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충격적인 완패를 당하자 사령탑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발끈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풀럼과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0-3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승점 53(16승 5무 7패)을 그대로 유지, 리그 5위 자리에 머물렀다. 아스톤 빌라(승점 55)와 치열한 4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토트넘에는 상당한 충격이었다.
전반 42분 호드리구 무니스에게 선제골을 내줘 풀럼에 끌려 간 토트넘은 후반 4분 사샤 루키치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그리고 후반 16분 다시 무니스에게 쐐기골을 허용, 완전히 무너진 토트넘이다. 손흥민을 비롯한 공격수가 모두 침묵을 지켰다.
토트넘은 지난 2021년 10월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이끌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0-3으로 패한 이후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 없이 3골차로 패했다.
특히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기 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 도중 분을 참지 못했다. 그는 '이날 패배가 유럽 쟁탈전 진출에 대한 희망에 얼마나 타격을 입혔는가'라는 질문에 "맞다. (톱 4 경쟁은)다 끝났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6위로 내려갈 것"이라고 매섭게 받아쳤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하나. 우리는 빌라에 2점 차로 뒤져 있다"면서 "앞으로 10경기를 남기고 있다. 10경기가 남았다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다소 공격적으로 들린 질문에 반어법으로 대답을 한 것이었다.
토트넘은 지난 주 사실상 승점 6이 걸린 아스톤 빌라와 경기에 이기면서 심리적으로 4위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번 패배로 토트넘의 남은 시즌이 결코 장밋빛이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심리적으로 나는 그런 것을 걱정하지 않는다. 10경기는 아직 뛰어야 할 많은 경기가 남았다는 것이다. 오늘 이겼다 해도 아무 것도 보장이 되지 않는다. 설사 지난 주 졌더라도 역시 아무 것도 보장되지 않는다"면서 "10경기에 대해 걱정한 적이 없다. 사다리로 순위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프리미어리그는 이제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한다. 이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휴식기에 대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A매치 휴식기는 이기는 지든 상관없이 알고 있다. 선수들이 팀을 떠나면서 대표팀에 집중할 것이고, 우린 다음 경기 며칠 전에 그들을 데려올 수 있다"라고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톱 4 경쟁과 관련해 "사람들이 많은 비난을 할 수 있다. 나는 이해한다. 그런 이야기가 내게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괜찮다"면서 "나는 4위를 상으로 보지 않는다. 이 팀은 과거 4위를 했고, 2위도 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도 올랐다. 그래서 4위가 내 최종 목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팀으로서 성장하고 발전하지 않는다면 4위를 하고 싶지 않다"라며 "4위는 우리의 목표가 아니고 내 목표도 아니다. 성공은 좀 더 구체적인 것을 바탕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5위를 하고 내년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 된다면 나는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의 첫 시즌이었던 토트넘이 이번 시즌 4위에 오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다음 시즌 경쟁할 수 있는 전력이라는 미래 지향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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