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연자실·실망·좌절" 손흥민, 0-3 대패에 충격..."주장으로서 사과하고 싶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3.17 09: 41

"주장으로서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토트넘 홋스퍼는 17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풀럼과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러 0-3으로 패배했다.
만약 토트넘이 이번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아스톤 빌라를 제치고 4위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승점 추가에 실패, 승점 53점(16승 5무 7패)으로 리그 5위에 머물렀다. 풀럼은 승점 38점을 만들면서 리그 12위에 자리했다.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손흥민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브레넌 존슨-제임스 매디슨-데얀 쿨루셉스키가 공격 2선에 자리했다. 이브 비수마-파페 사르가 중원을 채웠고 데스티니 우도기-라두 드라구신-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가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풀럼도 4-2-3-1 전형으로 맞섰다. 호드리구 무니스가 최전방에서 득점을 노렸고 윌리안-안드레아스 페레이라-알렉스 이워비가 공격 2선에 섰다. 사샤 루키치-주앙 팔리냐가 포백을 보호했고 안토니 로빈슨-캘빈 배시-토신 아다라비오요-티모시 카스타뉴가 포백을 꾸렸다. 골키퍼 장갑은 베른트 레노가 꼈다.
수비 안정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경기였다. 토트넘은 전반 42분 무니스에게 실점을 내준 뒤 후반 4분 루키치에게 다시 실점했다. 후반 16분엔 무니스에게 멀티골을 얻어맞으며 와르르 무너졌다.
결국 토트넘은 풀럼 홈에서 8경기 만에 패배를 맛봤다. 지난 7경기에서는 모두 승리했다. 유독 풀럼 원정서 강했던 토트넘이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풀럼의 저력을 제대로 맛봤다. 토트넘이 리그에서 풀럼에 패한 건 무려 11년 만이다.
토트넘이 한 골도 넣지 못한 것 역시 40경기 만이다. 이번 경기에서 득점했다면 40경기 연속골 기록을 세울 수 있었지만, 졸전 끝에 중단됐다.
주장 손흥민도 큰 힘을 쓰지 못했다. 그는 후반 42분 지오바니 로 셀소와 교체로 빠져나가기 전까지 약 87분간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침묵했다. 그는 슈팅 2회를 포함해 패스 성공률 89%(25/28), 기회 창출 1회, 상대 박스 내 터치 6회, 드리블 성공 4회, 공격 지역 패스 4회를 기록했다.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전반 24분 이어지는 토트넘의 역습 상황에서 매디슨과 공을 주고받은 손흥민은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공은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영국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10점 만점에 4점을 부여했다. 대부분의 토트넘 선수들이 3~4점에 머문 가운데 손흥민도 4점을 피하지 못했다. 매체는 "전반전 맞이한 찬스에서 때린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경기 내내 쉬지 않고 움직였지만, 어떠한 변화도 만들지 못했다"라고 혹평했다.
[사진]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충격적인 패배 후 손흥민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구단 공식 인터뷰를 통해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말꼬리를 흐린 뒤 "정말 힘든 밤이었다. 특히 큰 자신감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경기했을 때 이런 결과는 언제나 고통스럽다. 선수들에게도 팬들에게도 말이다"라고 말했다.
팬들에게 사과 인사도 남겼다. 손흥민은 "지금 감정을 표현할 수 없다. 나는 망연자실하고, 실망스럽고, 좌절스럽다"라며 "이 팀의 주장으로서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그들이 이런 결과와 성과를 받아선 안 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다시 일어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경기들에서 그냥 포기해선 안 된다. 나를 포함해 우리 모두 모든 걸 바쳐야 한다. 우리는 더 잘해야 한다. A매치 휴식기 후에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돌아와야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손흥민은 주장다운 쓴소리도 덧붙였다. 그는 "우리가 부족했기 때문에 어떤 선수도 비난하고 싶지 않다. 풀럼이 잘 해냈지만, 득점들은 우리 실수에서 비롯됐다. 밤새 얘기할 수 있지만, 경기력과 태도는 올 시즌 우리가 했던 것과 거리가 멀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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