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지훈이 ‘궁’을 거절한 이유을 밝혔다.
24일 오후 공개된 유튜브 콘텐츠 '요정재형'에서는 주지훈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주지훈은 이날 강렬한 호피무늬 재킷을 입고 등장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화려한 그의 비주얼이 모델 출신임을 증명했다. 이에 정재형은 "역대급 등장"이라며 감탄했다.
정재형은 최근 유독 바쁜 듯한 주지훈의 근황을 언급하며 "프로모션 안 할 때 나오기로 했는데 프로모션 안 하는 날이 없는 것 같더라"라며 놀라워 했다. 주지훈은 "올해 4~5개 작품을 공개하기로 했다. 일단 '지배종'이 나오고 강풀 작가님 '조명가게'를 다 찍었다. 요즘 보통 한 6개월이면 다 찍는다. 그리고 또 하나 넷플릭스 거 '중증외상센터'라고 있다. 다음 달부터 찍는 게 정유미 씨랑 하는 tvN 거다. 대출은 없다. 제 인생에 빚은 없다. 저 열심히 살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 일하는 거 좋아한다"라며 "제가 배우를 대표할 순 없지만 라이트하게 제가 바라본 시선 안 에선 크게 두 개로 나뉜다. 배우니까 연기만 딱 하는 분들이 있고 크게 보면 대본을 받고 소화하기 조금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으면 만나서 회의를 한다. 나는 이런 매력을 느꼈는데 저런 부분이 저랑 안 어울린다면 만나서 대본을 보고 고민을 해서 가능할 수 있을지도 물어보는 거다"라고 다작이 가능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지훈은 “제 나름의 깨달은 게 있다. 그래서 삶이 좀 편해졌다”면서 “우리 그런 얘기 많이 하지 않나. 직업마다 다르고, 생각마다 다른 건데. 저는 ‘나는 너무 부어’, ‘얼굴이 너무 이래서 막 이래’. 근데 ‘레버넌트’에서 디카프리오를 못생겼다고 기억하는 사람이 누가있냐”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예를 들면 제가 모델로 나오고, 이 역할이 멋진 남자 역할이야. 그럼 준비를 해야 된다. 근데 군인 역할을 하는데, 왜 준비를 하냐. 군인에 맞는 준비를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재형은 “근데 후배가 ‘형은 잘생겨서 그래요’ 그러면 어떡할거냐”고 물었고, 주지훈은 “이거 녹화 너무 길어질 거 같은데, 이거는 진짜 너무 자신있게 말하는 거다. 지금 세상 좋아져서 미남이라는 소리를 듣는 거지”라고 말했다.
이어 “저 때 미남은 정우성, 장동건, 원빈, 고수야. 무슨 소리야. 내가 ‘궁’을 왜 거절했는데, 꽃미남이라고 해서 ‘무슨 소리야’ 했다. 싸이월드도 왜 폐쇄한 줄 아냐. 제 싸이월드에 ‘귀농의 아들처럼 생기신 분, 우리의 왕자님을 망치지 말아주세요’해서 폐쇄했다. 내가 보봐도 내가 꽃미남이 아닌데. 지금 시대는 그렇게 표현을 해주는 거다. 세상이 바뀌어서”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영화계 공무원'이라고 운을 뗀 정재형은 "모든 기획사 선배들이 예뻐하더라"라고 했다. 주지훈 또한 "알고 있다. 저도 저 같은 후배 하나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라고 받아쳐 웃음을 더했다.
그는 "여기 나온 우성이 형도 있고 정우 형도 있을 거고 정민 형도 있을 거고 희원이 형, 강풀 작가님도 좋아하실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지창욱 역시 "주지훈 형처럼 일을 해야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고. 주지훈은 "이렇게 하지 않는 게 잘못된 건 아니다. 타입이 다른 거다. 그런데 시간이 유한하지 않나. 특히나 40 넘어가면 너무 소중하다. 20대 때 돌이켜보니 아마도 제 무의식에 게임 하면 생명이 두 개 있는데 30대, 40대에도 비슷하게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킹덤'만 예를 들어도 지금 저한테 다시 들어오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세자니까. 그걸 30대 후반부터 느꼈다. 이 때 할 수 있는 건 지금 밖에 없다고. 가벼운 비하인드인데 저 4월에 찍는 TV 드라마가 어떻게 됐냐면 더 늦기 전에 로코 하나 하고 싶다고 했다. '궁' 이후로 해본 적이 없다. 그랬더니 3일 만에 뭘 잡아왔더라. 감독님 만나서 헤드락 걸려서 바로 들어갔다"라고 밝혔다.
다만 주지훈은 "반대 스타일도 있으니 조심스럽긴 하다. 대부분 우리가 보는 외국 영화는 성공한 거다. 그런데 뭐 하나 삐끗하면 너무 상처받지 않나. 내가 좋아하는 배우 이름만 쳐보면 필모그래피가 장난 아니다. 맷 데이먼, 에단 호크 같은 배우들이 '연기자가 연기를 해야지' 이런 마인드라 '이 걸 찍었어?'라는 건 없다. 제가 그들과 대화는 해본 적 없지만 아마도 어떤 용기가 있었을 것 같다. '이건 나도 도전해보고 싶어'라고. 인프라가 잘 돼있긴 했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그걸 봐서 겁이 없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주지훈은 "시스템 자체가 그렇게 흘러가게 돼 있다. 저는 진짜 운이 좋아서 지금까지도 성공한 작품보다 못한 작품이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찾아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두 작품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바람처럼 사라진 분들이 많지 않나. 그런 두려움이 있다. 제가 인복이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한편, 주지훈이 출연하는 디즈니 플러스 ‘지배종’은 오는 4월 10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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