이순재의 리어 왕은 그 해 내내 뜨거운 후일담이 올라왔다.
이순재는 자신의 배우로서의 철칙을 전했다. 이순재는 “촬영장은 늘 일찍 간다. 그게 관객과의 약속이다.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촬영 중이었고, 어머니 돌아가셨을 때도 저는 또 불효를 했다. 아이들 행사는 뒷전이었다”라며 가족보다 더 열렬히 불태운 연기에 대한 열정을 전했다. 물론 그것을 전할 때 그에게서는 인간 이순재로서의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흐르기도 했다.
또 이순재는 “배우란 그 나라의 언어다. 장단음을 구분해서 읽을 줄 당연히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연기력 논란이 심심찮게 일어나는 연예계, 브라운관, 스크린 등을 생각하자면 폭넓은 지적이라고 생각되는 대목이었다. 이순재는 “배우의 언어는 박사나 무학이나 시골 사는 사람이나 모두가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라며 진중히 경고했다.
이어 이순재는 드라마 '허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 대해서 “행운이다. 배우에게 행운이란 좋은 작가, 좋은 작품, 좋은 감독을 만나는 것”, “시트콤의 진수는 웃으면서 순간순간 콧날이 시큰해야 한다. 페이소스다. 희극의 4가지 요소 중 유머, 풍자, 아이러니, 페이소스가 있어야 한다”라며 좋은 작품과 잘 된 작품에 대해 감사함과 함께 분석을 내놓으며 인기에 취하는 게 아닌 그저 연기자 그 자체로 대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순재는 “태어나는 건 각자 쥐고 태어나는 게 다르다. 그러나 일단 내가 태어난 데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나 자신을 비하하지 말자. 차근차근 올라가면 된다. 배우로 치면 최민식, 송강호다. 또 마동석이다. 나도 뭐든지 될 수 있다는 확신과 자신을 갖고 올라가면 된다”라고 말하며 “모두 각자의 개성이 있는 법이다”라는 말로 큰 울림을 주었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tvN 채널 ‘유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