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의 돌풍이 멈췄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고희진 감독은 다음 시즌을 기약하며 “한국 여자 배구가 살아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정관장은 2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세트 점수 0-3(18-25, 19-25, 19-25) 패배를 당했다. 수비, 리시브 모두 흔들렸고 기대를 모은 외국인 ‘쌍포’ 메가와 지아마저 부진했다.
흥국생명의 ‘에이스’ 김연경도 전혀 막지 못했다. 김연경은 21득점에 공격 성공률 54.55%를 기록했다. 리시브 효율은 62.5%.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월드클래스’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정관장은 지난 22일 1차전에서 세트 점수 1-3으로 졌다. 하지만 대전 안방에서 진행된 24일 2차전에서는 세트점수 3-1로 승리를 거뒀다.
역대 V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이 모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정관장은 0%의 확률에 도전했다. 하지만 그 확률은 바뀌지 않았다.
고희진 감독은 경기 후 “흥국생명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축하한다. 흥국생명의 경기가 훨씬 좋았다. 우리 선수들도 최선을 다했지만, 조금 부족한 점이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고 감독은 “부족한 점을 잘 채우겠다”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2차전에서 정관장의 팀 공격 성공률은 45.58%. 리시브 효율은 45.33%였다. 공격 수비 모두 좋았다. 외국인 아웃사이드 히터 지아가 30득점에 공격 성공률 47.46%를 자랑했고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가 25득점에 공격 성공률 48%를 기록했다.
그런 팀이 3차전에서는 무너졌다. 팀 공격 성공률은 33.03%, 리시브 효율이 11.94%로 뚝 떨어졌다. 메가가 16득점에 공격 성공률 35%, 지아가 12득점에 공격 성공률 30.77%. 2차전과 비교하면 너무 다른 경기력이었다.
물론 이소영, 정호영 등 부상 선수가 있어 100% 전력으로 싸워보지 못했다. 하지만 고 감독은 “선수 핑계를 대기 싫다. 누가 없어서 졌다는 말을 하기 싫다. 부족한 점이 있었다. 다음 시즌에는 잘 채워서 돌아오겠다”고 했다.
후반부 정관장 돌풍을 이끌었던 이소영이 좌측 발목 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플레이오프 시리즈에 뛰지 못했고 주전 미들블로커 정호영은 지난 1차전 도중 무릎에 통증을 느껴 교체 아웃됐다. 2, 3차전에서는 그의 경기를 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고 감독은 “우리 경기가 안나왔다. 리듬도 안 맞았다”며 “누가 잘했다 못했다가 아니라 우리가 못했고 흥국생명이 잘했다”고 거듭 말하면서 “수비, 서브, 리시브가 잘 돼야 한국 여자 배구도 발전할 것이다. 이 부분이 부족하면 국제 배구 경쟁력이 떨어진다. 많이 신경 쓰고 계속 성장시켜서 한국 여자 배구가 살아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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