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하윤의 화제성이 아직도 식지 않고 있다.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끝났지만 그가 남긴 여운은 여전하다. 덕분의 그의 전작들이 재조명 되며 ‘송하윤 전성시대’를 이어가고 있다.
1986년생인 송하윤의 본명은 김미선이다. 예명인 김별로 2003년 데뷔해 ‘상두야 학교가자’, ‘논스톱5’에 출연했다. 2005년에는 MBC 베스트극장 ‘태릉선수촌’에서 정마루 역을 맡았는데 그가 이민기의 등에 업혀 있는 캡처 사진은 싸이월드 대문 사진을 강타하기도 했다.
‘최강칠우’, 영화 ‘화차’ 등에 출연하며 참신한 얼굴과 통통 튀는 연기로 주목 받았지만 개명을 결심했다. 김별은 여름 햇빛이라는 뜻의 송하윤으로 개명했고 2012년 SBS ‘유령’으로 김은희 작가의 선택을 받았다. 88만원 세대를 대표하는 신입기자로 열연, 드라마 속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중요한 열쇠가 됐다.
김별이던 시절 ‘태릉선수촌’으로 눈도장을 찍었다면 송하윤으로서는 2015년 MBC ‘내 딸 금사월’에서 주오월 역으로 안방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리고는 2년 뒤 KBS 2TV ‘쌈 마이웨이’에서 백설희 캐릭터를 맡아 안재홍과 현실 러브라인을 그렸다. 이때 그의 대사는 여전히 명장면 명대사로 온라인 상에서 화제다.
이후에도 송하윤은 최선을 다해 연기를 펼쳤다. 드라마 ‘마성의 기쁨’, ‘제발 그 남자 만나지 마요’, ‘오! 영심이’ 등 주조연을 가리지 않았고 2018년엔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완벽한 팔색조 연기를 펼쳤다. 그러는 사이 그는 30대 후반이 됐고 2024년 ‘내 남편과 결혼해줘’로 늦깎이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 작품에서 송하윤은 여주인공 강지원(박민영 분)의 하나뿐인 친구에서 지독한 악연으로 뒤엉켜버린 정수민으로 분했다. 다정한 친구의 얼굴에서 표독스러운 악녀의 얼굴로 갈아끼웠고 강지원의 인생 회귀 복수로 몰락하는 정수민을 다이내믹한 감정 열연으로 승화시켰다.
수중 촬영에도 번뜩이는 눈빛과 섬찟한 미소로 극 분위기를 순식간에 뒤바꾸는가 하면, 그렁그렁한 눈망울과 떨리는 음성, 공허한 표정 등을 통해 인물의 처절함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송하윤이 정수민의 서사에 숨을 불어넣을수록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인기는 고공행진을 달렸다.
특히 화제가 됐던 ‘와 씨’ 신은 지금까지도 레전드 연기로 손꼽힌다. 최근 진행한 ‘하퍼스 바자’ 화보 인터뷰에서 송하윤은 “솔직히 생각나는 게 별로 없다. 미친 듯이 몰입해 찍었던 기억밖에. 방문을 열고 눈앞에 벌어진 풍경을 보는데 뭔가를 생각할 틈도 없이 몸에 열이 오르고 바들바들 떨렸던 감각들만 어렴풋이 기억난다”고 답했다.
‘쌈, 마이웨이’의 백설희 이후 지금까지의 시간에 대해서는 “신인 때랑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설희든 수민이든 내가 연기한 캐릭터가 주목받았을 뿐 송하윤이라는 연기자의 삶은 똑같았다”며 “ 그저 될 때까지 밀고 나간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면 뭐든 만나게 되는 것 같다”고 단단한 소신을 밝혔다.
하지만 송하윤은 누구보다 겸손하고 현재의 인기에 감사할 줄 아는 배우다. 지난 16일 방송된 JTBC 예능 '아는 형님’에 출연한 그는 녹화 말미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한마디만 해도 되냐"며 돌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여기 아니면 말할 기회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말 감사하다. 저희 드라마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연기자의 꿈은 그냥 연기를 하는 건데 시청자분들이 많이 사랑해 주셔서 저는 제 꿈을 이루게 돼 기쁘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연기하겠다. 감사하다”며 울컥해 보는 이들을 감동하게 만들었다.
반박불가 '대세' 송하윤이다. 2024년 뒤늦게 만개했지만 오래도록 깊은 향기를 남길 천상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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