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수비라인 지휘 못해" 인터밀란 레전드, KIM 영입론 불타오르자 '반대 의견' 피력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4.03.25 06: 19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와 세리에A 인터밀란이 급속도로 연결되고 있는 가운데, 인터밀란 '레전드'는 김민재 영입론에 대해 회의적이다.
이탈리아 매체 '블라스팅 뉴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인터 밀란이 김민재의 영입을 열망한다. 과거 첼시에서 로멜루 루카쿠를 영입한 방식과 비슷하게 그를 데려올 계획을 짜고 있다"라면서 "임대로 먼저 김민재를 영입한 후 완전 이적을 진행시키는 방법이다. 구단의 재정적 문제 때문에 처음부터 바로 완전 영입하는 것은 어렵다"라고 말했다. 
앞서 22일 또다른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수비수) 프란체스코 아체르비(36)의 10경기 출장 정지 가능성으로 인터 밀란은 김민재의 영입을 꿈꾸고 있다"라고 먼저 보도했다. 김민재의 1시즌 만의 세리에A 복귀 가능성을 내다본 것이다.

[사진] 김민재와 베르고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어 이날 '블라스팅 뉴스’도 "인터밀란이 데려올 수비수를 한 명 정한다면 바로 김민재일 확률이 높다"면서 "인터밀란 디렉터는 김민재가 페네르바체에서 뛸 때부터 그를 유심히 관찰했다"라고 주장했다. 
뜬금없이 김민재의 '세리에A 복귀' 가능성이 피어오른 것은 인터밀란 '베테랑 수비수' 아체르비가 인종차별적 발언로 인한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자리를 누가 채울 수 있느냐 하는 고민에 김민재의 이름이 현지 언론을 통해 나왔다.
규정에 따르면 인종차별 발언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소 10경기 출장정지 징계가 선수에게 내려진다. 조사를 받은 아체르비가 '인종 차별' 행위를 부인하고 있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터밀란은 빨리 그의 대체자를 찾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듯한다.
[사진] 아체르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아체르비는 나폴리와의 홈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후안 제주스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단 의혹을 받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아체르비의 입 모양을 분석하며 그가 흑인을 비하하는 '깜둥이'라는 속어를 사용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 여파로 아체르비는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인터밀란은 현재 리그 2위인 AC 밀란과 승점 14점 차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남은 10경기 사이 순위가 뒤집어질 상황을 배제할 순 없다. 아체르비를 대신할 선수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
김민재는 에릭 다이어에 밀려 최근 공식전 3경기 연속 벤치만 달궜다. 이 상황은 이미 유럽 리그에 소문이 났다.
지난 6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 SS 라치오전(3-0 승리)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던 김민재는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9일 열린 마인츠와 분데스리가 맞대결에선 후반 30분 다이어와 교체돼 가까스로 경기에 뛸 기회를 잡았다. 
여기에 김민재는 16일 다름슈타트와의 분데스리가 26라운드 맞대결엔 다시 벤치만 달궜다. 그는 뮌헨 이적 후 15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한때 ‘혹사 논란’까지 일었지만 요즘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놀랍게도 김민재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선수는 다이어다. 전반기 다요 우파메카노와 짝을 이뤄 줄곧 경기에 나섰던 김민재는 백업 선수로 내려앉았다.
투헬 감독은 직접 김민재와 다이어를 언급했다. 
10일 독일 '스포르트1'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김민재에겐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 김민재는 선발로 나설 자격이 있다. 매우 훌륭한 선수이기 때문"이라고 감싸고돌면서도 이내 "그러나 이럴 때(선발에서 제외)도 있는 법이다. 다이어는 아주 명확하게 플레이하며 말도 많이 한다”며 소통에 능한 다이어를 칭찬했다. 
[사진] 김민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벤치로 밀린 김민재지만, 훈련에 매진하는 것은 변함없다.
16일 국내 언론을 인용해 김민재의 인터뷰 내용을 전한 't-online' 일부를 발췌한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렇게 벤치에 (자주) 앉아 있던 경험은 없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배울 점도 있다.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나 역시 경기에 많이 나섰지만 뮌헨엔 좋은 선수들이 많다. 내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날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일단 김민재는 최근 '임시 체제' 황선홍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에 풀타임 출전했다. 한국은 1-1로 비겼다.
이런 상황 속 인터밀란이 김민재를 품고 싶어 한단 주장이 나왔다. 이탈리아 무대 경험이 있는 김민재에게 플러스 점수가 붙었다.
김민재는 세리에A 나폴리에서 1시즌 동안 맹활약 한 뒤 올 시즌 직전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나폴리의 리그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지난 시즌 김민재는 리그 35경기에 나서 2골 2도움을 기록, 나폴리의 리그 최소 실점(28골)을 이끌어냈다. 3,054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또 경기당 태클 1.6회, 가로채기 1.2회, 클리어링 3.5회, 슈팅 블록 0.7회의 성적표를 작성했다.
그는 리그 종료 후 ‘상’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6월 김민재는 아시아 선수 최초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다.
[사진] (왼쪽) 베르고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김민재의 인터밀란 합류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터 밀란 원클럽맨' 주세페 베르고미(61)가 김민재 영입설에 반대 의견을 꺼냈다.
그는 지난 1979년부터 1999년까지 인터밀란에서 활약한 전설적인 수비수로 UEFA 컵 3회(1990-1991, 1993-1994, 1997-1998), 세리에 A 우승 1회(1988-1989) 등 총 6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982년 월드컵에선 10대의 나이로 이탈리아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태기도 했다.
베르고미는 김민재가 아체르비를 대신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그는 "스리백의 중앙 수비수(스위퍼)를 말하는 거라면 그건 김민재의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수비 라인을 지휘할 만한 성격이나 카리스마가 없다. 내 생각에 그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김민재는 속도와 수비력을 갖췄지만, 다른 특성이 필요하다. 나는 그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또한 베르고미는 "일반적으로 김민재는 신뢰할 수 있고, 우리의 챔피언십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인터밀란은 나폴리와 비교했을 때 후방에서 다른 방식을 갖고 있다"라며 "개인적으로 김민재는 오른쪽 수비수(우측 스토퍼)에 더 적합하다고 본다. 하지만 이미 인터밀란에는 뱅자맹 파바르와 얀 아우렐 비세크가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였던 김민재 자체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가 지금 아체르비가 맡고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것.
베르고미는 아체르비에 대해 "큰 특징은 주의력과 집중력이다. 그는 절대 경기를 놓치지 않는다"라며 "아체르비는 스위퍼 역할에서 이탈리아 최고의 수비수다. 대표팀에선 포백, 인터밀란에선 스리백으로 뛴다. 그는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 문제가 없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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