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러운 밤이다."
토트넘 홋스퍼는 17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풀럼과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러 0-3으로 패배했다.
만약 토트넘이 이번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아스톤 빌라를 제치고 4위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승점 추가에 실패, 승점 53점(16승 5무 7패)으로 리그 5위에 머물렀다. 풀럼은 승점 38점을 만들면서 리그 12위에 자리했다.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손흥민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브레넌 존슨-제임스 매디슨-데얀 쿨루셉스키가 공격 2선에 자리했다. 이브 비수마-파페 사르가 중원을 채웠고 데스티니 우도기-라두 드라구신-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가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풀럼도 4-2-3-1 전형으로 맞섰다. 호드리구 무니스가 최전방에서 득점을 노렸고 윌리안-안드레아스 페레이라-알렉스 이워비가 공격 2선에 섰다. 사샤 루키치-주앙 팔리냐가 포백을 보호했고 안토니 로빈슨-캘빈 배시-토신 아다라비오요-티모시 카스타뉴가 포백을 꾸렸다. 골키퍼 장갑은 베른트 레노가 꼈다.
수비 안정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경기였다. 토트넘은 전반 42분 무니스에게 실점을 내준 뒤 후반 4분 루키치에게 다시 실점했다. 후반 16분엔 무니스에게 멀티골을 얻어맞으며 와르르 무너졌다.
결국 토트넘은 풀럼 홈에서 8경기 만에 패배를 맛봤다. 지난 7경기에서는 모두 승리했다. 유독 풀럼 원정서 강했던 토트넘이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풀럼의 저력을 제대로 맛봤다. 토트넘이 리그에서 풀럼에 패한 건 무려 11년 만이다.
토트넘이 한 골도 넣지 못한 것 역시 40경기 만이다. 이번 경기에서 득점했다면 40경기 연속골 기록을 세울 수 있었지만, 졸전 끝에 중단됐다.
주장 손흥민도 큰 힘을 쓰지 못했다. 그는 후반 42분 지오바니 로 셀소와 교체로 빠져나가기 전까지 약 87분간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침묵했다. 전반 24분 역습 상황에서는 좋은 슈팅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공이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경기 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전반전도, 우리 플레이도, 기회도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나쁘게 골을 내줬지만,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건 없다. 하지만 두 번째 실점을 내준 뒤 후반전에는 우리가 일년 내내 유지했던 강도와 템포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면 통제력을 얻기 어렵다. 실망스러운 밤이었다"라고 고개를 떨궜다.
토트넘은 지난주 빌라 원정에서 4-0 대승을 거뒀지만, 이날은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기세를 살리지 못한 이유를 묻는 말에 "다른 경기고, 다른 도전이다. 지난주에 이겼다고 해서 이번 경기를 1-0으로 시작하는 것도 아니다. 지난주에 한 일이 이번 주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선수들에게 공정하게 말하자면, 올해 처음으로 느꼈다. 특히 후반전에...우리는 매주 경기의 모든 측면에서 정말 경쟁력 있었고, 패배할 때도 노력과 경쟁력 측면에서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실망스러웠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이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이후 리그 무득점에 그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득점할 기회가 충분했기 때문에 그게 문제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건 우리 문제가 아니다. 득점이 문제가 아니었다. 오늘 득점했더라도 의미가 없다"라며 "우리의 경쟁 수준과 강하고 자신감을 드러내는 능력은 항상 존재했다. 그게 없는 건 아마 이번 경기가 처음이다. 특히 후반에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제 프리미어리그는 3월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휴식기가 도움이 되겠냐는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A매치 휴식기는 이기는 지든 상관없이 알고 있다. 선수들이 팀을 떠나면서 대표팀에 집중할 것이고, 우린 다음 경기 며칠 전에 그들을 데려올 수 있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이번 패배로 4위 탈환 기회를 놓쳤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원하는 모든 비난을 할 수 있다. 나는 이해한다. 그런 이야기가 내게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괜찮다. 나는 4등을 상으로 보지 않는다. 이 팀은 과거 4위를 했고, 2위를 했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에도 올랐다. 그래서 4위는 내 최종 목표가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가 팀으로서 성장하고 발전하지 않았다면 4위를 하고 싶지 않다"라며 "4위는 우리 목표가 아니다. 그런 적 없다. 내 목표가 아니다. 성공은 좀 더 구체적인 것을 바탕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5위를 하고 내년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 된다면 나는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