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자랑하는 해외파 선수들이 ‘멘붕’에 빠졌다. 북한에 가야하기 때문이다.
일본남자축구대표팀은 오는 21일 도쿄에서 북한을 상대로 월드컵 2차 예선을 치른다. 이후 두 팀은 26일 평양으로 장소를 바꿔 김일성 스타디움에서 리턴매치를 갖는다.
일본선수들에게 북한은 공포의 대상이다. 축구실력을 떠나 북한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일본에서도 북한이 미사일을 쏠 때마다 민감한 정치뉴스가 쏟아진다. 북한 선수들은 져도 본전이다. 막말로 북한 선수들이 위험한 플레이로 일본 선수들에게 부상을 입힐 수도 있다.
일본이 자랑하는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튼), 토미야스 다케히로(아스날) 등 주요 선수가 빠졌지만 나머지도 대부분 해외파다.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나카무라 케이토(랭스), 다나카 아오(뒤셀도르프), 우에다 아야세(페예노르트), 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 마에다 다이젠(셀틱), 오가와 코키(NEC), 미나미노 타쿠미(모나코), 아사노 타쿠마(보훔), 엔도 와타루(리버풀), 하시오카 다이키(루턴 타운), 이토 히로키(슈투트가르트), 와타나베 츠요시(KAA) 등 대부분의 선수들이 해외파다.
아시안컵에서 일본남자축구대표팀은 아시아에서 몸값 1위를 기록했다. 이런 선수들이 미지의 세계인 북한에 가야 한다. 일본축구협회 역시 “팬들이 축구를 보기 위해 평양 여행을 가시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본에서 출생했으며 조총련계 학교를 나와 북한대표팀에서 뛰었던 정대세(40)는 ‘사커 다이제스트’와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묵는 호텔도 그렇고 전체적인 분위기에 일본대표팀이 당황한다고 생각한다. 위화감을 느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북한은 도쿄에서 열린 여자축구 경기에도 조총령 3천명을 응원단으로 파견했다. 평양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일본은 10만명이 일방적으로 북한을 응원하는 경기장에서 싸워야 한다. 인터넷 등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고 사진도 맘대로 찍지 못한다. 부상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과연 일본선수들이 북한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승리할 수 있을까. 일단 1차전은 도쿄에서 먼저 치른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