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단단해졌죠”..김비주, ‘효심이네’로 증명한 계단식 성장 [인터뷰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4.03.18 11: 44

“평생 배워야 하기에 배우”. 배우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한 원로배우도 “스타는 아무나 될 수 있지만 진정한 배우는 20대부터 시작해 60대, 70대까지 계속할 수 있는 역량과 조건을 갖춘 사람이다”라고 할 정도로 하면 할수록 어렵고, 알만 하면 알 수 없는 게 연기다. 그래서 끊임없는 탐구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인데, 그 말을 여실히 느끼고 있는 배우 김비주다.
KBS1 일일드라마 ‘기막힌 유산’으로 데뷔한 김비주는 ‘태종 이방원’, ‘오아시스’, ‘효심이네 각자도생’ 등에 출연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데뷔작 종영 후 가진 인터뷰에서 ‘진심으로 연기하자’라는 연기관을 밝힌 바 있는 김비주는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비록 속도는 늘릴지언정 뒤로 가지 않으며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한뼘 더 성장할 기회를 ‘효심이네 각자도생’(이하 효심이네)으로 잡았다.
KBS2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에서 강태희 역을 열연한 배우 김비주가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 OSEN에서 인터뷰를 가졌다.배우 김비주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18 / rumi@osen.co.kr

KBS2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에서 강태희 역을 열연한 배우 김비주가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 OSEN에서 인터뷰를 가졌다.배우 김비주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18 / rumi@osen.co.kr

데뷔작, 첫 사극, 첫 시대극을 거쳐온 김비주에게 ‘효심이네’는 첫 주말극. 강태희라는 역할은 데뷔작에서의 캐릭터와 비슷하게 보일 수 있지만 치열한 연구와 분석을 통해 강태희만의 매력을 살리고 배우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당돌하고, 결핍이 있다는 점에서는 ‘기막힌 유산’ 부가온과 비슷하기도 했지만 강태희는 의사 표현이 더 정확했어요. 부가온이 좀 더 누르고 눈치를 봤다면, 강태희는 오히려 정확하게 표현했죠. 부가온과 강태희가 겉으로 봤을 때는 비슷할 수 있으나 엉뚱하게 보이는 행동도 있었기에 캐릭터가 겹치는 부분은 많이 없을 것 같았고, 시청자 분들도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요. 이미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게 많았던 캐릭터였고요. 외적으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건 처음이라 연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어요. 중후반부에는 강태희가 반전이 되는 키포인트를 쥐고 있었는데, 분량이 많지는 않아도 임팩트가 강했어요. 강태희를 중심으로 강태민, 장숙향, 염진수 등의 상황이 변화하기 때문에 연기적으로 더 많이 몰입했습니다.”
KBS2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에서 강태희 역을 열연한 배우 김비주가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 OSEN에서 인터뷰를 가졌다.배우 김비주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18 / rumi@osen.co.kr
연기 열정은 사건과 인물 간의 갈등이 절정에 달하는 후반부에 빛났다. 출생의 비밀 등이 얽히고설키면서 극 중심에 서게 된 김비주는 부담감과 중압감이 있음에도 기준을 잡고 흔들리지 않고자 했다. ‘효심이네’ 시청률이 20%대를 회복한 부분에는 김비주가 중심을 잡고 그를 기준으로 사건이 전개되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막힌 유산’ 부가온도 중후반부에 중심이 되는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효심이네’ 강태희는 그때보다 더 표현을 깊게 해야 했어요.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고 하신 선배님들의 말씀이 이제 너무 알 것 같아요. 내가 본 게 맞나 싶어 더 보게 되고, 이게 맞는 건가 싶어 더 세심하게 보려고 노력했어요.”
“긴 호흡의 작품인 만큼 어떻게 흐를지 예상을 할 수 없는데, 이렇게 큰 반전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염진수와 출생의 비밀이 있을 수 있다고는 하셨는데, ‘기막힌 유산’ 때도 출생의 비밀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한 만큼 맡겨주시는구나 싶었죠. 하지만 ‘효심이네’의 이야기가 많은 만큼 이 부분은 사용하지 않으실 줄 알았어요. 그런데 강태희와 장숙향,(이휘향) 염진수(이광기)의 관계 등 극 후반부에 출생의 비밀 관련 반전이 사용됐어요. 시청자 분들도 강태희의 아빠가 누구냐는 부분에 궁금증이 높았던 것 같아요. 제가 에피소드의 중심이 되고 장숙향, 염진수, 강태민(고주원)이 얽히고설킨 만큼 흔들리면 안되겠다 싶었어요. 중요한 부분을 맡겨주셨으니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은 마음에 더 많이 연구했고요. 기본으로 돌아갔고, 정답은 없으니 저 스스로를 믿었어요. 내가 흔들리면 모두가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에 중심을 잡았고, 피드백을 받아 만들어가면서 저 또한 성장했어요.”
KBS2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에서 강태희 역을 열연한 배우 김비주가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 OSEN에서 인터뷰를 가졌다.배우 김비주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18 / rumi@osen.co.kr
김비주의 활약과 성장은 시상식 후보 노미네이트로 이어졌다. 강태희에 몰입하며 김비주에 주목하고 응원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청소년연기상 노미네이트 후 4년 만에 시상식 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고, 첫 레드카펫도 밟은 영광을 안았다.
“신인상에 노미네이트 됐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 흘렸던 기억이 나요. 연기 레슨을 받고 나오는 길이었는데, 신인상 후보에 오르는 것도 쉽지 않은 만큼 노미네이트 자체에 감사했죠. 그리고 시상식에 가면 연기할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기대했고, 준비하는 과정도 재미있었어요. 후보들도 다 쟁쟁해서 많이 떨렸고, 어떤 모습으로 화면에 나올까 궁금했는데 예쁜 모습으로 나와 다행이었죠.(웃음)”
KBS2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에서 강태희 역을 열연한 배우 김비주가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 OSEN에서 인터뷰를 가졌다.배우 김비주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18 / rumi@osen.co.kr
성장을 안겨주고, 신인상 노미네이트라는 기쁨을 안겨준 ‘효심이네’는 김비주에게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강태희를 성장시키려고 했던 김비주는 오히려 강태희를 연기하는 과정에서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성장하며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
“긴 호흡의 작품을 하다 보면 많은 일이 일어나는데 (‘효심이네’는) 그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고 기준을 세울 수 있게 해준 작품이에요. 이제 연기에 대해,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더 알게 되면서 사람으로서도 성장할 수 있었어요. 작품을 마치면 다음 작품을 빨리 해야 한다는 조급함, 초조함이 있었는데 ‘효심이네’를 통해서 연기를 더 알게 된 만큼 다음 작품까지 초조하게 기다리지 않고 그 기간 동안 무엇을 채워야 할지 생각하며 여유를 갖게 됐어요.”
“30대가 되기 전이 많이 불안한 시기라고들 하는데, 더 성숙해지고 또 다른 역할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더 많은 길이 열리지 않을까 기대를 하게 되는데, 사람들이 말하는 불안한 시기에 ‘효심이네’를 만나면서 더 단단해졌다고 생각해요.”
KBS2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에서 강태희 역을 열연한 배우 김비주가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 OSEN에서 인터뷰를 가졌다.배우 김비주가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3.18 / rumi@osen.co.kr
배우로서 더 깊어지기 위해 연기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김비주다. 특히 이 과정에서 책임감이 막중해지기도 했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등교해서 수업을 듣고 있는데, 이제는 저보다 어린 친구들과 같이 수업을 듣거든요. 그런데 제가 연기한 장면들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어 놀랐어요. 당황스럽기도 하면서 책임감이 크게 들었죠. 제 연기가, 제 조언이 후배들의 방향성을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 책임감을 갖게 됐고, 앞으로 더 성실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인에 속하는 만큼 더 많은 작품을 하고, 더 많이 보여야 한다는 조급함과 초조함이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기다리는 시간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생각하고 더 단단해지겠다는 김비주.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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