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와 순정남’이 상상하지 못한 전개로 주말 안방극장을 충격에 빠트렸다.
지난 30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극본 김사경, 연출 홍석구, 홍은미) 3회에서는 박도라(이설아 분)와 고대충(훗날 필승 문성현 분), 두 주인공 가족들이 걷잡을 수 없이 멀어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빚쟁이들로부터 쫓기고 있는 백미자(차화연 분)의 사정을 알게 된 대충의 외할아버지 김준섭(박근형 분)은 그녀의 빚을 대신 갚아줬다. 내심 그가 경제적인 지원을 도와주길 바랐던 미자는 고마움을 가장한 은근한 스킨십으로 준섭의 마음을 계속 흔들었고, 두 사람의 모습을 소금자(임예진 분)가 우연히 목격하면서 묘한 긴장감을 안겼다.
한편 마음을 잡고 공부에 집중하던 대충은 다급하게 도와달라는 도라의 전화를 받고 놀이공원으로 향했다. 알고 보니 도라의 연락은 대충과 단둘이 놀고 싶었던 귀여운 거짓말이었고, 이를 눈치챈 대충은 “나 지금 누구 만나서 좋아하고 놀고 그럴 시간 없어. 그러니까 너 스무 살 되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라고 말하며 도라의 마음을 달래줬다. 두 사람의 순수한 모습은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했다.
그런가 하면 집으로 돌아온 금자는 김선영(윤유선 분)에게 준섭이 여자와 있었다고 이야기했지만, 선영은 이를 믿지 않았다. 준섭에게 분명히 여자가 있다고 믿은 금자는 평소와는 달리 돈을 쓰고 다니는 미자의 행동에 이상함을 감지, 금자는 준섭이 만나고 있는 여자가 미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준섭과 미자의 동행을 목격한 주위 사람들의 증언이 잇따르자, 선영은 미자를 직접 만나 담판을 짓기로 결심했다. 미자와 단둘이 만난 선영은 준섭이 큰돈을 빌려준 것을 따져 물으며 그녀를 몰아세웠지만, 미자는 큰소리로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여 극적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미자를 좋아한다는 준섭의 말을 들은 선영은 고뇌 끝에 미자를 다시 만나 준섭과의 만남을 허락한다고 했지만, 미자는 “당신이라면 그런 할아버지랑 그러고 싶겠어요?”라며 막말을 내뱉었다. 그 순간 준섭이 나타나 미자의 말을 듣게 됐고,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결국 준섭은 쇼크로 인한 심정지로 사망해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미자가 장례식장에 찾아오자 대충의 가족들은 날 선 반응을 보였고, 준섭의 황망한 죽음으로 슬픔에 젖은 대충 가족들의 모습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삼 남매를 데리고 대충의 집을 나온 미자는 도라를 다시 밤무대에 세우는 등 딸을 이용해 돈을 벌었다. 도라는 무대에 서지 않겠다며 울먹였지만, 미자는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며 도라를 압박했다. 이후 드라마 오디션에 합격한 도라는 기쁜 소식을 대충에게 전하기 위해 그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대충이 아닌 선영의 싸늘한 눈초리를 받을 뿐이었고, 엇갈린 도라와 대충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방송 말미, 15년 후 대충에서 이름을 개명한 고필승(지현우 분)이 본격 등장했다. 드라마 PD가 된 필승은 출근 도중 마주친 지하철역 전광판 광고에서 박도라(임수향 분)의 모습을 보게 됐고, 이를 무심하게 쳐다보는 필승의 모습이 엔딩을 장식했다. 성인이 된 두 주인공 사이에 어떤 일들이 펼쳐지게 될지, 다음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2TV ‘미녀와 순정남’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