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준이 첫 주말드라마 남자주인공으로 분했던 ‘효심이네’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KBS 2TV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 배우 하준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극중 하준은 까칠하고 차가운 재벌 3세에서 효심을 만나고 마음을 열며 다정하고 달달해지는 태호의 변화를 유연하게 그려내 시청자 사랑을 듬뿍 받는 주말 프린스에 등극했다. 든든하면서도 따뜻한 모습에 특유의 잔망과 애교를 더해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인 인물로 완성한 하준은 극 중 효심(유이 분)과 선순(윤미라 분)은 물론 시청자 또한 태호에 빠져들게 했다.
이날 하준은 종영소감을 묻는 질문에 “아직 끝났다는 느낌이 들진 않는다. 인터뷰 다 마치고 나면, 어머니랑 동생과 여행을 가는데 그럼 실감이 날 것 같다”면서 “일본에 처음 간다. 동생이 가본 적이 있어서 모든 걸 일임하고 결제만 제가 했다”고 말했다. 여동생과 17살 차이가 난다는 하준은 “되게 아기라고 생각했는데, 현장 메이크업 막내 친구랑 동갑이더라. 내가 벌써 그렇게 됐구나 조금은 복잡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하준은 첫 주말드라마 남자주인공을 맡은 뒤 달라진 마음가짐에 대해 “사실 겁도 조금 나고, 설레기도 했다. 주말드라마는 배우라면 한번쯤 해보고 싶은 그런 작품인데, 워낙 호흡이 길고 많은 선생님, 선배님과 하다보니까 민폐끼치지 않게 잘 할 수 있을까 스스로 우려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늘 산 넘어 산이라 ‘이 산 잘 넘어보자’는 마음으로 혼신을 다했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고, 지나고 보면 이 작품 덕분에 스스로 단단해지고 여유가 많이 생긴 것 같다”고 표현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힘들었냐고 묻자 하준은 “아무래도 체력적인 게 크다. 제가 매년 한약을 지어먹는데, 반드시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노출신이 있어서 운동을 했는데, 근력 운동은 지구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심폐지구력 운동을 더 많이해야겠다고 느꼈다”며 “연기할 때는 캐릭터와 동일시되는데, 아무래도 긴 호흡이다보니 일상에서도 태호로 살게 된 것 같다. 식당에서 많이 알아봐주시고 밥 먹고 있는데 서비스를 주시고, 배가 불러도 열심히 먹고, 그런 게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주말드라마 특성상 연차가 높은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는 장면이 많다. 선배들이 건넨 조언이 있냐는 말에 “정영숙 선배님과 두번째 작품을 찍게 됐다. ‘미씽’에 이어 ‘효심이네’에서도 할머니와 손자로 나왔다. 많은 조언을 주셨는데, 실제로 할머니가 손자한테 말해주시는 거처럼 다른 작품보다 친절하게 씹어서 말해야한다, 천천히 해야한다 등 조언을 해주셨다”면서 “방송을 보시고 그런 부분이 좋았다고 격려를 해주셔서 마지막 촬영 때 꽃 선물을 드렸는데 울컥하더라. 실제로도 할머니처럼 대해주셔서 그런게 좋았다”고 말했다.
강태호 역을 연기하면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기했냐는 말에 “어머니께서 제가 작품한 것 중에 가장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연락을 받았다. 이전 작품은 검사, 형사 등 진지한 작품을 많이 하다보니까 진중한 모습이 제 타고난 성격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며 “어머니는 제 본모습을 아니까 ‘효심이네’에서 서글서글한 모습이 ‘원래 성격이다’라고 하더라. 제가 재벌은 아니지만, 저를 최대한 녹여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로 어르신들이랑 농담하는 것도 좋아하고, 그런 부분을 많이 녹여냈다. 감정적으로는 캐릭터 상황에 많이 집중했고, 다른건 녹여보자고 생각했다. 싱크로율은 80% 넘어가는 것 같다. 동생이랑 티키타가도 잘 되고, 할머니랑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말했다.
체감하는 인기 변화가 있냐는 질문에 “지나가면 태호보다는 ‘효심이 남친’이라고 많이 불러주신다. ‘결혼 언제해요?’라고 물으시면 ‘곧 해요’라고 말씀드리고, 집 앞에 마트 캐셔분들도 잘보고 있다고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어르신들께서 잘 보고 있다고 하면 태호처럼 응대해드렸다”고 말했다.
극중 라이벌 관계로 나왔던 고주원에 대해서는 “주원이 형이 실제로는 '형은 형이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묵직하고 진중한 편이있어서 배려를 많이 받았다. 형이 되게 신경을 많이 쓰고, 저도 형을 배려하게 되고 그런게 많이 있었다. 주원이 형도 진중해보이지만 은근 개그욕심이 있더라. 툭툭 치는 개그가 웃긴 게 많다”고 전했다.
‘효심이네’를 찍으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묻자 “저는 습관적으로 효심이한테 ‘이쁜데, 좋은데?’ 툭툭 던진다. 이게 오해가 있는게 저는 진심을 담아서하는 건데, ‘입에 침이나 바르고 이야기하라’고 한다. 꽃을 꽃이라고 하는데 진심을 이야기한 거다”라면서 “근데 제 매니저가 효심이한테 ‘언니 예쁜데요?’ 이렇게 하더라. 그걸 저한테 배워서 그런 게 웃겼던 것 같다. 근데 진담으로 효심이 정말 예쁩니다”고 강조했다.
하준은 보통 드라마, 영화를 통해 대중과 소통했다. 드라마 홍보로 나갔던 ‘라디오스타’, ‘옥탑방의 문제아들’을 제외하면 예능 출연이 다소 적기도. 예능 출연 계획을 묻자 하준은 “안그래도 예능 나가고 싶다고 대표님께 강하게 어필했다. 예능 재밌어하고, 유튜브도 많이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제일 하고 싶은 예능은 태호스럽게 어르신들이랑 많이 어울릴 수 있는 거, 시골에서 농사짓는 것도 좋고, 몸으로 때우는 게 좋다. 입담은 자신이 없고, 친근감있게 몸으로 하는건 좋다. 지금은 없어진 ‘체험 삶의 현장’ 같은 것도 재밌을 것 같고, 배우는 경험이 제일 중요한 것 같은데 피부에 맞닿아있는 걸 체험할 수 있는 거, 이왕 할거면 리얼로 해야되지 않나 싶다”고 이야기했다.
앞서 하준은 설 연휴에 조모상 비보를 전한 바 있다. 그는 “외할머니였는데, 어머니가 간호를 하시고 계셨다. 저희 할머니가 되게 소녀같았다. 할머니한테는 제가 연예인 손주고, 아프시니까 외삼촌이나 이모 전화는 연락을 귀찮아하셔도 제 전화는 꼭 받으셨다. 영상통화도 하시고, 정말 효심이를 보는게 낙이셨다”고 설명했다.
하준은 “손주들이 해드릴 수 있는 효도가 별거 없다. 틈틈이 스포일러 전해드리고, 그런 게 되게 스스로 많이 감사한 것 같다. 감독님도 주말 드라마는 효도할 수 있는 배우가 효도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하셨는데, 저도 하다보니까 느꼈고 할머니는 물론 부모님도 방송이 끝나고 전화를 받는 게 낙이셨다”고 말했다.
또한 하준은 “객지생활을 하다가 오랜만에 고향을 내려가면 부모님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게된다. 자식된 입장에서 속상한 부분이고, 부모도 내려놔야하는 부분이 있고, 당신들 스스로 상처가 있을수 있는데 주말 드라마를 하면서 위로를 드릴 수 있어서 그게 제일 감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효심이네’를 본 가족들의 반응을 묻자 “제 동생은 흔히 말하는 MZ라서, 걔는 참 웃긴 게 오빠 작품 잘 안본다. 자기 보고 싶은 거 보고, 이번에 연애하는 게 나오다보니까 오글거려서 못보겠다고 하더라. 꼴보기 싫은가보더라. 한강에서 키스신을 보고 할머니가 좋았다고 하더라. 그런 차이가 있었다. 동생은 못보겠더라고 하고, 부모님이랑 할머니 반응은 좋았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여동생과 나이차이가 큰 편인데도 친해보이는 모습에 질문을 던지자 하준은 “’500일의 썸머’에 남자 주인공이 여동생이 어린데 티키타카가 잘되는 게 부러웠다”면서 “남매가 주고받을 수 있는 티키타카가 있다. 서로 혐오도 하면서 괜히 방에서 불끄고 온다는 게 낭만이었는데 나이차이가 많이 나니까 안되다가, 동생이 20살이 넘어가고 성인이 되니까 놀 줄 아는 녀석이 됐더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동생 폰으로 어머니랑 영상통화를 하다가 30분 지나니까 전화 온다고 끊으라고 하더라. 그래서 엄마랑 동생이랑 여행가는게 기대가 많이 된다. 어머니를 위해 가는 여행이긴한데, 소녀 둘과 돌아다니는 여행이 재밌지 않을까. 어머니는 남매가 티격태격하는 게 재밌다고 하시더라”고 털어놨다.
하준은 용돈도 많이 주는 오빠냐는 물음에 “의미없는 용돈을 주지는 않는다. 터무니없는 요구를 할 땐 이유를 설명하고 납득이 되면 해주고, 아니면 네가 벌어서 해라는 말을 한다. 동생이 꼰대같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본인도 꼰대여서. 피가 어디가겠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만 하준은 “그 친구한테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아낌없이 지원하려고 하지만, 알바도 하라고 한다. 태어났을 때부터 동생을 봤는데 다 큰거 보면 뭉클할 때가 있다. 다이어트도 열심히하고, 목표에 맞춰서 체중 감량하는 걸 보면 성취를 하려는 모습이 예쁘고, 잘 자라줘서 고맙다. 친구들이랑 여행간 것도 알바해서 모은 돈으로 갔다왔더라. 그런 부분이 기특하다”고 애정을 표했다.
차기작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냐는 물음에 “제약은 안둔다. 악역이라면 화끈하고 섹시한 악역도 해보고 싶고, 사극도 해보고 싶다. 정말 동네 각설이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다. 캐릭터에 제약을 두지는 않는 것 같다. 배우에게는 작품이 연애같은 감정일 수도 있고, 인연이 닿아서 캐릭터가 온다면 저 스스로 가두거나 제약없이 온전히 쏟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매년 작품을 해왔으니까 올해도 작품에 최선을 다할 생각. 예능도 기회가 된다면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다. 좀 더 주위에 더 녹아서 좋은 연기를 보일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고 싶었다”
끝으로 하준은 배우로서 목표에 대해 “오래오래 연기하고 싶다. 이왕이면 보시는 대중과 맞닿아있는 배우이고 싶고, 좋은 영향력을 전할 수 있고, 광대의 소임을 끝까지 다하는 배우이고 싶고, 개인적으로는 좋은 사람이고 가족이고 싶다.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제가 생각하는 멋있는 사람에 더 맞춰가고, 과거보다 현재가 더 멋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거 같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편, ‘효심이네 각자도생’은 가족을 위해 본인의 삶을 희생해온 효심이가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기 시작하면서, 독립적 삶을 영위하려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17일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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