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라치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일반인이 찍어 올린 '목격담 사진'이 열애설로 번지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목격담에서 시작된 열애 의혹은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일상화로 목격담과 함께 해당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공유하면서 사생활 침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25일 배우 류다인과 이채민의 열애설이 불거졌다. 앞서 온라인상에는 손을 잡고 길거리를 걷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찍은 영상이 확산됐다. 해당 영상 속 두 사람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지만, 각각 소셜 계정에 올린 사진 속 착장과 정확히 일치해 열애설에 불을 지폈다.
이에 양측 소속사는 공식입장을 통해 열애설을 즉각 인정했다. 소속사 측은 "류다인과 이채민은 동료로 지내다 서로 좋은 감정을 갖고 알아가고 있다"며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이후 류다인은 TVING '피라미드게임' 종영인터뷰에서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고 예쁘게 잘 만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는 열애설의 시발점이 된 목격담 영상과 관련해서는 "내 성격이 자유분방하고 숨김이 없는데 안 믿으실 수도 있지만 숨기려고 되게 노력했다. 그렇게까지 관심이 많으실 줄 몰랐다. 안 숨긴다고 했다면 마스크도 안 썼을 거다. 마스크, 안경도 썼는데 목격담이 나왔다"라고 놀라운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대개 열애설의 경우 매체의 보도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형태도 다양하게 변했다. SNS를 통해 은밀한 연애 시그널을 보내는 스타들이 생겨났고, 이를 들켜 '럽스타' 의혹이 제기되는 일도 부지기수다. 류다인, 이채민처럼 몰래 데이트를 즐기다 대중들의 눈에 띄어 열애설로 번지는 경우도 늘어났다.
이들에 앞서 지난 1월에는 가수 겸 배우 차은우와 할리우드 배우 올리비아 핫세의 딸 인디아 아이슬리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카페에서 마주 앉은 장면이 포착되면서 "데이트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는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이었던 것이 밝혀지며 열애설이 아닌 해프닝으로 마무리 됐다.
휴대전화가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다. 더군다나 스마트폰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고, 사진이나 글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같은 스타들의 목격담과 사진이 불특정다수에게 공유되고 확산되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 됐다는 것이다.
'목격담'의 영향은 열애설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공개연애 중인 커플의 여행 목격담, 여가 시간을 즐기는 스타의 사적인 순간까지 사진에 찍혀 퍼트려지기 일쑤다. 최근에도 이광수-이선빈 커플, 정경호-최수영 커플 등이 해외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사진이 확산돼 화제를 모았다. 스타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사방이 CCTV인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스타들의 사생활 목격담의 윤리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일반인의 경우 당사자의 동의 없이 의도적으로 얼굴을 촬영해 업로드한다면 초상권 침해 또는 불법촬영으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연예인의 경우 유명인인 탓에 길을 걸어도 눈에 띄기 마련이고, 우연히 마주친 이들이 자랑처럼 목격담을 공유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다만 공적인 스케줄도 아닌 사적인 시간을 즐기고 있는 스타들의 모습을 무분별하게 촬영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라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특히 만에 하나 사진에 찍힌 인물이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일 경우 더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 실제 대부분의 목격담 사진은 몰래 촬영한 만큼 얼굴이 명확히 보이지 않거나 뒷모습만 찍혀있는 경우가 많다. 개중에는 전혀 무관한 인물이 특정 연예인으로 둔갑한 사례도 있었다. "송중기와 김태리의 파리 데이트 사진"으로 알려져 파장을 일으켰던 현빈, 손예진 부부의 신혼여행 사진이 그 예 중 하나. 사진 속 인물이 해당 연예인이 맞는지 확인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카더라' 식의 '뇌피셜'로 글을 쓰는 것은 근거 없는 루머를 생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많은 소속사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발 사생활 의혹에 대해 "무대응" 방침을 일관하고 있다. 아무리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이라 하더라도 범법행위나 윤리의식에 어긋나는 일이 아닌 이상 사적 공간에서의 행동을 감시받을 의무는 없기 때문. 대중들 역시 당사자 동의 없이 촬영한 사진은 도촬이며, 사생활을 함부로 유포하는 것은 침해 행위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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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온라인 커뮤니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