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좌절했지만, 주장으로서 침착하고 싶었다."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끝내 자기 손으로 해피엔딩을 만든 비결은 바로 '주장의 무게감'이었다.
토트넘은 31일 0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0라운드에서 루턴 타운을 2-1로 제압했다.
토트넘은 경기 시작 3분도 되지 않아 선제골을 얻어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역습 공격에서 안드로스 타운젠드가 이브 비수마를 돌파한 뒤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받은 로스 바클리가 욕심내지 않고 왼쪽으로 패스했고, 타히트 총이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이 황당한 골대 불운에 땅을 쳤다. 그는 전반 19분 수비 뒷공간으로 빠져나간 뒤 침착하게 골키퍼까지 제치고 슈팅했다.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때린 슈팅은 오른쪽 골대와 왼쪽 골대를 둘 다 때리고 튕겨나왔다. 영국 'BBC'는 "오, 토트넘은 대체 어떻게 동점이 아닐까!"라며 탄식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굴하지 않고 기어코 결승골을 뽑아냈다. 그는 1-1로 팽팽히 맞서고 있던 후반 41분 브레넌 존슨이 뒤로 내준 공을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은 일본 국가대표 하시오카 다이키 다리 사이로 들어가면서 굴절된 뒤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우여곡절 끝에 터진 손흥민의 리그 15호 골이었다. 그는 득점 선두 엘링 홀란(18골)을 3골 차로 추격하며 득점왕 경쟁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손흥민은 득점 직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토트넘 홈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결승골의 주인공 손흥민은 경기 후 'PL 프로덕션'과 인터뷰에서 "정말 힘들었다. 격렬한 경기였다. 힘들었지만, 그럴 줄 알았다. A매치 휴식기 직후 경기는 언제나 평소보다 조금 더 어렵다. PL은 절대 쉽지 않다. 우리가 좋은 캐릭터를 보여드린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승점 3점은 우리에게 정말 크다. 우리는 언제나 이렇게 끝나길 원하지 않는다. 승점 3점을 만들 수 있도록 더 빨리 득점할 때 더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손흥민은 골대 불운과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혀 쉽게 득점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팀에 승리를 안길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주장 완장의 무게감이었다.
손흥민은 "정말 좌절했다. 좋은 패스가 있었고, 오늘은 불운한 날인 것 같다고 느꼈다. 두 번이나 골대를 때렸다. 난 마지막까지 좌절했지만, 주장으로서 침착하고 싶었다. 감정을 너무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팀이 승점 3점을 얻도록 도움을 줘서 매우 기쁘다"라며 주장의 품격을 보여줬다.
손흥민은 이번 골로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 TOP 5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토트넘 통산 160골 고지를 밟으며 클리프 존스(159골)를 제치고 구단 역대 최다 득점 단독 5위로 올라섰다. 이제 그의 위에는 마틴 치버스(174골)와 바비 스미스(208골), 지미 그리브스(268골), 해리 케인(280골) 4명뿐이다.
또 하나의 역사를 쓴 손흥민은 "거의 10년 동안 한 클럽에서 뛰는 건 내게 믿을 수 없는 감정이고, 큰 영광이다. 난 내가 몇 골을 넣었는지도 몰랐다. 나와 함께 뛰면서 많은 노력을 해주고, 지도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 팀을 위해 최대한 많은 걸 쏟아붓고 싶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개인적인 건 그 다음에 따라온다. 남은 리그 9경기에서 팀을 위해 모든 걸 바치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영국 '풋볼 런던'도 손흥민의 활약을 보며 주장다운 모습이라고 극찬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전반 20분에 골키퍼 주위를 한 바퀴 돌았고,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슈팅을 날렸으나 양쪽 골대를 때렸다. 정말 운이 없었다. 그는 정말 많이 뛰었고, 돌파구를 계속 찾으려 위협했다. 마지막 10분에 굴절된 강력한 슈팅으로 득점하며 경기를 마쳤다. 캡틴다운 활약"이라며 경기 최고 평점인 8점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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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