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 국민의 모범이 되라!".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은 26일(이하 한국시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서 태국에 3-0으로 승리했다.
서울에서 열린 태국과 홈 경기서 1-1 무승부로 자존심이 흔들렸던 한국은 승리를 거두며 최종예선을 향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손흥민은 이 경기 선발로 출전해 이재성, 조규성, 이강인과 합을 맞췄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합작 골은 한국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9분 터졌다.
후반 9분 박스 앞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이 왼쪽 측면의 손흥민을 향해 패스했고 손흥민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이 도움을 기록하고 그대로 손흥민이 골을 기록하면서 46호골을 완성했다.
추가골이 터지자 한국 축구 팬들이 너무나 기다렸던 장면이 있었다. 바로 신구에이스 이강인과 손흥민의 세리머니. 두 선수는 아시안컵 4강전 직후 충돌로 인해 많은 우려를 샀다. '탁구 게이트'라고 불리던 사건은 이강인이 훈련 전날 다툼으로 주장 손흥민의 손가락을 부순 것으로 큰 충격을 줬다.
결국 동생 이강인이 고개를 숙이면서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는 앞서 소셜 미디어를 통해 두 차례 사과문을 올렸고, 지난달엔 직접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손흥민에게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손흥민도 이강인과 나란히 서서 밝게 웃는 사진을 공유하며 너그럽게 포용해달라고 부탁했다.
특히 이강인은 지난 20일 대표팀에 합류하며 크게 사과했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그는 "아시안컵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사랑과 많은 관심 그리고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그런데 그만큼 보답해드리지 못하고 실망시켜드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고개 숙였다.
손흥민은 득점 직후 이강인을 껴안았다. 두 선수의 불화설을 완전히 끝내는 골 세리머니였다. 손흥민은 "무거웠다. 너무 좋았다. 이런 상황으로 이강인이 더 멋진 사람이 될거라 확신한다. 이젠 모든 사람들이 강인 선수 행동 하나 하나를 지켜볼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양말을 신고 축구화를 신는지도 지켜보신다. 5000만 국민의 모범이 돼야겠다는 생각으로 행동하면 좋겠다. 저도 옆에서 도와줄 것이고 많이들 도와주시면 좋겠다. 오랜만에 안아 봤는데 좋았다. 막내만의 매력이 있다.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중요한 선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손흥민은 "골보다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멋진 골들로 보답할 수 있어서, 팀원으로서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 제가 빛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팀을 빛낼 수 있을까 생각하며 플레이하려고 노력한다. 선수들이 먼저 한발 나서주고 마냥 어리다고 생각했던 선수들이 성장하면서 멋진 경기를 보여준 것에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