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게임' 김지연X장다아X신슬기, 너희구나 티빙 보석함 [Oh!쎈 레터]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4.03.19 13: 34

 뻔한 학원물인 줄 알았더니 대박이다. 전개 속도, 디테일, 연기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다. 우주소녀 보나를 지우고 배우 김지연을, '장원영 언니'와 '솔로지옥2 인기녀'를 지우고 신인 연기자 장다아와 신슬기를 세운 쫄깃한 학원 풍속도, '피라미드 게임'이다. 
최근 티빙 오리지널 '피라미드 게임'이 호평 속에 종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중반을 넘어서며 원작 웹툰에 없던 부모와 주인공의 세대 갈등 등 뜬금 없는 장면들도 등장하긴 했으나, 적어도 배우들의 재발견이라는 점에서는 이견 없이 호평을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김지연, 장다아, 신슬기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서바이벌 서열 전쟁을 그린 드라마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 삼아 매일 만나야 하는 한 반에서 가해자, 피해자, 방관자가 모두 섞이고 점점 더 폭력에 빠져드는 학생들의 잔혹한 생존분투기를 실감나게 그려낸다. 이 가운데 김지연은 성수지, 장다아는 백하린, 신슬기는 서도아의 역을 맡아 활약 중이다.

먼저 성수지는 2학년 5반 전학생으로 '피라미드 게임'의 저격수 같은 존재다. 군인 아버지를 둔 탓에 이사와 전학이 일상이라 적응력 하나는 빠르지만 동시에 서열관계를 파악하고 염세적인 면모도 강한 인물이다. 그조차도 '피라미드 게임'의 진면모를 알아낸 뒤에는 잔혹한 그 서열 세계를 부수려 애쓴다. 
이 가운데 김지연은 안정감 있는 연기로 드라마의 서술자이자 '피라미드 게임' 안에서는 저격수인 성수지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는 앞서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MBC '조선변호사'를 통해 보여준 연기와 주연급 존재감이 허언이 아니었다는 것을 '피라미드 게임'에서 보여주고 있다. 동생들인 연기자들 사이에서 위화감 없이 녹아드는 비주얼은 물론, 염세적이면서도 지능적인 성수지의 분위기 변화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작품의 중심을 잡고 있다. 
그를 긴장하게 만드는 백하린은 '피라미드 게임'의 설계자다.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다 못해 즐기기까지 하는 괴물 같은 면모를 지닌 인물. 장다아는 데뷔작부터 소름끼치는 악당 백하린을 맡아 자연스러운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눈꺼풀 떨림마저 연기한다는 팬들의 찬사가 나오는 것을 보면 '피라미드 게임'이 데뷔작이 맞나 싶을 정도. 천사 같은 얼굴, 악마 같은 속내의 연기가 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 언니'라는 수식어를 배우로 바꿨다. 
데뷔작이 의심되는 것은 신슬기 역시 마찬가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솔로지옥2'에서 유튜버 덱스와 로맨스 라인을 그리던 인기녀로 화제를 모은 그는 '피라미드 게임'을 통해 배우로 변신했다. 그가 맡은 서도아는 백하린을 도와 '피라미드 게임'을 만든 듯 하지만 나름의 안전장치를 설계하고 방관자 중 하나를 자처하는 인물이다.
병원 집안의 딸이자 뛰어난 수재, 모범적인 반장인 서도아의 모습은 실제 부친이 성형외과 의사이고 서울대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신슬기의 일생까지 투영된 듯 하다. 과거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했다며 똑부러진 발음으로 막힘 없이 '피라미드 게임'을 진행하는 서도아의 모습을 보면 신슬기의 학창 시절이 저런 똑순이였을까 생각이 들 정도.
'피라미드 게임'의 피해자에서 저격수가 된 성수지(김지연 분), 가해자 백하린(장다아 분), 방관자 서도아(신슬기 분), 이들 셋이 완성한 각각의 꼭짓점이 작품 안에서 또 다른 피라미드를 만든다. 김지연이 선두에서 믿고 보는 연기 플레이를 보여주고 장다아와 신슬기가 빌런과 방관자를 오가며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하는 모양새다. 결국 "'피라미드 게임'을 부술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을 자극하며 달려가는 이 드라마 안에서 세 배우가 만들어낸 연기 피라미드는 결코 깨지지 않기를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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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티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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